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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인들은 새해가 되면 안보 시찰이라는 이름으로 군부대를 찾지요.

 

바른정당(전 개혁보수신당) 의원들이 지난 2일 새해 첫 일정으로 전방부대를 방문했습니다. 북한 지역이 바라보이는 전망대에서 떡을 놓고 현장 시무식도 가졌습니다. 당이 안보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정입니다.

 

의원들은 인근 수색대대의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장병들은 잘 준비된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로 의원들을 맞아주었습니다. 장병들과 점심식사 후 야외에 전시된 장비를 둘러봤는데요. 전시된 각종 개인화기(소총)에 특히 관심을 보였습니다. 장난감이든, 실물이든 총을 보면 폼 한 번 잡아보고 싶은 건 애나 어른이나 다를 게 없지요.


 

의원들이 번갈아가며 진짜총을 들고 조준경을 들여다봅니다. 동료 의원들이 이야, 자세 나온다며 띄워줍니다. 때마침 카메라 플래시까지 터지니 안보 이미지와 사나이의 로망(?)’이 한 장의 사진에 담기는 '일타이피'인 셈이지요. 정치인이라면 사진의 유혹을 떨치기 힘든 상황이지요



 

이런 류의 사진은 영양가가 있는 만큼 부작용에도 주의해야합니다. 누가 봐도 납득이 안 되는(비리의 냄새가 나는) 이유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정치인이라면 총을 든(다고 들었는데 어설프게 들었을 경우) 사진이 일으킬 수 있는 후폭풍을 감당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군부대 시찰 중 총을 잡은 모습(아래사진)은 국민의 조롱거리가 됐었지요.



MB 집권 시절에 대통령 본인을 포함해 국무총리, 여당 대표, 국정원장과 장관들이 줄줄이 석연찮은 병역 면제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비난과 조롱이 더 컸을 겁니다. 여하튼 이 사진은 고위 공직자의 병역면제 문제가 불거질 때 가끔 등장해 욕을 동반한 웃음을 선사하곤 합니다.

 

사실 군필자든 군 미필자든 총이야 뭐 폼 나게 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대체로 군필자들에게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경험에 의한 것이지요.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의원들의 방문을 앞두고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쓸고 닦고 기름 치고 각 잡았을 장병들의 고생입니다. 이날 과연 몇 분의 의원들이 그 고생을 생각했을까요.

 

장병들에 대한 격려도 좋고 멋진 기념사진도 좋습니다. 하지만 장병들의 그 수고로움을 앞서 헤아릴 줄 알아야지요. 혹시 이날 장병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 의원이 있다면 그는 더 큰 정치를 할 상당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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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국회풍경

지난 6일 열린 재벌 청문회의 두 장면을 남겨놓아야겠습니다. 1988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에 재벌 총수들이 대거 출석한 청문회라니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의 주관이지만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분 손들어보세요라는 말에 재벌 총수들이 손을 든 사진이 경향신문을 비롯해 여러 신문 1면에 실렸습니다. 사실 이 사진은 안 의원이 재차 손들 것을 요구했을 때 찍힌 것이지요. 처음 안 의원이 물었을 때 유일하게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만 손을 들었습니다. 저는 신 회장이 혼자 손 든 이 사진의 메시지에 주목했습니다. 왜냐면 기습적인 질문에 당황한 회장님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다 손을 못 들었던 것이지요. 앞뒤 두 장의 사진을 붙여썼어야 옳았다는 생각을 지나서야 합니다.


 

 

여하튼 눈치 보는 재벌 총수들. 보기 드문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기업을 자손 대대로 물려주며 유지해 온 비결이 눈치였다는 것을 현장의 기자들은 '눈치' 챘습니다. 정경유착이라는 것은 권력에 대한 눈치의 산물이지요.

 

또 하나의 장면. 안 의원이 앞서 물었던 것인데요. “촛불집회에 나가 본 적 있는 분 손들어보세요.” 증인석 회장님들은 조용했습니다. 있을 거라 짐작해 물었던 것은 아니겠지요. 촛불의 목소리가 들리나, 국민의 분노를 느끼나,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총수들이 촛불을 어떻게 바라볼까 궁금했습니다. 부끄러웠을까요. 불편했을까요. 두려웠을까요. 순진한 저는 질문 순간에 누가 손이라도 들까싶어 카메라 파인더를 주시했었지요. ‘총수들이 손을 들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을 쓴 이 상징적인 사진이 총수들이 질의를 듣고 있다는 내용의 평범한 사진과 눈으로 볼 때 다르지 않아 지면에 쓰기엔 모자랐던 모양입니다.


     

회장님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청와대의 요청은 거부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정경유착을 끊을 수 없다는 얘기지요. 그런 의지도 읽히지 않았습니다. 이날 출석한 재벌 총수 9명 중 28년 전 5공 청문회에 출석한 총수들의 자제들이 6명이었습니다. 이대로라면 훗날 또 그 자제들이 비슷한 사건에 연루돼 다시 청문회에 서겠지요. 그때 이 사진들은 어떤 이야기를 던질까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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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누렸던 권세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 재벌 총수 9명이 한꺼번에 출석했지요. 국회에서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취재진의 규모였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에 와도 이날 규모의 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취재진의 규모로 권력의 크기를 가늠한다면 대통령 위에 재벌이 있는 것이지요. 이런 재벌들을 대거 출석시켰으니 최씨의 권력이 대통령 위에 있다 할 수 있겠지요. 

