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유지태와 김효진 결혼식장에서

나이스가이V 2011. 12. 5. 14:11
지난 금요일 배우 유지태와 김효진이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연예인 결혼식에는 입사 후 처음으로 갔습니다.
한 10년 전 쯤 기억으로는 결혼식 취재를 미리 신청한 매체에 공개했지만,
지금 결혼식을 공개하는 연예인들은 없습니다. 
소중한 결혼식을 수많은 매체들의 산만함으로 망쳐버리고 싶지 않는 것도 이유중 하나겠지요.

결혼식 포토세션 1시간 전에 신라호텔 영빈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영빈관 입구에는 대략 150명이 넘는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지요.
뭐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알만한 12년 차 기자인 저도 기가 질려 버렸습니다.

프레스가 적힌 카드를 받으려 명함을 내밀었더니,
미리 신청을 했냐고 물었고, 신청하는 것 몰랐다 하니, 원래 이러면 안되는데 하며
붉은 색으로 프레스가 적힌 목걸이를 건네 줍니다.
난감하고 불쌍한 표정을 지었더니, 먹혀 든 것이지요.

스포츠지 기자 몇과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분위기도 사람도 모두 낯선데 그 사이로 보이는 서 너명의 낯익은 얼굴, 그 반가움이란. ^^
자리싸움이 치열한 현장이라 그런지, 일찍 온 이들은 너 댓시간 전에 와서 소속사와 번호를 적어 놓고
우선적으로 자리 선택권을 받았습니다. 현장규범이지요. 점점 빨라지게 돼 있는 것이지요.

순서대로 입장한 기자들이 큰 홀에 자리를 잡고 주인공을 기다렸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유지태와 김효진 커플이 등장합니다.
플래시 세례가 이어집니다. 퍼붓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요.
남자다보니 신부에 눈이 갑니다.  "이~뻐~" ^^

커플은 "오른쪽이요" "왼쪽이요" "이번엔 가운데요"하고 외치는 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했습니다.

플래시가 터지는 중간중간 사랑이 줄줄 넘쳐 흐르는 시선을 교환하는 커플.
기자 중 누군가가 "볼에 키스해 주세요" "이번에 효진씨가요" "이번에 입에요"
이 커플도 기자들이 이런걸 시키리란 걸 알았을 테지요.
하지만 연기가 아니라 그런지 상당히 쑥스러워 하더군요. 

커플은 "축하해 줘서 고맙다. 너무 행복하다. 잘살겠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손을 꼭 잡은 채 홀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잡은 손 놓치 않기를, 행복하게 잘 살기를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저는 서둘러 빠져나왔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은 '포토월'이라고 하객들이 한 마디씩 하고 들어가도록 만든
벽 앞으로 경쟁적으로 뛰어갔습니다.

10분 공개되는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다섯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조금은 비효율적인 취재 현장입니다.
연예인 사진, 넘쳐 흘러도 그냥 생산되는 것이 아닙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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