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2

나는 사기꾼이었다

저는 사기꾼이었습니다. 좀 억울했지만 입장을 바꿔보니 영락없는 사기꾼이었지요. 두 주일 전에 사진다큐를 위해 찾은 한 농촌에서의 일입니다. 며칠 계속된 비에 땅이 질어 가을걷이에 나선 농민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무작정 헤매다 콤바인 작업에 나선 노부부를 만났습니다. 이번 다큐의 핵심 주제인 쌀값에 대한 얘기도 듣고 사진도 찍을 요량으로 다가갔습니다. 서글서글한 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틈틈이 던지는 물음에 답도 잘 해주셨지요. 내내 농사일을 지켜보며 가끔 사진 찍고 가끔 질문을 했습니다. 모르는 쌀농사는 지켜보는 거 이상 답이 없었지요. 시간을 충분히 두고 대화하다가 자연스레 집으로 초대받는 모양새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더 깊이 다가가 노부부의 사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마감에..

사진이야기 2016.10.21

행복 파종하는 초보농부들의 귀농학교

요즘 귀농·귀촌이 다시금 화두로 떠올라 귀농학교를 다녀왔습니다. 사진다큐을 위해서 말이지요. 찾은 곳은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화천현장귀농학교'입니다. 이곳에서는 은행지점장, 관세사, 제빵사, 자영업 등 도시에서 각 기 다른 삶을 살았던 12명의 초보농부들이 5월 따가운 햇살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슬쩍 끼어 삽질도 해보고 잔일을 좀 해보았습니다만, 온 종일 땡볕을 받아들이는 몸의 노동이 쉽지 않았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농사나 지어야 겠다"라는 가볍고 무책임한 말을 이제는 장난으로라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밭을 갈고 흙을 쌓아 올린 두둑에 골을 만들어 희망을 담아 더덕 씨앗을 뿌린다. 막 농사를 시작해 아직은 고..

사진다큐 2012.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