 

 

 

 

의원들은 대기업 총수들에게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의 대가성 등을 따져 물었습니다. 수없이 지켜본 청문회의 학습효과겠지만 재벌 총수들의 답변은 잘 모른다” “보고 받지 못했다” “송구하다등의 발뺌과 변명의 말이 대부분이었지요. 특히 이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이 집중되었습니다. 재단 출연금 이외에도 정유라 승마 특혜지원과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회장은 느릿한 중저음의 목소리에 긴장과 지극한 공손함을 담아 시종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준비된 문장인 듯 질문이 달라져도 답은 같았습니다. 의원과 기자들 사이에서 실소가 터졌습니다. 내용 없는 답변에도 수준(?)은 있는지라 좀 의아했지요. 오랜 대책회의와 예행연습도 했을 텐데 말이지요. 준비한 답변에 대한 강박때문인지, 앞선 답변이 스스로 민망해 곱씹고 있었던 것인지 의원들의 질문을 못 알아듣기도 했습니다.

 

 

청문회가 정회될 때마다 기자실로 모여든 동료들 사이에 이 부회장의 모습이 단연 화제가 되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 있으면 빨리 팔아라” “저 정도 밖에 안 되나” “민망하네같은 반응들 사이에서 누군가 확신에 찬 말로 저거 연기하는 거다. 바보 연기. 삼성이 어떤 조직인데...”라더군요.

 

우리가 청문회장에서 본 이재용 부회장의 긴장하고 공손하고 어눌한 말과 고개 숙인 모습 등이 치밀한 계산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매뉴얼에 의한 연기였다면, 생각만으로도 참 무섭습니다. 일단 그런 의심을 갖고 보니 청문회 자체가 '연기'로 보입니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의원들에 대한 경외의 표정과 저자세, 적당한 긴장과 어리숙한 답변 등 연기 경연장이었던 셈이지요. 예행연습으로 익힌 이런 답변에 의원들의 질문 의지를 꺾고 국민들에겐 일말의 동정을 끌어내는 효과도 계산됐을까 궁금했습니다. 단 하루의 망신과 치욕의 비용을 감내하면 오랫동안 다리 뻗고 지내지 않겠나 생각했겠지요.

 

 

국회의원이라고 이 경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미 언론보도된 것을 묻고, 같은 답으로 돌아오는 소득 없는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정곡을 찌르지 못하는 질문은 호통과 윽박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지켜보는 국민들의 '카타르시스'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그 또한 연극적입니다. ‘청문회 스타라는 정치적 타이틀을 의식했을까요.

 

이날 청문회의 마지막 장면은 의원들과 재벌 총수들이 서로 수고하셨다며 밝는 표정으로 인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날 하루 종일 기자들이 찍은 사진 중 가장 진실에 가까운 사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이날 연기 경연의 우승자는 누구일까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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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얼마전 국회 출입증을 반납했습니다. 지난 2년 가까이 국회 출입을 했습니다. 등록된 경향신문 출입 사진기자는 모두 3명. 그중 2진으로 출입했습니다. 앞서 3진으로 두 차례 출입했을 때와는 여러모로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3진 때보다 출입 횟수가 많아져 뉴스 흐름 파악에도 유리했고 앞서 출입 때보다 책임감도 더했겠지요. 국회의 일상과 그 안의 패턴을 읽는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매번 비슷한 대상과 상황을 사진에 담으면서 이 사진이 무엇을 새롭게 드러내는지, 마감했던 사진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기계처럼 찍어대고 생산한 사진이 쉽게 여겨지고 한없이 가벼워져 버린 게 아닌지, 그저 잠깐의 목적을 위한 일회용품으로 소비되는 것은 아닌지, 정치를 조금 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방향으로 표현할 일은 요원한지. 뭐 그런 생각들을 간혹 했던것 같습니다. 

 

 

돌아보니, 정치인들이 버릇처럼 뱉는 협치보다는 갈등을 기록하려했던 순간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대체로 '잘 찍은' 정치 사진은 갈등이 아주 잘 표현된 사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런면에서 정치 사진이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순환구조 내에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난 19대 국회 중후반기에 출입해 정치인들을 가까이서 보면서 어쩌다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됐을까 싶은 이들이 더러 있더군요. 그런 이들과 같은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싸잡혀 욕먹는 게 좀 억울하겠다 싶은 괜찮은 의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정치의 발전은 그 한심하고 씁쓸한 분들이 선거를 거듭하며 솎아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국회 출입을 하면서 블로그에 국회 풍경이라는 폴더를 만들어 25개의 글을 올렸습니다. 관행적으로 찍히는 사진에 대한 설명도 있고, 의원들이 카메라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에 대한 얘기도 있고, 국회 사진기자들의 모습과 뒷얘기 등도 썼습니다. 블로그는 일단 재밌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지만 국회발 뒷얘기가 짜증과 조롱을 부추기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 정치사의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정치의 발전과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정치 사진에 반영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치 사진을 보며 독자들이 혀를 차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날을 기대합니다. 다음에 다시 출입 때는 좀 더 희망적인 국회 풍경’을 블로그에 채우고 싶습니다.

 

근데 그게 되겠습니까.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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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그는 프로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프로였다면 현직 경찰관인 국회의장 경호원의 멱살을 잡지 않았을 겁니다.


그가 프로였다면 멱살잡이 사진과 비난이 인터넷에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바로 그 시간에 경호원을 찾아가 사과했어야 했습니다.

 

그가 프로였다면 여론의 눈치를 보며 나흘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가 프로였다면 경찰 고발을 몇 시간 앞두고 사과했다며 속 보이는 증거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가 프로였다면 사과의 증거사진을 찍을 일이 없도록 멱살잡이의 증거사진을 찍히지 말았어야 합니다.

 

그가 '진정한 프로'였다면 사과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그 시선들키지 말아야 했습니다.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하고 완벽하게 감췄어야 했습니다.




