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박근혜 위원장님, 전 아닙니다"

나이스가이V 2012. 1. 30. 21:15
지난 27일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관련 기사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공식일정은 없었습니다.
'박 위원장을 찍어야 하는데...' 사진기자를 가장 답답하게 만드는 상황이지요. ^^ 

이날 국회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정책쇄신분과 위원장)주재로 국민희망찾기 정책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간담회가 시작하는데 박근혜 위원장이 불쑥 간담회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일정에 없던 참석이었습니다.
박 위원장은 방청석 맨 구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사진기자들은  자연스럽게 박 위원장 주위로 모여들었습니다. 
방청석에 앉아 참석자들의 발언을 메모하는 박 위원장의 모습을 담기 위함이지요. 


기자들이 앞뒤좌우 자리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데...

'누가 건드렸을까. 그냥 오가는 걸음의 진동 때문일까. 설마 셔터 소리에...(?)'
박 위원장 옆에 있던 에어컨의 앞쪽 덮개가 "탕"하고 박 위원장 쪽으로 쓰러졌습니다.
계단 모서리에 부딪쳐 생각보다 큰 소리가 났습니다. 
깜짝 놀라 돌아보는 박근혜 위원장.
일제 쏠리는 시선들.

에어컨 근처의 사진기자들은 자신의 소행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에어컨에서 두 발짝 정도 떨어져 있던 제가 얼떨결에 빠진 덮개를 집어들었습니다.
'난 정말 아닌데...' 난감해하며 덮개를 멀찌감치 치웠습니다.
 제가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돼 버린겁니다.

                                                                                                                              <부산일보 박희만 선배 찍어주심>                    

박 위원장이 주변 상황에 놀라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자들이 뜨끔하기 마련입니다.
아시다시피 박 위원장은 6년전쯤 유세장에서 괴한의 피습을 당한바 있습니다. 
박 위원장이 그렇게 놀라는 건 그때의 기억과 상처의 영향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개인 경호원이 박 위원장을 그림자 경호 한다지만,
늘 뉴스의 중심에 있기에 사진기자의 카메라는 박 위원장 주위에서 경쟁할 수 밖에 없지요.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올 한 해는 기자들 때문에 놀라실 일도 더러 있을것 같습니다.

여하튼
"박 위원장님! 오늘 일은 정말 제가 한 게 아닙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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