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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반려동물의 부재(죽음 또는 가출)’ 정도로 짐작했습니다만, 그리 간단한 게 아니더군요. ‘펫로스증후군이 흔한 병리적 현상이란 걸 알게 됐지요. 개인적으로 개나 고양이를 좋아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키울 계획도 없어 애초에 제 관심 영역으로 들어올 단어는 아니었습니다. 

 

펫로스기사와 관련된 사진을 찍기 위해 병들어 입원했거나 죽음을 앞둔 반려동물을 찍기 위해 분당의 한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주인이 있는 반려동물을 함부로 찍을 수 있을까싶었지요. 병원장이 취재에 앞서 주의사항을 말할 때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사전이든 사후든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사진을 찍고 쓸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막상 사진을 찍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속으로 투덜대지요.세상이 이리 변했나. 이건 좀 심하지 않나.’

 

병원을 둘러보다 CT실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 대형견을 발견했습니다. '이거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지 의료진에 물었으나 단박에 거절당했습니다. 기계 속으로 들어가는 반려견의 머리(얼굴)가 보이지 않았기에 이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했던 거죠.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은 의료진의 표정에서 설득의 의지는 꺾였습니다.

 

응급중환자의료센터에는 병들어 입원한 크고 작은 반려견들이 층층이 쌓인 병실 케이지에 들어있었습니다. ‘중환자라는 말이 반려동물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이 생경했습니다. 대상이 동물일 뿐 의료기기나 약제, 의료진 모두 사람에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단 찍고 쓸 사진에 한해 허락을 받으면 되겠다 생각습니다. 

 

막상 입원한 반려견의 모습을 찍다보니 병든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가 좀 그랬습니다. 기사의 취지에 가장 가까운 사진일 텐데도 말이지요. ‘동물권을 생각하는 시대에 꼭 그런 사진을 써야했나라는 반응을 살짝 의식했습니다. 쉽게 허락하지 않을 보호자의 반응도 짐작했습니다. 병원 측의 난처한 입장도 있고 말이지요.

 

  

그럼 모자이크 처리를 해볼까?’ 동물의 얼굴 모자이크라...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그림을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물의 얼굴이나 눈에 모자이크 처리를 한 것을 본 적이 없고,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저 재밌는 상상이었다며 넘겨버렸지요.

 

  + 펫로스 이미지 컷 위해 동원된 동물병원 반려견 정우.

 

결국 이래저래 불편하지 않은 사진게재를 위해 연출된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키우는 반려견 동건이와 정우가 모델이 되었습니다. 멋진 배우의 이름을 딴 개들이 이미지 사진을 위해 연기(?)를 한 것이지요. 미안했지만 최선이었습니다.    

 

   +병원 반려견 동건이.

 

새삼스럽지만, 반려동물 사진 찍기도 조심스러워진 세상이 되었습니다. 머지않아 동물 초상권에 대한 논의가 떠들썩하게 일어날 지도 모르겠습니다. 궁금해서 동물 초상권을 검색하니, <동물 초상권까지 보호하는 영국>이라는 한 시사주간지 기사가 시선을 붙듭니다. 한 남성이 말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다가 징역 3년 선고받았고, 영국언론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피해 말 사진의 눈 부분에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는 겁니다.

 

그저 먼 나라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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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