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기자들이 시장상인에게 박수를 보낸 이유

나이스가이V 2012. 11. 6. 06:00

대선 취재의 '영업비밀'을 하나 밝혀야 겠네요

후보의 일정 중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 같은 곳은 취재전 캠프측과 조율을 합니다

넓지 않은 곳에 후보와 캠프 관계자, 경호원과 기자들 그리고 후보를 보기위해 몰려드는 시민들이 엉기면 엉망이 됩니다

10년 전 대선에 출마한 한 후보는 앞에서 다투어 취재하는 기자를 향해 "내가 기자들 보러왔나?"며 역정을 냈다더군요

후보와 후보를 보고파하는 시민들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사전 조율을 통해 후보의 동선 중 '그림이 될만한 곳'에 미리 자리를 잡고 취재한 뒤, 이후 동선에서 빠져주는 것이지요

 

지난 4일 안철수 후보가 익산 솜리 5일장을 찾았습니다

미리 동선을 따라 시장을 둘러보다 호떡과 도너츠 등을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실 가게보다는 웃음 띠고 있는 주인 아주머니의 인상을 먼저 봤지요

양해를 구하고 가게에서 미리 자리잡고 사진을 찍겠다고 말했지요

"안철수 후보 너무 좋아요. 나야 영광이죠"라면서 흔쾌히 승락했습니다

후보를 기다리는 동안 아주머니는 "대학시절 응원단을 했다"는 얘기와 부끄러워 옆에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딸이 "나 닮아 예쁘다"며 자랑을 해댔지요

 

여하튼 후보와 악수하고 도너츠를 하나 건네는 정도의 사진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잠시뒤 놀라운 아주머니의 '끼'를 목격하게 됩니다

 

일단 안 후보와 악수로 시작합니다

 

 

자랑을 늘어놓던 딸을 소개합니다

"대학생인 딸아이가 후보님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덥석 후보를 끌어 안았지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카메라는 요란한 셔터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여유있는 'V'자를 그립니다

'feel 받은주머니~'

 

 

급기야 "안철수 최고"를 외치며 후보의 팔을 번쩍 들어 올립니다

시장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그제야 꽈배기 하나를 후보에게 건넵니다

후보가 한 입 베어 물고 "맛있다"고 하자,

 

 

다시 후보의 팔을 들어올리며 안철수를 연호합니

이번에는 방송 카메라를 주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안 후보와 딸이 기념사진을 찍도록 유도했지요

그 사이에서 아주머니는 해맑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에 상인 아주머니는 그 공간을 지배하며 완벽한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후보가 가게를 떠난 뒤 기자들은 환호와 함께 아주머니를 향해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 공간에서 이리 다양한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요

상인 아주머니 덕인지 빡빡한 일정에도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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