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보여주지 않은 총선 사진 몇 장

나이스가이V 2012. 4. 12. 19:14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장 존중받고 대접받는 기간인 총선이 끝났습니다.

유세 기간 10여 일 저는 한명숙 대표를 주로하고, 가끔 땜빵으로 박근혜 위원장을 따라 다녔습니다.

하루 평균 800장 쯤 사진을 찍었구요.(물론 기자들은 연사 기능을 사용해 컷 수가 많아요 ^^)

50~60장 정도를 만들어 전송을 했습니다. 신문에는 한 장쯤 쓰는데 그나마 안 쓴 날도 허다합니다.

'타율(게재율)'은 엉망입니다.

몸싸움과 설친 잠 등 들인 정성과 노력을 생각하면 참 비효율적인 취재지요.

그렇다고 안 할 순 없구요.   

아쉬운 마음에 B컷 사진(안 실린 사진, 혹은 안 실릴 사진) 몇 장을 올리면서 총선 취재를 정리합니다.

 

남여노소 할 것 없이 이렇게 큰 인사를 받을 일이 살면서 얼마나 되겠습니까.

심지어 이 선거운동원 분들은 거리를 지나는 차량을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차량들이 "오~냐~아"하면서 지나갔지요. ^^  

 

 

 

유세 사진에 3종 세트가 있습니다.

'연설'하고 '악수'하고 '먹'거나 집어 들거나 하는 기본 3종 입니다.

워낙 기자들이 많다보니 자리싸움, 몸싸움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사진의 경우 먼저 동선을 파악한 기자들이 자리를 잡은 뒤에 수행 당직자가 대표를 모시고 오는 포맷이지요.

그냥 마구잡이로 하면 큰 사고와 싸움이 나겠지요. 보기에 좋지도 않구요.

 

 

하루에 시장을 대여섯 군데 돌면 배가 빵빵해 질겁니다.

상인이 입에 넣어주는 걸 안 받아먹는 건 표를 버리겠다는 의미지요. ㅎㅎ

 

 

시장 방문에서 또 빼 놓을 수 없는 건 생선 같은 걸 들어올리고 만지고 하는 것이죠.

정치를 좀 해보신 분들은 알아서 잘 하십니다. 그런게 사진으로 먹힌다는 것도 잘 아시죠.

 

한명숙 대표가 소래포구 재래시장에서 제 철이라는 쭈꾸미를 잡았더니, 이 녀석이 먹물을 쏘았습니다.

노란색 점퍼에 검은 먹물이 튀었지요. 상인의 재치인지, 사실이 그러한 지는 몰라도 상인은 "쭈꾸미가 노란색을 좋아합니다"

한 대표는 "그래요? (V자를 그려보이며) 그럼 2번..." 총선에 희망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였지요.

재밌는 사진인데 신문에 안 썼어요.

 

 

 

거의 한 시간 단위로 대표의 유세 일정이 짜여있기 때문에 일일이 쫓아다니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과속과 신호위반을 하며 따라가기도 합니다. 먼저 도착해 있어야 취재가 수월하거든요. 그럼에도 대표보다 늦는 적이 많습니다. 양당의 대표들도 어쩔수 없이 위반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지 않으면 유권자와 후보들과의 약속 시간을 맞출 수 없거든요.

늦게 도착해 "신호와 속도를 준수하다 늦었습니다"라고 한다면 ㅎㅎ 표 날아가죠.  

그러다보니 짜여진 내용의 짧은 유세와 급한 이동이 반복됩니다.

 

아래는 전주 유세 중 한 버스 노조원이 자신들의 문제 해결에 대한 언급없이 급히 떠나는 한 대표의 차량에 뛰어들다 경찰에 저지당하는 모습입니다. 대표도 차 안에서 이를 씁쓸히 지켜봤겠지요.

 

 

 

 

 

박근혜 위원장은 오른손에 감은 붕대의 이미지가 강력하게 남았지요.

"여러분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드리고 싶으나...손이 아파서....이해하시죠?"라는 말이 유세에 기본으로 삽입 되었지요.

존경과 신뢰의 의미인지는 몰라도 지지자들이 박 위원장의 손을 세고 거칠게 잡는 모양입니다.  

 

 

포항 유세장에서는 포항, 경주 지역의 합동유세가 열렸습니다.

2시간쯤 먼저 도착했을때 사람 하나 없던 시청 앞 광장이 순식간에 북새통을 이뤘지요.

박근혜 위원장은 이곳에서 절대적인 존재였습니다.

현역 의원 등 지역 후보들은 박 위원장이 연설을 하는 동안 이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는 표정과 자세로 경청했습니다.    

 

 

부산 문대성 후보의 지역구에서는 모여든 인파를 뚫고 이동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지요.

평소 경호원들이 박 위원장을 둘러싸고 걸어가지만 이날은 '금빛 돌려차기'의 문대성 경호원까지 합세해 차량까지 안내했습니다.

논문 표절 논란에도 여의도 입성했으니 앞으로의 활동을 지켜봐야 겠습니다.

그나저나, '몸싸움 국회'에서 상대 당을 쫄게 만드는 인물이 들어왔으니...긴장들 하셔야 겠습니다. ^^

 

 

손이 아프다고 하는데도 꼭 손을 붙잡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경호원이 깜짝 놀라 떼어보지만 이미 늦었지요.

아프지만 웃을 수 밖에요.  아프게 한 그 손도 소중한 한 표이니까요!!

 

 

 

한명숙 대표와 박근혜 위원장은 많이 다르더군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나름의 느낌들이 다 있으시겠지만,

한 장의 사진으로 비교해 본다면 이런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한명숙 대표는 연세대 앞에서 펼쳐진 투표참여 캠페인에서 유세단과 함께 율동을 했습니다.

음악이 멈춘 뒤에도 "왜 이게 잘 안되지?"하면서 혼자 연습을 하시더군요.

 

 

부산 손수조 후보의 지원유세를 마치고 단상을 내려온 박 위원장에게 손 후보는 셔플댄스를 제안 했는데요.

박 위원장은 막 동작 들어가는 손 후보에 손사래를 쳤습니다. 쑥쓰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지요. 

 

 

 

투표 결과는 나왔고, 양당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겠지만, 

 

유세기간 동안 때론 '애교'로 때론 '환한 웃음'과 '포옹'으로 보여준 국민에 대한 존중과 신뢰의 모습을 현실 정치에서 꼭 실천해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유세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20대 총선에 저는 어떻게 좀 안되겠습니까? ㅋㅋ)

 

신문에 쓰지 못한 몇 장의 사진을 두서없이 올려봅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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