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새해에는...

나이스가이V 2016. 1. 4. 16:30

2016년 들어와 오늘(4) 첫 출근한 사진기자들은 아마도 새해 첫 출근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고민했을 겁니다. 저 역시 출근길 지하철에서 제가 맡을 것이 거의 확실한 첫 출근 스케치를 생각습니다. 머릿속에는 이미 익숙한 사진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지만 다른 거, 뭐 새로운 거 없나싶은 거지요. 새해 새 각오로 시작하는 건 기자라고 다를 리 있겠습니까. 여러 다짐 중에는 새로운 사진에 대한 갈증도 포함됩니다. 그러다보니 새해 첫 출근길 사진을 생각하자마자 떠오르는 매번 보던 사진에 대한 거부의 몸부림이 살짝 일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결국 다른 것을 떠올리지 못하고, 매년 그랬던 것처럼 세종로네거리로 향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사진기자 동료들이 횡단보도에 모여 새해 인사를 나눴습니다. 제한된 시간에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모험을 하지 않은 것이 안전하다는 변명 같은 게 생깁니다. 요즘 현장에서 선배들보다 후배들이 더 많은 연차가 되다보니 매년 반복되는 스케치 현장에서 후배들 보기가 좀 민망합니다. 뭔가를 찾아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는 저의 게으름 탓이겠지요. 십 수 년 전에 입사한 저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배들이 너무 빤한 장소에서 함께 셔터를 누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 체념하고 마는 것도 무책임한 일이지요.

 

 

 

지난해처럼 올해도 비슷한 일들이 반복될 것이지만 그 안에서 매번 새로운 시선을 찾으려는 작은 도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첫 출근길, 희망의 힘찬 발걸음을 찍기 위해 찬 바닥에 배를 깔고 누운 동료들을 보니 새해부터 마음이 좀 짠해졌습니다. 몸 사리지 않는 동료 선후배들이 모두 건강한 한 해 되길 소망해 봅니다.

 

yoonjoong

'사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청동에서 만나는 행운  (0) 2016.02.12
내 것으로 오는 풍광  (4) 2016.02.03
2015 내가 만난 사람들  (2) 2015.12.28
세상을 움직인 한 장의 사진  (0) 2015.09.18
'설마'  (0) 201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