그는 사과라는 사실이 담긴 사진을 증거로 내보였지만, 동시에 그 사과의 진실’을 짐작하게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꼼수’ ‘코스프레등은 4선 국회의원에 어울리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는 아마추어입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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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입사 초, 회사나 취재현장에서 ‘90도 인사를 부지런히 했더랬습니다. ‘를 빨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 바닥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에 대한 예의와 존경의 표현이라 나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취업의 설렘과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대도 그 인사에 스몄을 테지요. 저의 ‘90도 인사에 선배들의 평가가 보태지며 인간이 됐더라” “경향 수습 잘 뽑았더라심지어 이제 막 들어온 병아리기자에게 일 잘 하더라는 비약까지 말이 커졌습니다. ‘농반진반으로 후배들에게 얘기합니다. “인사의 약발로 여기까지 왔다.

 

세월이 흘러 제 인사의 각도는 현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만, 저의 초심이라면 그때 그 인사의 마음과 태도가 아닐까, 가끔 생각합니다. 당시 가장 두려웠을 말은 인사만 잘하더라” “인사가 가식이다는 말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최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폴더인사가 눈에 띕니다. 여당 대표라는 자리에 오른 이가 상대를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낯설어 더 인상적입니다. 정치인이 보여주는 행위에 계산이 없다할 순 없겠지만 현장에서 본 그의 인사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말단 당직자로 정치에 입문해 30년 간 쌓아온 그의 정치인생이 인사에 담겼다고도 생각됩니다


 

  

 


 

이 대표의 큰 인사는 그가 내세우는 섬기는 리더십과 연결됩니다. ‘이정현의 폴더인사이미지는 그가 하기 따라 신뢰와 진정성의 이미지로 굳어질 수도 있지만, 언제든 비난과 비아냥의 도구로 불려나올 수 있습니다. 인사에 어울리는 여당 대표의 행보를 기대합니다. 고개 숙여 섬길 대상이 누구여야 하는 것은 명확하지요.


그나저나 폴더인사 하던 초년병 시절의 나와 지금 나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궁금합니다.

누가 계산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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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민중은 개·돼지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지난 11일 국회에 출석했습니다. 사진기자들은 상임위 회의실이 아닌 회의실 앞 복도를 가득 메운 채 나 기획관을 기다렸습니다. 그의 망언에 대한 국민 분노의 크기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고향에서 급히 상경해 정신없을 그가 복도에서부터 플래시 세례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서 ·돼지들이 가득 메우고 있어 놀라겠다는 씁쓸한 농담이 흘러 나옵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 들어선 나 기획관은 시종 고개를 숙인 채 땀을 흘렸습니다. 그에게 국회 출석은 부담스럽지만 변명의 기회이기도 했을 겁니다. 사진 찍는 입장에서 고개 숙인 모습만 담는다면 그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그가 벗어나려 했던 99%의 측은지심을 자극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나 기획관에게 첫 질의를 시작한 의원은 ·돼지를 대표하는 OOO 의원입니다라고 하더군요. 그가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울먹일 때 느껴졌던 일말의 측은함은 과음, 과로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본심이 아닌 영화 대사를 인용한 것이라 거듭 발뺌을 할 때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화가 나더군요. 글이 아닌 사진으로 표현이 안 되는 부분이지요.

 

신문에 그의 발뺌과 교육부의 거짓해명에 대한 기사가 나왔지만, 관련한 그의 사진은 고개 숙인 채 초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발뺌의 뻔뻔함을 사진에 담아낼 수 있었다면 그것이 가장 적절한 사진이었을 테지만, 그런 사진이 찍혔더라도 좀 더 극적인 감정 표현이나 상태를 드러내는 사진이 실릴 가능성이 높지요. 지면에 게재된 사진도 그랬습니다. 현장에서 찍은 그의 모습이지만 그의 태도를 드러내는 본질적인 사진은 아니었던 겁니다.

 

 

여하튼 교육부는 다음날 서둘러 그를 파면조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찜통더위에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한 날입니다. 99%들이 잔을 부딪치며 ·돼지가 들어간 착잡한 건배구호들을 여기저기서 외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산 개·돼지들을 위하여"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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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일요일 국회는 대체로 한가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주말에 보통 지역구를 챙기기 때문입니다. 이날은 국회 출입기자들의 출근시간도 여유가 있습니다. 평일에 오늘은 또 무슨 일이 펼쳐질까?’하는 마음에 살짝 긴장하며 출근하는 것에 비하면 발걸음도 한결 가볍습니다. 휴일이면 한가하리라는 기대치가 있게 마련입니다. 물론, 특히 연말에 쟁점 현안을 두고 싸우거나, 큰 선거를 앞두고 있으면 평일만큼 휴일이 바쁠 때가 있기도 하지요. 기대치를 벗어나 일이 많은 날이면 그 피로감은 배가 됩니다. 인간을 만든 신의 섭리인지 몸도 조물주가 휴식을 취한 7일째 되는 날에 맞게 세팅이 되어있나 봅니다. 몸싸움, 자리싸움이 없어 좋은 날입니다.

 

그렇다고 일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각 당의 당직 대변인 브리핑도 있구요. 간혹 현안과 관련한 간담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일정이 많지 않은 날인 것을 아는 노련한 정치인은 그 틈새를 노리기도 합니다. 뉴스 주목도가 높은 월요일 게재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합니다. 

 

일정이 아예 없을 때에는 창작을 해야 합니다. 가령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진 그 주 일요일에는 두문불출 김 의원 대신 문 닫힌 의원실을 찍는다는 지, 국회 개원이 미뤄지고 있을 때는 텅 빈 회의장을 찍는다는 지 하는 식이지요. 가끔 뭘 해야하나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만 축적된 경험에 따라 어렵지 않게(다소 식상하게) 소화해내곤 합니다.


