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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옛 사진과 영상들이 꺼내져 수시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대세를 거스를 수 없어 저도 옛 자료를 뒤지다 지난 201218대 대선 때 계간 사진기자기고용으로 썼던 취재기를 찾았습니다.

 

취재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 단일화 신경전 끝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사퇴를 선언했다. 목소리는 몹시 떨렸고 캠프를 떠나며 눈물을 글썽였다. 안 후보의 전담 마크맨으로 두 달여 쫓아다녔던 나는 허탈해졌다. 그 여운이 며칠 동안 이어졌다.”

 

간단한 일기처럼 쓴 취재기는 1128일부터 기록돼 있었습니다.

D-21.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캠프로 넘어왔다. 오자마자 충남, 전남, 경남, 경북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 시작됐다......전담 후보가 달라졌다고 일이 달라질 리 없지만 안 캠프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선후배들의 환대와 배려에 빠른 적응이 가능했다.”

 

+아래는 '당시 썼던 블로그 캡처'

 

 

지금은 일상이 되어버린 카톡방이 당시 새로운 취재 문화라고 쓰고 있네요. ^^

카톡의 위로라는 메모에는 “......대부분의 선후배들이 지난 총선 이후 대선까지 달려왔다. 긴장이 반복되는 일정에 지치고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일상의 위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대선에는 새로운 위로의 문화가 정착했다. ‘카톡 채팅이 그것이다. 후보 일정을 공유하는 것이 1차적 목적이지만 하루 일과가 마감될 무렵 어김없이 휴대폰은 카톡, 카톡하며 울어댄다. 잡담 속에서 위로의 언어가 떠다닌다. 위로와 격려의 말들 속에서 그날의 피로를 날리고 다음날 하루의 체력을 보충받는 느낌이다......”

 

D-16.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해단식.

D-13.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달개비 식당 긴급회동.

 

 

이런 고백도 있더군요.

D-8. “.....문 후보의 연설에 마음이 훈훈해 지고 미소도 지어졌다. 대선 후보 마크맨인 사진기자가 적절한 거리와 차가운 시선을 유지할 수 있는가. 기자도 반쯤 캠프사람이 된다고 했던가. 하루 1000컷 이상의 사진과 잘 표현하려는 의지는 대상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조건일까. 표정, 제스처, 목소리 톤 등 세밀한 부분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지켜보며 진정성을 읽어내는 건 나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D-7. “20121212. 12가 세 번 겹친 날이다. 출근길에 긁적인 메모에는 좋은 사진을 찍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저녁이 되면 그 예감의 정체는 무엇이었다고 쓸 것이다라고 적었다...... 북한이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쏘아 올렸다. 뉴스에는 온통 북한 로켓 얘기다. 좋은 예감의 정체는 지면이 줄어 취재 부담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여유로운 하루였다.”

 

D-6. “광주 금남로는 인산인해였다. 후보 도착 전 사회를 보던 000 의원이 방금 00일보 기자로부터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단상에서 그 말을 전한 사진기자를 향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선 유세장에서 사진기자가 박수를 받는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D-5. “......아침부터 세차게 비가 내렸다..... 부산 서면유세에서 문 후보를 근접해 찍었다. 흠뻑 젖어 유세차에 오른 문 후보는 고성능 마이크로 민폐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말로 유세를 시작했다. 비 때문인지 겸손하고 배려하는 그의 말이 참 좋다고 느껴졌다...."

 

 

D-2. “고생의 끝이 보인다. 초박빙이라는 보도에 결과가 어찌될지 궁금하고 좀 초조해졌다. 후보는 막바지 강행군에 나섰다....”

 

D-1. “....마지막 유세여서인지 인산인해다. 사진기자들의 딛고 선 사다리 뒤에서 안 보인다며 날리는 욕과 아우성이 대단했다. 욕을 버티는 것도 동료들 덕이다. ‘욕도 나누면 N분의 1’이 되는 법.....강추위 속에 후보를 뚫어져라 주시하는 유권자들의 모습에서 그 간절함을 짐작했다.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인파의 규모를 보며 장관이라 생각했다.”

