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눈물의 진정성

나이스가이V 2014. 5. 23. 16:59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중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보수단체는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약속에 공감한다"며 한 일간지에 광고까지 실었습니다. 여간해선 볼 수 없는 대통령의 '눈물'에서 진정성을 읽었기 때문일까요. 또 다른 쪽에서는 똑같은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폄하하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사고 수습과정과 급히 쏟아낸 대책을 보며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얘기지요.

 

요즘 정치인들의 눈물 사진이 자주 눈에 띕니다. 선거의 계절이기 때문일까요. 여하튼 이 사진들을 기억하는 것은 눈물 사진이 주목도가 높고, 신문지면에도 잘 반영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눈물에 약해지는 건 대한민국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겠지요.

 

정치인의 눈물에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울어야 될 때 잘 우는 것도 정치감 내지는 역량이 아닐까 합니다. 울컥 눈물이 솟아도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 울지, 말지를 고민하는 직업병이 정치인에게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도한 눈물을 적재적소에서 흘릴 수 있다면 거의 배우의 내공입니다. 배우들이 화낼지 모르지만 정치와 연기의 공통점이 많은 듯 합니다. 한편, 진심으로 울어도 그 진의를 의심받는다면 참 억울할 것도 같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정치인이기에 감당해야하는 운명입니다.

 

거의 모든 종합일간지들이 20일자 신문 1면에 대통령의 눈물 사진을 게재하였습니다. 각 신문의 1 제목이나 기사를 읽고 다시 사진을 바라보면 같은 사진이지만 같은 메시지를 던지지는 않습니다. 말과 행동에 이런저런 계산이 있을 수밖에 없는 대통령이겠지만, 큰 슬픔을 당한 국민들과 앞뒤 잴 것 없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 수 있는 대통령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함께 흘리는 눈물은 '공감'의 다른 말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대통령은 앞으로 '그 눈물'의 진정성을 증명해 보여야 할 큰 숙제를 떠안았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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