 

일요일 기자실을 드나들며 불 꺼진 국회 복도를 바라보면 그 어둠이 참 편안하고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국회라는 긴장의 공간에서 긴장이 이완된 날 느끼는 특별함일 겁니다. 다음날이면 불을 환히 밝히고 이른 아침부터 의원들과 보좌진, 바닥까지 차지해 앉은 취재기자들, 들이밀 공간도 없을 만큼 들어 찬 방송카메라, 그 사이 틈에 카메라를 들이미는 사진기자들로 북적거리며 정신없을 테지요. 어둠을 바라보며 또 시작하는 한 주는 얼마나 많은 요구, 주장, 공방, 비난, 막말, 사과, 호통, 비아냥이 난무하고, 이것은 또 얼마나 많은 글과 사진과 영상의 홍수를 이룰 것인가 생각합니다.


 

텅 빈 휴일의 국회는 일이 없어 편한 것보다 그 적막함이 더 좋습니다. 평일에 가끔 '내가 기계구나'하고 느끼는 날이 있습니다. 국회의 휴일은 대체로 사람인 날이지요. ^^

 

또 하나, 일요일에 출근하기 때문에 월요병이 없다는 것이 좋습니다. 기자의 '특혜'입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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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총선 취재를 했습니다. 두 달 같은 두 주일을 보냈습니다. 당 대표들은 한 달 같은 하루라고 표현하더군요. 진짜 선거는 공천부터라는 말이 있듯 사실 일찌감치 총선 취재는 시작됐던 것이지요.

 

공천과정에서 진을 빼다보니 막상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을 때 한숨이 나오더군요. 게다가 매너리즘이라는 놈도 슬며시 고개를 듭니다. 그놈은 이만하면 됐다는 식으로 몸과 마음을 지배합니다. 뭐 극복하는 법은 간단합니다. 몸을 고되게 하는 겁니다. ㅠㅠ

 

하루 열 서너 개나 되는 당 대표의 지원유세 일정을 모두 챙길 순 없지만 최소한 오후 신문 마감 시간까지는 되도록이면 많은 일정을 챙기려 했지요. 한 시간 단위의 유세 일정을 취재하기 위해 다음 유세장으로 달리는 취재차 안에서 사진을 마감합니다. 미뤄두면 귀찮아지는 것도 있지만 실시간 마감이 '미덕'인 것이 더 큰 이유입니다. 오전에 두세 차례 흔들리는 차 안에서 마감을 하면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고 어지럼증이 일며 도로가 좀 거칠다 싶은 곳에서는 구역질도 난답니다.

 

 

 

 

 

4년 전에 19대 국회의원 선거도 취재를 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땐 조금 여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시간 마감의 압박도 없었고 매체도 지금에 비해 적었습니다. 그새 환경이 좀 변한 것이지요. 저도 4년의 연차를 더 먹었고 사진부 국회 출입 막내인 3진에서 2진으로 올라섰으니 말입니다. 일은 다를 게 없는데 책임감은 조금 더 무거워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연차만큼 자란 매너리즘과 책임감이 상쇄되어 결과적으로 똔똔이었던 것이지요. ^^

 

이번에 경험한 현장의 변화 중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것은 대표를 수행하는 한 당직자의 모습에서 찾았습니다. 대표를 취재하는 사진기자에게 짜증을 내는 다소 황당한 모습을 봤습니다. 대표가 시민과 악수하고 인사하는 것에 방해가 된다는 의미였지요. 수많은 매체들이 알아서 다투어 속보를 쏟아내고 경쟁하며 기계적으로 기사를 생산하니 개개인의 기자란 존재도 무리 중 하나 정도로 치부되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SNS 환경에서 이젠 기자들의 취재보도 약발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그런 상황이 웅변하는 것이지요.

 

나름 뉴스의 중심에서 몸을 학대하며 많은 일을 한 것 같은데 변죽만 울린 것 같은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1차적인 문제는 제게 있지요. 기계적인 사진 생산에, 기계적 균형을 위한 사진게재는 딱히 답이 찾아지질 않습니다. 또 온라인·모바일 공간에서 넘쳐나는 수많은 사진 중 그저 묻혀버리는 한 장의 사진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 질문도 생깁니다.

 

4년 뒤, 다시 올 총선 취재 환경은 어떻게 변해 있을 지 감히 짐작하긴 어렵습니다만 기자의 취재 관행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생은 하는데 뒷맛은 개운치 않고, 뭔가 남는 것 없이 허무한 것이 이번 총선 취재의 뒤끝이네요. 4년 뒤 이 글을 찾아볼 요량으로 짧은 소회를 남깁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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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풍경

총선을 앞둔 국회는 지금 총성없는 전쟁텁니다. 공천이 막바지로 치닫자 분위기가 격앙돼 있습니다.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릅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바람에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김 대표의 사진이 최선이지만 최선을 챙기지 못하면 더 분주해지기 마련입니다. 국회로 출근하자마자 대표실 앞에서 뻗치기에 들어갔습니다. 대표가 올 일은 없었지만 비대위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어 다른 분위기를 스케치하려 한 것이었지요. 그때 K선배의 전화. “국민의당에 가봐라. 좀 시끄러웠던 갑더라.” 잽싸게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의원회관으로 가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와 지지자들이 회의실 문이 열릴 때마다 투표 결과를 공개하라며 구호를 외쳤지요.