 

D-day. “.....오후 문 후보가 이긴다는 조사결과를 뒤엎고 박 후보가 앞섰다는 결과가 다시 올라왔다. 6시 출구조사는 박 후보 50.1%, 문 후보 48.9%로 박 후보 당선을 예측했다. ....9시경 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다는 개표방송 자막이 떴다. ‘이건 아닌데...’하는 표정으로 선후배들이 하나둘씩 당사를 빠져나갔다. 12시가 다 되어 당사에 모습을 드러낸 문재인 후보는 최선을 다했다. 역부족이었다. 패배를 인정한다고 했다. 누군가 낙선하기 마련인 선거지만 문 후보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후보를 전담했던 마크맨으로 후보에 대한 기대와 애정이 그만큼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과 함께 저장된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문 후보가 한 유세장에서 꽃으로 장식된 기표 모형을 든 사진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그 꽃은 바로 장미였습니다. 장미대선을 예견한 것 아니었을까요. 소름 돋지 않습니까. 위에 글에서 대선 당시 ‘12가 세 번 반복되던 날의 설렘, 즉 '좋은 사진을 찍을 것 같은 예감'이라 썼지요. 이 사진은 바로 그날 찍힌 사진입니다. 제가 5년 뒤의 설렘을 예감했던 걸까요. 다시 한 번 팔에 닭살이 타고 올라옵니다. ㅎㅎㅎ

 

2012년12월12일 충남 서산의 한 재래시장 유세장.

 

블로그를 쓰고 있는 이 시간 YTN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희생자 유족을 안아주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뭉클합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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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잇달아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의원들이 지난 4일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동교동 사저를 찾았습니다.

 

응접실에서 이희호 여사를 기다리던 중 유성엽 의원이 안철수 의원을 향해 김병관을 아느냐?”고 물었고 안 의원은 처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영입한 것에 대한 얘깁니다. IT 기업인인 김 의장은 안철수의 대항마라 기사 제목이 달리기도 했지요.

 

“(입당시켜) 기업인을 망하게 하면 되나?”하고 유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함께 자리한 탈당파 의원 모두 허허허하고 웃었습니다. 한 기업인의 입당과 그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를 비꼰 것이지요 인재영입 관련 기사에는 김 의장이 그의 고향인 전북 정읍 출마가 거론되더군요. 현재 유 의원의 지역구입니다.

 

새해 첫 출근 날 목격한 정치인의 모습이 없는 누군가를 비아냥대는 것이었지요. 좀 없어 보이더군요. 불편한 심기의 표현이었다해도 말이지요. 잠재적 경쟁자를 저주부터 하고 보는 것은 한 사람의 됨됨이를 의심케 합니다. 풀 취재(장소 협소 등의 이유로 대표 취재하는 것)하는 기자가 있음에도 얘기한 것을 보면 그냥 생각 없이 던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담의 형식을 띠었지만 '기사에 써 달라'는 계산된 발언이지요.  

 

2016년 출근 첫 날 없는 사람 욕하지 않으리라는 새해 다짐 하나 추가했습니다.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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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재인(철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가 문 대표가 거부한 혁신 전당대회를 재차 요구한 뒤 장고를 위한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문 대표를 향한 최후통첩이며 탈당 수순이란 말도 나옵니다.

 

며칠 전 같은 당 이종걸 원대대표는 아침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감동적인 사진을 기억한다. 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주었다. 오늘 날이 찼다. 당은 더 냉랭하다. 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주어야 한다.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이 두 분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언급한 감동적 사진이 무엇인지 단박에 떠올랐습니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저는 안철수 후보를 전담해 사진 취재를 하다 안 후보가 사퇴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다시 전담하게 됐었지요. 유세 지원에 나선 안 전 대표가 노란목도리를 문 대표(당시 대선 후보)에게 메어주던 장면이었지요.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미지며 특히 지지자들에겐 더없이 감동적인 사진이었습니다.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정치 혹은 선거의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진짜 사진의 힘은 즉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것보다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수시로 호출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문·안은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대선 주자들이었습니다. 이후 여의도 밥을 3년 간 먹었습니다. 적당히 때가 탄 두 정치인은 가진 것이 많아졌습니다. ‘내려놓아야 얻는다는 것은 이젠 순진하기 짝이 없는 격언처럼 들릴지도 모르지요.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목도리를 서로 둘러주기보다 한 목도리를 두고 자기가 메야한다고 당기고 있는 형국입니다. 3년 전 사진이 현실 정치의 갈등을 더 커 보이게 합니다.


