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2

모범 부부

그는 구멍 난 양말을 신고 있었습니다. 양복 차림이었으니 집에서나 신는 홈패션의 일환은 아니었지요. 거실 바닥에 깔아 놓은 두툼한 러그 속으로 발을 넣었다 뺐다 하는 동안 제 눈에 띄었습니다. 찍었냐구요? 눈으로만 봤습니다. ^^ 강지원 변호사. 그는 정책중심선거로 기존 정치판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18대 대통령 선거에 나와 0.2% 득표해 낙선했지요. 강 변호사와 대법관을 지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부부를 만났습니다. 부부는 삼청동 한옥에 살고 있었습니다. 마당까지 40평 남짓 되는 아담한 한옥에서 지난 2년간 월세로 살았다는 군요. 밖으로 난 창과 문에는 큼직한 비닐을 덮어 새 들어오는 찬바람을 막고 있었습니다. 덧 댄 비닐과 구멍 난 양말로 이 부부의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짐작하는 것은 오버입니..

사진이야기 2013.01.14

김진숙의 후련하고 통쾌한 일침

짧은 머리를 한 채 당당하게 앉아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게는 흰 머리칼 흩날리며 크레인 위에서 손을 흔들며 웃는 모습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분이었지요. 염색을 한 검은 머리의 김 위원은 제가 생각하던 것보다 젊어 보였습니다. 뿔테 안경과 목에 두른 스카프가 인상적이었지요. 309일 동안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였던 김진숙 지도위원이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날 검증 대상인 김신 대법관 후보자는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 지도위원에게 "퇴거할 때까지 회사에 하루 100만원씩 지급하라"는 간접강제결정을 내렸었지요. 김신 후보자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청문회장에 들어서자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퇴장했다는군요. 아..

사진이야기 201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