 

회의가 끝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회의장을 나서자 공천에 불만인 당원들이 거칠게 항의하며 달라붙었습니다. 당직자들과 국회 방호원들이 안 대표를 감쌌습니다. 여기에 기자들이 가세합니다. 애초에 질서 있는 취재는 불가능했지요. 어림잡아 3,40명의 사람들이 엉겨 밀고 밀리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저를 포함한 사진기자들은 뒷걸음을 치며 사진을 찍습니다. 뒷걸음치면서도 조심하긴 합니다만 파인더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를 잊어버리기 마련입니다. 뒤로 발라당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밀린 기자 한두 명이 넘어지자 연쇄적으로 바닥에 넘어진 것이지요. 넘어지는 순간 짧게 눈앞에 스친 표정들은 모두 놀라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 남의 표정을 보다니... 생각보다 아프지 않게 넘어졌습니다. 더구나 카메라를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아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는데 조금 민망하더군요.

 

다시 아수라장 속에 몸을 던졌습니다. 상황이 일단락 됐습니다. 혹시 몸에 이상이 있는지 움직여 보는데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두어 시간 뒤 카톡으로 자빠지는 사진이 들어왔습니다. 사진기자 동료들의 기록에 대한 악착같음과 순발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다치지 않았으니 기념사진이 되었습니다. 2 딸래미에게 이 사진을 보여줘야 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이렇게 돈을 번단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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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출근길 지하철 승강장에서 종종 제 뒤에 섰던 사람들이 잽싸게 자리를 차지해 서서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낀 채로 도착한 환승역에서 내리는데 이리저리 밀립니다. 갈 길 급한 여성들에게도 쉽게 밀립니다.

 

자리 못 잡고 잘 밀리는 저는 자리싸움과 몸싸움에도 능해야하는 사진기자입니다. 요즘 정치판이 분주합니다. 이세돌 사범과 알 사범의 바둑 대결이 시선을 상당히 돌려놓고 있음에도 여의도 기자들은 그냥 정신없습니다. 일에는 선택과 집중이 있어야 한다지만 현장에선 그럴 상황이 못 됩니다. 변수가 많아 일단 해놓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지요. 그래서인지 어디를 가나 기자는 많고 장소는 좁습니다


 

요즘 아침부터 자리싸움,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아시겠지만 치고 박는 날선 싸움이 아니라 은근한 싸움입니다. 그러나 정신 줄을 살짝만 놓아도(앞선 글에 언급한 삔 나간 채로 있으면’) 아무것도 건질 수 없지요. 정신을 차려도 쉬이 밀리는 제겐 이래저래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모여 앉아 웃으며 시끌벅적 얘기하다가도 상황이 발생하면 냉정한 몸싸움에 돌입합니다. 마치 의자놀이 같습니다. 몸싸움에 밀리고 난 뒤 정색하면 가장 못난 사진기자가 되고 마는 것이 이 바닥 무언의 룰이지요.



 

피하고 싶지만 거친 몸싸움에 기꺼이 뛰어들어야 합니다. 결과물이 어떠하든 말이지요. 제 일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저와 선후배들의 이런 몸짓들이 짠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사진기자의 품위를 가끔 생각합니다만, 몸싸움은 사진기자의 맛이자 멋이기도 합니다.

즐겨야 하는 것이지요.

품위 있는 몸싸움은 형용모순 아니겠습니까. ^^

정치의 계절, 치열한 몸싸움의 날들입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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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부끄러웠을까요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찍었습니다. 전날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현안보고와 북한 핵실험 규탄 및 핵 폐기 촉구 결의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요.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윤 장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합의에서 일본이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 일본 기시다 외상은 배상금이 아니라는 10억 엔을 정부 출연이라 배상금이라는 것, 소녀상 이전에 동의한 것,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비판을 자제한다는 합의, 위안부 기록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민간에서 하는 일이라는 태도 등을 일일이 추궁하며 몰아세웠습니다.

 

 

장관의 답변에 심 의원은 그런 추접한 소리 하지 말라. 나라의 혼을 팔았으면 그 정도 팔았으면 됐지. 국민을 호도하려고 하느냐” “추접한 합의를 했다” “나라를 팔아먹었다” “대한민국 외교장관이라는 게 부끄럽다”는 등 강력하게 비판했지요.

 

이런 질의와 답이 오가는 동안 제 카메라는 윤병세 장관을 주시했습니다. 아시겠지만 고개를 들고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에 셔터를 누르는 게 사진기자의 몸에 밴 습관이지요. 윤 장관은 협상 관련 질의를 듣고 답하는 내내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습니다. 행동은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답변하는 목소리는 힘없이 웅얼거렸습니다. 질타하는 심 의원의 눈을 한 번도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습관일까요. 북한 핵실험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는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치더군요. 양심을 거스르고 거짓말을 할 때 평균적인 사람들은 상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 어렵습니다. 부끄러움일 거라 짐작했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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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잇달아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의원들이 지난 4일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동교동 사저를 찾았습니다.

 

응접실에서 이희호 여사를 기다리던 중 유성엽 의원이 안철수 의원을 향해 김병관을 아느냐?”고 물었고 안 의원은 처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영입한 것에 대한 얘깁니다. IT 기업인인 김 의장은 안철수의 대항마라 기사 제목이 달리기도 했지요.

 

“(입당시켜) 기업인을 망하게 하면 되나?”하고 유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함께 자리한 탈당파 의원 모두 허허허하고 웃었습니다. 한 기업인의 입당과 그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를 비꼰 것이지요 인재영입 관련 기사에는 김 의장이 그의 고향인 전북 정읍 출마가 거론되더군요. 현재 유 의원의 지역구입니다.