하튼 추억의 사진도, 정치도 생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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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국회의 사진도 그날의 야마(주제, 핵심)’가 있지요. 사진기자들은 짐작한 상황을 노리거나 나름의 해석을 사진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개회되고, 지난 3일 오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했습니다김무성 대표는 야당을 비난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역시 여당 대표의 연설을 비판했지요. 두 사람의 모습을 대비해 보여주는 것이 이날 사진의 핵심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야당 대표의 반응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오후에 여야 대표가 함께 참석하기로 한 외부행사는 굳이 취재의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지 않았습니다. 이날 행사 진행자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했던 뚝딱이 아빠김종석씨였더군요. 아이들 눈에 정치인은 싸우는 사람일겁니다. 그는 여야 대표가 아이처럼웃는 모습을 미디어를 통해 보여주려 했던 모양입니다. 사진 속 두 대표는 진행자의 주문에 손 마주잡고 서로 목과 겨드랑이를 간질이기도 했습니다두 대표의 모습은 해맑았습니다. 결국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기록했던 사진들이 '파안대소의 여야 대표' 사진에 밀렸습니다.

 

기사에 사진을 꼭 맞출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기사처럼 맥을 짚는 사진이 들어갈 때 기사의 완성도가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기사에 딱 맞아 떨어지는 사진을 찍지 못했을 때는 사진을 꼭 기사에 맞춰야 하나?”하고 따지고, 딱 맞는 사진이 당할 땐 왜 어울리지 않는 사진을 쓰는가?”하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내가 한 짓은 로맨스라는 것이지요.

 

행사에 참여한 두 대표의 사진은 보기 좋았습니다. 마주보고 윙크까지 날렸으니 그 분위기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오전 연설에서 서로 적대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편 정치인의 사진이 찍힌 그대로의 얘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보이는 사진읽히는 사진이 다를 수 있지요. 여러 신문이 많은 사진 중 파안대소사진을 썼습니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일단 한 앵글 안에 양당 대표가 잡혔다는 것이고, 화끈하게 웃는 사진이 제일 먼저 편집자의 시선을 잡아끌었겠지요. 오전에 얼굴 붉히고 오후에 손잡고 웃을 수 있는 직업인은 정치인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에 대한 냉소를 부르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네요. 예민한 지지자들은 대표들에게 지금 웃을 때인가?”라고 쓴 소리를 뱉겠지요. 

 

 

 

요즘 사진은 읽어야 할 때가 잦은 것 같습니다. ‘싸우지만 말고 사진처럼 함께 잘 해보라는 메시지로 읽히기도 하지만, 마음과 같지 않은 행동이라는 반어적'인 사진으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네 탓만 외친 여당 대표라는 제목과 사진이 대조를 이룹니다. 사진 자체로 또는 사진이 기사 내에서 제목과 어떻게 어울리는 지 살피고, 이를 어떻게 읽을 지는 순전히 보는 이의 몫이겠지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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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사진이야기

국회를 한 주 동안 매일 나오게 됐습니다. 이날(32)은 김영란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막판협상 등으로 챙겨야 할 일정이 많았습니다. 국회로 출근해 기자실에 카메라를 내려놓자마자 구내식당에서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1000mg 비타민도 한 알 삼켰습니다. 몸이 벌써 반응하는 바쁜 날을 예감했습니다. 밥과 비타민은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지요.

 

국회 하루의 시작은 여야 아침회의입니다.

09:00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김무성 대표 등이 들어올 때의 분위기와 김 대표 등의 모두발언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09:15 뛰듯이 이동해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를 찍습니다. 보통 당대표의 발언은 지나가 버린 뒤지요. 매번 새누리 먼저냐, 새정치 먼저냐를 망설이게 마련입니다. 

 

 

 

기자실에 돌아와 여야 아침 회의 사진을 골라냅니다. 그 사이 새정치연합의 문자가 들어옵니다.

 

09:45 새정치 민병두 의원의 박근혜 정부 특정지역 편중 인사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가 국회 내 회견장인 정론관에서 있답니다. 하던 작업을 중단하고 쫓아 내려가 이를 취재합니다.

 

 

10:00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가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했습니다. 국회의장실에서 모두발언까지 취재하고 자리를 뜹니다.

 

 

10:15 기자실로 가다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 들러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예산 관련해 보고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10:30  내친김에 잇단 총기 사건과 관련해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회의실에서 의원들의 질의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답변 모습을 찍었습니다.

 

 

하다가 만 여야 아침회의 사진을 마저 작업해 전송을 한 뒤, 이어 취재한 사진 중 몇 장씩을 골라 전송합니다.

