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내 것으로 오는 풍광

나이스가이V 2016. 2. 3. 08:00

사진으로 밥을 버는 자에게 사진 찍기가 휴식일 리 없습니다. 멋진 풍광을 앞에 두고 이것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를 고민해야하는 것은 고통입니다. 강원도 양양으로 12일 트래블(여행)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시내와 국회를 오가며 반복하던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는 것이 나쁘진 않습니다.

 

제게 주어진 미션, 즉 여행면의 메인사진은 낙산사 홍련암이었습니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낙산사의 여러 모습을 담았을 겁니다. 참고삼아 낙산사와 홍련암의 이미지를 검색해 보려다가 말았습니다. 잘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면 그 사진에 연연하게 될 것 같았지요. 무엇보다 발품 팔아 딱 이 포인트를 찾는 즐거움을 앗아가 버립니다.

 

겨울바다의 칼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시린 발로 그 포인트를 찾아 섰습니다. 의상대(정자) 안에서 한 지점, 의상대 계단 아래 벤치에 한 지점, 두 곳에서 홍련암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해질녘과 동틀녘 트라이포드를 이용해 긴 노출을 주어 촬영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조금 더 신비한 느낌이 기록됐습니다



 

 

제 아무리 멋진 풍광도 일이면 고생입니다. 사진이 지면에 크게 들어가니 부담스럽기도 하지요. 하지만 찍은 뒤 만족할 만한 사진을 얻는다면 그 맛이 괜찮습니다. 지면에 사진이 나간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에야 문득 사진을 찍던 순간과 그 결과물이 주는 편안함을 느낍니다. 찍을 땐 잘 모르는 것이지요. 오랜 시간 공들여 본 풍광이 뒤늦게 오롯이 제 것으로 와 닿는 느낌, 이런 순간이 좋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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