 

새해 첫 출근 날 목격한 정치인의 모습이 없는 누군가를 비아냥대는 것이었지요. 좀 없어 보이더군요. 불편한 심기의 표현이었다해도 말이지요. 잠재적 경쟁자를 저주부터 하고 보는 것은 한 사람의 됨됨이를 의심케 합니다. 풀 취재(장소 협소 등의 이유로 대표 취재하는 것)하는 기자가 있음에도 얘기한 것을 보면 그냥 생각 없이 던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담의 형식을 띠었지만 '기사에 써 달라'는 계산된 발언이지요.  

 

2016년 출근 첫 날 없는 사람 욕하지 않으리라는 새해 다짐 하나 추가했습니다.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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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지난 1222일자 1면 사진 얘깁니다. 가십 같은 사진이지만 눈에 익숙한 관행적인 사진이 아니라서 1면에 골라 쓴 것 같습니다. 지면에 쓸까 싶었지만, 재밌는 장면이다 싶어 마감한 사진이었지요.

 

설명을 하자면 이날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되었습니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유 내정자가 머물고 있는 국회의원회관 사무실로 달려갔습니다. 기자들이 소감과 경제정책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문답이 이어지던 중 기획재정부 간부들이 인사청문회 준비 등을 이유로 사무실을 찾아와 기다렸습니다. 인터뷰가 마무리되자 저를 포함한 사진기자들은 유 내정자와 기재부 간부들의 자연스러운 악수 모습을 담으려 파인더를 주시했습니다. 하지만 유 내정자의 보좌진은 이어지는 기재부 간부들과의 일정을 위해 기자들에게 자리를 비워달라고 거듭 협조를 구했습니다. 이때 성질 급한 사진기자가 한쪽에 선 기재부 간부들에게 가운데로 오셔서 악수 한 번 해주세요라 부탁했습니다. 유 후보자가 악수하자며 옆으로 오라 손짓했지만 송언석 차관 등 간부들이 일제히 손사래를 쳤습니다. 내정자 신분이라 악수를 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사진은 바로 그 장면이 포착된 겁니다. 정치인의 가벼운 악수에 비해 정부 관료들의 조심스런 악수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사진설명에 이런 상황을 주저리주저리 쓰진 않았지만 게재된 사진이 찍힌 상황에는 사진기자가 어느 정도 개입이 됐던 것이지요.

 

앞서 오전에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발표장에는 안 의원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황주홍, 문병호, 김동철, 유성엽 의원이 동석했습니다. 함께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겠지요. 회견이 끝난 뒤 역시 한 급한 사진기자가 함께 손잡고 포즈 취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순간이었지만 주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상되는 사진 제목은 안철수와 손잡은 탈당파 의원들정도. ‘손을 잡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사진으로 남습니다. 만약 누군가 다른 셈법으로, 예를 들어 간을 보는상태였다면 손잡는 모습을 내보이는 게 부담스럽지 않겠습니까. ‘손잡다는 행위와 말의 중의성이 그 이유겠지요.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언행에 예민한 시기입니다. 사실 정치판이 순조롭게 돌아갈 땐 알아서들 손잡고 포즈를 취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연말에 여야가 싸우고, 총선을 앞두고 당 내부가 시끄럽다보니 악수해 달라는 말이 정치인들에겐 불편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왜 사진기자는 그렇게 악수를 좋아할까요? 악수를 위한 변명을 해야겠습니다. 현재 저희 신문은 악수사진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저는 악수사진에 집중을 합니다. 일단 악수는 주로 앉아서 말하는 정적인 사진이 대부분인 국회에서 드물게 동적인 사진입니다. 또 악수는 주요 인물들을 앵글 안으로 모으는 효과가 있습니다. 흩어져 있으면 어수선한 앵글이 되고 말지요. 악수를 하는 동안 인물들의 관계도 드러납니다. 숨길 수 없는 시선과 표정이 보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진기자들이 악수 그 자체보다 악수 전후 상황을 주시합니다.

 

맥락에 관계없이 무턱대고 악수를 요청하는 건 일종의 개입이자 연출이 아니겠냐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 악수 한 번 해주시죠?”라고 먼저 말해 주길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인들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스스로 연출하는 직업인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면 연출 혐의에서 조금 자유로워지긴 합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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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짬밥을 꾸역꾸역 먹다보니 촉이라는 게 생겨 뭔가 그림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일입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석했습니다. 시종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최 부총리가 발언을 시작하면서 촉이라는 게 발동했습니다. ‘~ ‘설전이 예상되는군.’

 

사실 이날 사진으로는 중요도가 밀린다고 판단해 부총리 발언 사진 몇 컷만 신속히 찍고 회의장을 떠나려 했지요. 발언 기회를 잡은 최 부총리가 작심한 듯 뱉은 말에 결국 설전을 불렀습니다. 부총리는 서비스산업발전법 처리지연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7~8년째 발목 잡힌 법이다. 이런 법이 대체 어디 있느냐. 합리성을 따져보고 결론을 내야지 무작정 시간을 끄는 건 정부로서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윽박같은 부총리의 말투에 몇몇 야당 의원 표정은 완전 어이없다로 변해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이 최 부총리를 향해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하는 말 같다. 착각하는 것 같은데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 야당이 반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산회가 선포된 뒤 최 부총리가 웃으며 야당 의원석으로 다가가 김 의원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김 의원과 다시 붙은 잠깐의 설전 중 삿대질하며 버럭소리를 지르는 최 부총리. ‘찰나의 삿대질을 놓쳤지만 돌아서는 표정은 사진에 담겼습니다. 화가 잔뜩 새겨져 있었습니다. 국회에서 이 정도의 위세를 자랑하는 국무위원은 없지요


 

부총리가 말한 발목 잡힌 7~8의 기간에 그 역시 여당의 원내대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발목 잡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이지만 부총리의 자리에서 보니 다른 모양이지요. ‘난 로맨스, 넌 불륜뭐 이런 건가요. 국회로 복귀한다지요. 마지막으로 화끈하게 조직원의 기를 살려주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곧 돌아오는 친박 실세’ ‘진박(진실한 친박) 성골부총리의 태도를 지적하는 새누리당 의원은 없었습니다.