점심시간. 작업하다 말고 선배들과 점심 먹으러 갑니다. 함께 나서지 않으면 나중에 혼자 먹어야 합니다.

 

식사 후 못 다한 사진작업을 마무리 짓다말고,

13:30 새정치연합 의원총회 회의장으로 갑니다. ‘전체 비공개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라도 담으려 나가봅니다. 한 발 늦었습니다. 아쉬움에 늦게 들어서는 안철수 의원을 한 컷 찍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 후보 사퇴전까지 제가 전담이어서 그런지 보면 짠~합니다.  

 

 

지금까지 취재사진 작업을 마무리하는 중에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 여야 지도부 예방 일정이 문자메시지로 도착합니다.

 

15:00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새누리당 지도부 방문. 만남 장소인 새누리당 대표실로 예정시간보다 15분 일찍 갑니다만 이미 자리는 없습니다. 서거나 앉지도 못하고 3단 사다리를 놓고 뒤에 올라서서 취재합니다. 비공개로 전환되기까지 사진을 찍습니다.

 

 

이번에는 사다리를 들고 일찌감치 비서실장의 다음 일정인 새정치연합 대표실로 가서 미리 자리를 잡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어 막간을 이용해 앞선 취재 사진 마감을 하기 위해 기자실로 오다가,

 

15:20 국회 중앙홀에서 열리고 있는 고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 소통, 운송전시 개막식을 몇 컷 담습니다.

 

 

다시 기자실. 엉덩이를 무겁게 유지했어야 하건만 옆자리 타 신문 선배의 봐야하지 않을까하는 한마디에 팔랑 귀는 즉시 반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을 잠깐 스케치합니다.

 

 

16:00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방문. 미리 맡아 둔 자리에서 사진에 담습니다.

 

 

기자실 와서 앞선 전송사진 이후 찍은 사진을 마감합니다. 마감하던 중에,

 

17:15 여야 원내대표단의 김영란법처리를 위한 협상 장면을 '긴급 취재'하고 서둘러 기자실로 와 즉시 마감했습니다.

 

 

어떤 사진들이 넘어가는지 확인하고 그제야 한숨을 돌립니다. 

 

국회의 하루가 매일 이렇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만, 하여튼 이날은 입에 단내가 나도록 일했습니다. 취재와 마감이 쉴 새 없이 반복되는 날에는 마치 사진 찍는 기계가 된듯 합니다. ‘입에 단내가 나는 기계’. 이렇게 생산된 사진에 소위 영혼이 깃들 리 없지요. 국회 일에 잔뼈가 굵은 선배들도 일 많다고 투덜대긴 하지만 표정에는 여유가 있습니다. 우스갯소리와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나름 피로를 털어내는 '노하우'인것 같습니다. 저의 부족한 내공을 절감할 뿐입니다.

 

국회의 긴 하루는 그렇게 지나갑니다.

 

이날 나름 아껴서 셔터를 눌렀습니다. 891컷을 찍었고 그중에 71컷을 골라서 회사로 전송하였습니다.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작업으로 보이지만 온라인은 별도로 하고, 신문에 두 장 정도 쓰면 보람찬 하루지요.

 

다음날 아침 신문에 제가 전송한 국회 사진은 흔적도 없었습니다.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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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사진은 흐르는 시간과 공간을 수십, 수백분의 1초라는 셔터의 칼로 잘라 정지시킨 기록이라 할 수 있겠지요. 분명 소리없이 정지된 기록이지만 어떤 사진은 생물처럼 말을 하고 움직입니다. 시간의 더께가 켜켜이 쌓이며 정지된 시간으로부터 멀어져 갈수록 더 큰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고 또 다른 이야기를 던지기도 합니다. 

제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마지막 모습의 기록이 그렇습니다. 검찰 조사를 받고 김해 봉하마을 사저로 돌아오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5월 23일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이 사진을 다시 보았습니다. 다시 본 사진은 그저 단순한 무표정 내지는 무거운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고 고르고 트리밍하고 전송을 하면서 들었던 느낌과는 다른 차원의 말을 걸어오는 것이지요. 1년이 지나고 2년, 3년이 지나면서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지는 당시 현장의 디테일보다 그가 추구하던 가치와 더 멀어지는 현실과 그 경험이 그 사진 위에 덧대어 지고 있는 것이지요. 4주기를 맞이해 다시 사진을 꺼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뒤에 선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모습이 또 다른 얘기를 걸어 옵니다. 

