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미리 촬영한 작전성공 기념사진

나이스가이V 2011. 1. 26. 17:36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이 해군의 군사작전으로 전원 구출이 됐습니다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성공에 박수를 보내는 바 입니다
아울러 석해균 선장의 조속한 쾌유를 빕니다 

청해부대의 작전시 현장 사진을 애타게 기다리고 전적으로 군이 보내주는 사진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것이 
신문사의 현실입니다만, 작전이 있은 후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던 중 이상하다 싶은 사진을 보게 됐지요
청해부대 특수전 요원들의 기념사진이었습니다

몇몇 신문은 이를 주요 지면에 실으면서 '피랍선원 구출한 뒤 찍은 기념사진'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작전 다음날인 22일이라고 날짜를 명시한 신문도 있었구요
사진을 본 첫 느낌이, 
극도의 긴장과 생명의 위협 속에 이뤄진 작전 후에 이렇게 편안한 포즈의 기념사진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부대의 홍보를 위해 요원들을 모아놓고 사진을 찍었다면 좀 가혹한 것 아니냐, 하는 것이었죠

오늘자 기사를 보니, 이 사진은 지난해 12월에 찍은 기념사진이었다는 군요
사진의 파일정보에 기록된 촬영일자를 확인해 밝혀졌답니다
사진을 썼던 신문들은 군의 과잉홍보를 흠 잡았습니다
독자에 대한 사과의 문구는 찾아볼 수 없네요
언론의 과잉보도와 군의 과잉홍보가 빚어낸 결과이지요
잔뜩 고무된 이 정권의 도를 넘어서는 자랑도 이런 민망한 해프닝의 기저에서 한 몫 단단히 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청해부대 요원들의 빛나는 업적이 주변의 '과잉'으로 인해 빛바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확실한 기록이자 정보이며 증거인 사진이 이렇게 왜곡되어 사용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겠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제 작년인가요
김정일의 건강악화설, 사망설 등이 확산되면서 그 모습이 한참동안 보이지 않았을 당시,
오랜만에 뜬 김정일 사진. 이날따라 밤 근무자는 사진의 파일정보를 확인했고,
그 촬영일이 상당히 오래전임을 확인해, 이와같은 내용을 크게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만 그렇게 썼던 것이지요. 나름 단독보도라는 분위기에 고무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파일정보가 사진을 제공하는 연합뉴스 단말기의 잘못된 설정때문에
촬영일이 엉뚱하게 붙은 것임을 확인하고,

다음날 자초지종을 담은 긴 사과문을 게재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파일정보를 확인하지 않아 오보가 나고, 또 확인하여 오보가 나니,
디지털시대에 무엇이 진실을 담보할 수 있을지 헷갈리기만 합니다 


by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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