 

이날 설전이 뉴스가 되었지요. 나름 어설픈 촉으로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최 부총리의 버럭이 그냥 버릇이 아닌 정치 또는 뉴스 감각이라면 정말 노련한 정치인입니다. 신문에 쓸 일 있겠나 싶은 현장에서 안 쓰면 안 될 사진(또는 기사)을 생산하게 하는 그런 능력자라는 말입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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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당내 (재인(철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가 문 대표가 거부한 혁신 전당대회를 재차 요구한 뒤 장고를 위한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문 대표를 향한 최후통첩이며 탈당 수순이란 말도 나옵니다.

 

며칠 전 같은 당 이종걸 원대대표는 아침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감동적인 사진을 기억한다. 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주었다. 오늘 날이 찼다. 당은 더 냉랭하다. 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주어야 한다.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이 두 분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언급한 감동적 사진이 무엇인지 단박에 떠올랐습니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저는 안철수 후보를 전담해 사진 취재를 하다 안 후보가 사퇴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다시 전담하게 됐었지요. 유세 지원에 나선 안 전 대표가 노란목도리를 문 대표(당시 대선 후보)에게 메어주던 장면이었지요.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미지며 특히 지지자들에겐 더없이 감동적인 사진이었습니다.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정치 혹은 선거의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진짜 사진의 힘은 즉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것보다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수시로 호출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문·안은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대선 주자들이었습니다. 이후 여의도 밥을 3년 간 먹었습니다. 적당히 때가 탄 두 정치인은 가진 것이 많아졌습니다. ‘내려놓아야 얻는다는 것은 이젠 순진하기 짝이 없는 격언처럼 들릴지도 모르지요.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목도리를 서로 둘러주기보다 한 목도리를 두고 자기가 메야한다고 당기고 있는 형국입니다. 3년 전 사진이 현실 정치의 갈등을 더 커 보이게 합니다.


하튼 추억의 사진도, 정치도 생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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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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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부터 일정이 돌발적으로 생겼는데요. 며칠 외부에서 현안을 놓고 비공개 협상을 이어오던 여야 원내지도부가 국회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상임위 간사들이 원내대표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협상 파트너를 기다렸습니다. 협상 중인 사안이라 민감해 기자들 질문에 말은 아끼면서도 사진에 대해서는 관대했습니다. 사진기자와 영상기자를 향해 “(주말인데) 지역구에서는 안 온다고 난리예요. 모두 골고루 잘 나오도록 찍어 주세요.” 지역구를 챙기지 못하는 이유를 사진으로 증명해 달라는 의미지요.


  

협상을 위해 원내대표실로 들어선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여당 인사들이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섰습니다. “악수라도 할까요?”하며 서로의 손을 잡는 여야 원내대표. 사사건건 대립하면서도 허구한 날 손을 잡으며 웃는 포즈가 뻘쭘하기도 했을 겁니다. “집사람 손보다 자주 잡네요.” “집사람하고 손도 잡으세요?” 뭐 이런 농담도 오갔습니다. 머쓱함을 가리기 위함이기도 하겠지만, 냉랭한 협상 분위기를 좀 부드럽게 가져가자는 의지도 들어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잠시 중단됐던 협상이 오후에 다시 시작되기 전 야당 원내지도부를 기다리던 여당 원내대표는 기자분들 올 연말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도록 해드려야 하는데...”라며 웃었습니다. 연말 예산안 등의 현안 갈등에 국회 본회의장 점거와 거친 몸싸움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과 새해 첫 날을 국회에서 맞는 것이 의원들과 출입기자에겐 익숙한 일이지요. 지난해는 국회 선진화법이 적용돼 국회 출입기자들이 가족과 함께 푸근한 연말을 보낸 낯선 해였습니다.

 

의아하면서도 재밌는 건 국회 본회의장 점거와 거친 말다툼과 몸싸움 가운데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면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서로 손을 내밀고 밝은 표정으로 새해 인사를 건넨다는 것이지요. ^^

 

휴일 근무는 신기하게도 몸이 먼저 압니다. 쉬는 날의 나른함과 출근하는 날 긴장의 중간쯤의 상태로 몸의 에너지는 공급되고 유지됩니다. 조금 여유롭고자 하는 몸에 일이 많다 느껴지면 그 피로감은 평일 출근 때의 2배쯤 되는 것 같습니다. 이날이 그랬습니다. 일요일 출근의 한 가지 좋은 점은 다음날 월요병이 없다는 것이지요.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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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새누리당과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이 지난 25일 경제 현안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나란히 입장해 자리했습니다. 새누리당 인사, 정부측 인사, 전경련 인사와 대기업 사장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큰 회의의 시작은 대게 그렇듯 국민의례로 시작됩니다. 사회는 전경련 임원이 맡았습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바로...자리에 앉아주십시오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는데 김무성 대표가 뭔가 갑자기 생각난 듯 사회자를 손으로 가리킵니다. 정확한 멘트는 잊었지만 그 상황을 말을 만들면 사회를 그렇게 보면 되나. 국가가 상중인데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묵념은 해야지정도. 사회자는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묵념.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임을 자처하는 김 대표에게 묵념은 예민하게 챙겨야 할 형식이었습니다. 전경련 측 식순은 그 나름의 관행대로 정했을 텐데 거기다가 무안 주듯 묵념을 강요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여당과 재계의 관계, 차기 유력 대선주자와 전경련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여러 정치인들이 ‘YS의 정치적 적자를 자처하니 한 치의 꼬투리도 허용해선 안 된다는 계산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쉬움이 남습니다. 만약 취재진 많은 자리에서 면박주지 않고 취재진이 빠진 뒤 비공개 회의 때 혹은 간담회가 끝난 뒤 슬쩍 말을 건넸다면 슬픈 아들의 진심이 그대로 전해지지 않았을까요.