과거의 사진이지만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얘기하는 것 같지 않나요?

내년에는 또 내후년에는 어떤 말을 걸어 올까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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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유세를 따라다니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비오는 날 사진기자는 손이 세 개쯤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찍는 동안에는 우산을 겨드랑이와 목으로 지탱합니다. 카메라가 젖지 않게 하기 위함이지요. 빗발이 굵어지면 이마저 소용이 없습니다. 어제는 일하는 내내 물기를 닦았습니다. 그래도 렌즈에 뿌옇게 앉는 습기. 비오는 날 술 마시긴 좋아도 일하는 건 귀찮습니다. ^^  

 

엊그제는 춥다고, 손발이 시려서 일하기 힘들다고 툴툴댔는데, 추위 물러가고 내리는 비가 또 싫습니다.

ㅎㅎ 천상 '사람'아니겠습니까.

 

그런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후보의 이날 마지막 유세장인 부산 서면에 도착해 유세차에 먼저 올랐습니다. 노래'그대에게'가 울려 퍼지고 문 후보가 흠뻑 젖은 채 등장했습니다. 우비를 입었지만 들이치는 비는 어쩔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유세차로 올라 온 문 후보의 안경에 포커스를 맞춰 몇 장 찍었습니다.

나중에 사진을 만들면서 보니, 물방울 뒤로 선해 보이는 문 후보의 눈망울보다, 터지고 갈라진 입술 가장자리가 눈에 먼저 들어 왔습니다. 문 후보와 저의 처지는 '많이' 다르지만, 여하튼 춥다고 비온다고 힘들다고 내던 짜증이 엄살처럼 느껴져 무안했지요.

 

 

문 후보는 이날 "사랑합니다"라고 입을 뗀 뒤 "고성능 마이크로 민폐 끼쳐 송구스럽습니다"며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연설 중간에 "문재인, 문재인" 외치는 연호에는 어김없이 "고맙습니다~"하고 답한 뒤 연설을 이어 갔지요. 후보의 연설을 반복해 들으며 공약보다 말투, 손짓, 표정 등 개인의 습관에 더 주목하게 되더군요.        

 

 

                                                     '부산갈매기' 합창하는 문 후보

 

남대문시장에서 소주를 인사동 거리에서 막걸리를 광화문에서 호프를 국민과 함께 즐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후보.

 

선한 눈과 거친 입술을 보며 그 말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건 사진기자라 그런 거 겠지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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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에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요. 하지만 '정면충돌'이라는 센 제목으로 시작하는 기사와 함께 나간 두 후보의 사진에서는 이미 단일화가 시작되고 있는 듯 합니다.

 

편집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재밌는 편집이어서 보여드립니다.

 

문재인 후보의 흙먼지 덮인 구두를 클로즈업한 사진과 '소통과 융합'을 강조하며 한쪽 눈을 가린 안철수 후보의 손을 부각시킨 사진이 나란히 쓰였습니다. 기사는 다툼이지만, 사진은 화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과 발'이 따로 일 순 없지요.

좀 억진가요? ^^

 

<경향신문 10월11일자 5면>

 

다음 사진에서는 확실한 '단일화'의 이미지를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날 신문 8, 9면을 나란히 장식한 대선기획 문 후보, 안 후보 '뒤집어 보기'에 실린 사진 보시죠.

문재인 후보가 전북 정읍을 방문해 벼베기를 도운 뒤 농민들에게 막걸리를 따르는 사진을 썼습니다.

막걸리에는 찌짐(전) 만한 안주가 없지요.

 

 

 

 

그렇습니다.

 충남 천안의 오이 농장을 방문한 안철수 후보는 오이 빈대떡을 부쳤습니다.

절묘하지 않습니까.

'손과 발'에 이어 '술과 안주'라......

 

 

.

 

 

두 후보의 다툼 기사에 물려있는 후보들의 소통하는 듯 한 사진.

그러고보니, 기사와 사진도 지면 내에서 화해와 소통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yoonjoong 

 

 

Posted by 나이스가이V

대선후보들의 행보에 '발언' 만큼이나 '이미지'도 중요합니다.

현장을 따라다니다보면 사진 앵글에 들어오는 후보의 표정과 행위는 좀 더 크고,

극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후보가 얘기를 하면 제스처를 써주길 바라고, 웃으면 목젖이 드러나도록 웃어주길 바라고,

아이를 만나면 안아주길 바라고, 거리에 포장마차라도 들어가면 떡볶이나 오뎅을 집어서 먹었으면 하고, 이왕 먹으면 맛있는 표정으로 한 입 거칠게 베어 먹길 바라지요.

