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몰랐던 부산

나이스가이V 2016. 6. 22. 08:00

여행 출장지 부산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어릴 적 살았던 곳이지만 부산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간 살면서 부산이 그립다 느낄 때는 해운대, 광안리 같은 바다가 그립다는 것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부산에는 바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부산에는 산이 많습니다. 부산의 어원도 산과 관련돼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교가에도 금정산, 쇠미산 등 산 이름이 들어갔었지요.

 

이번 여행의 테마는 '산복도로'였습니다. 산복도로는 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지요. 부산 전역에 이런 도로가 30km나 되는 것은 산이 주민들 생활의 중요한 터전이었기 때문이지요. 산복도로와 주변 마을은 바다만큼이나 부산의 참 모습입니다. 세월이 새겨진 동네에 이야기가 흐르기 마련이지요. 이야기를 입은 부산의 산복도로를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산복도로로 오르는 초량 이바구길의 ‘168계단은 유명하지요.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졌습니다. 아득해 보이는 급경사의 계단이지요.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면 아래로 부산역과 그 뒤로 바다가 보입니다. 개항기 이후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을 지나면서 산 중턱에 정착한 주민들은 부두로 들어오는 배가 보이면 지게를 지고 이 계단을 뛰어 내려갔답니다. 먼저 가야 일거리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계단이 가파른 만큼 항구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이었습니다. 넉넉하지 않았던 산복도로 마을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스민 계단이지요. 눈으로 보면 그저 가파른 계단이지만 가슴으로 느끼면 계단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해가 기울고 밤이 찾아드는 시간, 산복도로에서 저 멀리 산을 돌아 이어지고 있는 산복도로와 마을을 가만히 바라보다 과거의 시간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산 사이에서 하나씩 하나씩 불을 밝히는 집들이 여기 나의 얘기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불을 밝히며 또렷한 삶이 드러나자 산은 자리를 내주며 어둠에 묻혀갔지요. 그런 느낌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실 신문의 여행면 사진은 낭만적으로 보일 때가 많습니다. 글도 그렇습니다. 여행 기사를 보고 여행을 하고 싶어야 하니까요. 산복도로변 마을의 야경사진을 보며 다소 낭만적으로 보이는 사진과 그 안의 낭만적이지 않은 삶을 동시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여행객이 부산의 다른 모습을 본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산복도로 주민의 삶의 불편 또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지요. 하나 아쉬운 건, 지자체 고민의 산물이겠지만 최근 168계단 옆에 생긴 모노레일이 계단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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