 

정치인들은 큰 선배 정치인의 죽음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구나 싶어 씁쓸합니다. 그것이 정치의 생리일지라도 말이지요. ‘빈소 정치라고 하더군요. 뉘앙스부터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세상에 순수함이란 게 남아있나’ ‘정치인에게 순수를 바란다는 게 말이 되나싶기도 합니다. 정치라는 것은 그 속에 몸담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든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나 봅니다.

 

정치인은 자리가 높아갈수록 말과 행동은 더 정치적이 됩니다. 진정성은 좀처럼 읽히지 않습니다. 언론의 문제일까요. 진정성이 결여된 채 정치적이기만 한 언행은 결국 더 큰 자리로 가려는 정치인에게 덫이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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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방한 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가 국회의장을 예방한 지난 일요일 아침, 국회 주변에 경찰들이 분주했습니다. 이날 풀(POOL)취재(장소가 협소하거나 안전상의 이유로 하는 대표취재)라 일정보다 한 시간 먼저 국회에 출근했습니다. 국회 내에도 사복경찰과 경호원들이 배치돼 기자실로 향하는 저와 곳곳에서 눈길이 부딪쳤습니다.

 

비표를 수령하기 위해 접견장 앞에 갔더니 몸수색을 했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 화면을 확인시켜 달랍니다. 경호 매뉴얼대로 한 것일 테지만 얼마 전 독일 대통령의 국회 방문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경호 매뉴얼이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수시로 드나드는 국회 출입기자인데 외부에서 들어온 경호원들이 이런 절차를 진행하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일반인들이 있을 수 없는 휴일 아침에 국회 내의 이런 절차는 출입기자들을 통제하겠다는 것이지요. 좌우 일정 간격으로 리시버를 꽂은 경호원들이 꼭 무슨 첩보를 입수한 것처럼 부산스러워 보였습니다.

 

 

중국 총리가 도착하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현관까지 나가서 맞았습니다. 그리고 접견장 앞에서는 여야 원내대표 등이 악수를 하기 위해 도열했습니다. 접견장에 마주앉아 정의화 국회의장과 리커창 총리가 인사말을 주고받았습니다. 경호원들이 취재를 제지합니다. 인사말까지 공개하기로 했답니다. 여기저기서 경호원들이 기자들의 팔이 붙듭니다. 우리측 경호원과 중국측 수행 경호원까지 합세해서 말이지요.

 

 

이날 경호를 지켜보며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통령급 경호라면 지난 독일 대통령 국회 연설 때 수준에 맞추던지 아니면 지난 독일 대통령의 수준을 이날처럼 했었어야지요. 나라에 힘의 서열이 매겨져 있기 때문이겠지요. 막강한 경제력과 국방력의 순위가 의전과 경호의 강도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미 이런 서열 체계에 너무나 익숙하고 힘 앞에 비굴한 것이 일상이 되어서겠지요.

 

미국의 최고위급이 뜨면 아마 더하지 않겠습니까. 경호와 의전에도 사대주의가 있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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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국회풍경

살다보면 나이가 들었구나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헛되이 지나가는 시간을 인식할 땝니다. ‘이 귀한 시간이 그냥 흘러가는구나.’하고 말이지요. 국회 출입을 하면서 그런 일이 잦아졌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의 말과 행동이 언론이 주목하는 전부입니다. 의원들은 국회에서 여러 형태와 조합의 회의를 통해 발언하고 행동을 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회의 일정은 대개 문자와 메일로 출입기자에게 미리 공지됩니다. 급히 잡힌 일정도 긴급 문자를 통해 알려옵니다.

 

의원들에게 중요한 회의는 기자들에게도 중요합니다. 언론이 중요하게 봐서 의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회의일지도 모릅니다. 기자들은 보통 ‘9’ ‘10’ ‘14등 정시에 잡힌 회의 일정보다 조금 일찍 가서 자리를 잡습니다. 국회가 좁지는 않지만 워낙 매체가 많다보니 웬만한 곳은 서둘러 자리 잡아야 맘이 좀 편해집니다. 평균적으로 시작시간을 5분 내지 10분쯤 넘겨서 회의가 시작됩니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요즘 10분이 넘어가면 살짝 화가 납니다. ‘아까운 시간을 인식하게 되는 겁니다. 딱히 그 시간에 긴요한 무언가를 할 것도 아니면서 발이 묶인 채 흐르는 시간을 그냥 보고 있는 것이 못마땅한 겁니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 의원들 때문에 제 귀한 시간이 뺏기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하게 되지요. 회의장을 가득 메운 채 기다리는 수 십 명의 기자들 수에 지연된 시간을 곱하면 얼마나 큰 시간입니까. 의원들 입장에서는 여야 또는 당내 갈등과 논란 속 예민한 사안에 대해 막판 조율이나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할 수 있겠지요. 늦게 회의장에 나타나도 신중’ ‘막판 진통등의 표현으로 기사화되기도 할 테지요. 여하튼 이런 갈등이 클수록 기자들이 기다려야 할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도 하는데 국회에서의 기다림은 어떤 미학을 위함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기에 시간 잘 때우는 무언가를 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이 먹는다는 조금 씁쓸한 생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지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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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