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

'카메라를 내려놓다'

어제(23일) 국방부 청사에 모인 사진기자들은 취재를 거부하며 일제히 카메라를 내려놓았습니다. 이날 사진기자들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공식 서명식의 일방적인 비공개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방부에 항의했습니다. 장소가 협소한 이유라면 ‘풀 취재(POOL, 대표 취재해 전체가 공유하는 취재형식)’를 하더라도 언론 공개, 즉 기자 입회를 요구했지요. 국방부 측은 "일본 측의 요구다. 사진을 제공해주겠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협정에 대한 기자들의 해석과 표현을 원천차단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제공하겠다는 의미죠. 공보 담당자들은 계속되는 기자들의 항의에 “맘대로 하라” "사진 제공도 하지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진기자들은 즉시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밀실 서명’ 일..

사진이야기 2016.11.24

식겁한 날

어제 아침 ‘오늘은 조심해야지’하고 휴가 뒤 첫 출근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 때 외우는 징크스 같은 주문입니다. 몸 다치거나 '물'을 먹거나 하는 것을 조심하자는 의미지요. 결과적으로 이날 정말 식겁했습니다. 군 사망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국방부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한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국방부 정문으로 향했습니다. 위병들이 철제문을 닫아걸었고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이 철제문을 부여잡고 오열했습니다. 그때 한 어머니가 철제문을 타고 올라 고함을 질렀습니다. 저는 뒤쪽에 서서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를 끼고 이 장면을 담았습니다. 잠시 뒤 뷰파인더 안에서 이 분이 제 쪽으로 떨어지더군요. 그 짧은 순간에 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생각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 찰나의 상황에 비해 생각이 조금 ..

사진이야기 2014.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