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올림픽

나이스가이V 2013. 1. 28. 08:00

사진다큐 소재로 장애인을 가급적 많이 다루려 합니다. 2002년 생애 첫 다큐가 장애인의 이동권에 관한 것이었으니 저와의 인연이 깊습니다. 다큐를 시작하며 내세운 기획의도와 잘 부합하고 의무감, 책임감 같은 것도 생겼지요. 누가 물어오면 보통 위와 같은 식으로 답을 했습니다. 사실 10년 전 첫 다큐를 힘들게 한 뒤, 다음 다큐도 장애인 관련 소재를 찾고 있는 저를 보면서 내가 왜 장애인이라는 소재에 집착 하는가’ 자문해 보았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같은 반 친구 중에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었습니다. 학교 인근 같은 아파트에 살았고 같은 교회에 다녔고 어머니끼리 친했고 해서 함께 다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몸을 휘청거리며 걷는 친구의 한 쪽 팔을 붙들어 주며 느린 걸음의 보조를 맞춰야 했습니다. 집 앞에서, 교실 앞에서 항상 저를 기다렸던 친굽니다. 함께 다니면서 귀찮기도 했습니다. 착하고 순하고 맑은 이 친구에게 짜증도 내고 혼자 달아나듯 멀리 앞서 가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주변의 시선이 영 싫었던 모양입니다. 민망하지만 학교에서 그런 제게 선행상을 주기도 했지요.

 

그로부터 세월이 훌쩍 흐른 2002년. 장애인이동권을 취재하면서 그 친구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이동권을 외치는 장애인의 현실을 면서 옛 친구가 몸으로 겪어 온 지난 세월이 얼마나 버거웠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냥 미안했습니다. 도움을 준 것보다 피하려 했던 모습이 더 강하게 남아서일 겁니다. 가져다 붙이는 것 같지만, 그런 미안함도 소재를 선택하는 데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다큐에는 평창스페셜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인 지적장애인을 담았습니다.

 

 

 

 

그래, 할 수 있잖아”, “빨리 안 가도 돼. 천천히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크로스컨트리스킹 대표팀 김미나 감독(42)의 목소리가 함박눈이 내리는 평창 알펜시아 훈련장에 울려 퍼졌다. 김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은 각기 다른 인지능력을 가진 27명의 지적장애인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해보자클래식 부문에 출전하는 권재문(19·지적장애2)에게 인사하듯 상체를 움직이라는 주문이다. 일부 선수들의 스키 신기와 맹추위에 흘러내리는 콧물 닦기도 코치진의 몫이었다.

 

 

 

스노보딩 대표팀 김성태 감독(44)은 슬로프 출발지점에 선 선수와 눈을 맞추고 등을 토닥였다. 자신이 슈퍼맨이라 생각한다는 선수에게 , 슈퍼맨. 잘 하고 있어. 자신 있게라며 힘을 실어주고, ‘이 약한 선수에게 돌리고~ 돌리고~” 노래를 부르며 쉽고 정겹게 요구를 전달했다. 김 감독은 시간이 걸리지만 경기력이 향상되고 있다준비한 만큼만 실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 지적장애인들의 축제인 스페셜올림픽은 동계·하계 대회가 각각 4년마다 열린다. 올해는 10번째 동계대회다. 지적장애인들의 대회인 만큼 다수가 참여할 수 있도록 경기에는 예선탈락이 없다. 선수의 예선기록에 따라 성적이 비슷한 8명씩 같은 조에 편성하고 각 조 1~3위에게는 메달을, 4위부터 8위까지는 리본을 수여한다. 승패보다 도전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이다. 김미나 감독은 대회를 통해 지적장애인과 가족이 용기를 얻고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히 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올림픽’,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은 111개국 33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오는 12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원에서 펼쳐진다 

 

 

yoonj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