 

이런 바람이 있으면서도 후보들이 이를 너무 잘 소화하면 조금 얄밉고, 이를 너무 모르면 답답하지요.

혹자는 연출이라며 정치인들의 사진을 폄훼하기도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이미지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데 의식하지 않을 이는 없겠지요.

 

지난 10일 '날 것'의 이미지라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대전에서 과학자들과 대담을 하는 문재인 대선 후보의 '흙 묻은 구두'가 한참만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떤 표정, 어떤 제스처보다 '구두'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발로 뛰는 기자가 좋은 기사를 얻듯,

발로 뛰는 정치인이 살맛나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겠지요.

 

대선 후보의 흙 구두를 보며 괜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yoonjoong

 

  

 

  

Posted by 나이스가이V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순회 경선 마지막 일정인 서울 경선 대회장에 일찌감치 도착했습니다. 사진기자석과 동선이 가장 짧은 곳에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수시로 드나들며 마감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선 결과 발표가 마감시간(오후 4시) 이후라 괜히 마음이 조급해 집니다. 발표시간을 당길 수도 없는데 말이지요. 이날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고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것이 예상이 된 터라, 캡션도 미리 써 놓습니다. 대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문재인 대통령 후보 당선자가...’라는 내용의 캡션을 쓰다 보니, 나머지 세 후보에게는 좀 미안해 지더군요.

 

 

대부분의 매체가 문재인의 승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기에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는 기운이 빠질 수 밖에요. 정견 발표를 위해 단상을 걸어 올라가는 뒷모습이 지치고 무겁고 쓸쓸해 보였습니다. 시종 주먹을 쥐고 허공을 가르고 핏대 세우며 외치던 모습도 이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투개표가 끝나고 과반 득표를 유지한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되는 순간, 세 후보는 착잡하고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요. 하지만 그 표정 위에 엷은 웃음을 덮어 문 후보에게 축하인사를 건넸습니다. 경선 과정의 일부 문제에도 모두 완주했고, 깨끗이 패배를 인정한 것이지요.

 

새삼 세상의 가장 처절한 게임이 정치판의 게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나름의 경험과 매력을 지닌 다른 세 후보에 대한 안타까움이 일더군요. 어쩌겠습니까.

 

 

문재인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한 세 후보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노심초사, 숱한 불면의 밤을 보내며 일정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쏟아내고 지금쯤 몸살이 났겠지요. 각 후보가 내세웠던 슬로건 내일이 기다려진다. 37.2’ ‘내게 힘이 되는 나라’ ‘저녁이 있는 삶은 여전히 소중하고 버릴수 없는 가치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이제 큰 산 하나를 넘었습니다. 누구는 준결승전을 치렀다고 얘기합니다. 국회 출입하는 기자들도 이제 본격적인 시작인 셈이지요. 나날이 수척해져가는 국회 출입 선후배들의 모습을 보며 저녁이 있는 삶은 문 후보께서 꼭 챙겨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모든 후보들의 앞날에 건승을 빕니다!!

 

yoonjoong

Posted by 나이스가이V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장에는 취재진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민주통합당 대선 광주·전남 경선이 끝나자마자 저도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이날 비엔날레 개막식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쪽 바닥에선 대단히 큰 일입니다.

여야 양당의 대선 경선 이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당내 경선 1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첫 만남이었지요.

무대 주변에 몰려든 취재진은 행사 스태프들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밀리면 끝장이라는 듯 자리를 굳게 사수했습니다.

 

박근혜, 문재인, 손학규 후보가 식장에 나타나자 시야를 가리는 모든 이들은 기자들의 적이 됐습니다.

"거기 앞에요!!" "좀 나오세요" "후보님~ 여기요!!" 애가 타는 기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저를 비롯한 수많은 기자들이 기다리던 순간은 박근혜, 문재인 후보가 악수하는 장면이었지만 제대로 찍을 수 없었지요. 수 많은 '적'들의 방해 때문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최상의 한 컷을 놓치면 다시 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후보들이 떠나는 순간이지요. 때를 기다리며 후보들의 세세한 표정과 움직에도 셔터가 터집니다.

  

후보들에 집중하다보니 소리소문없이 자리에 앉아 있는 한류스타 이병헌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배우 임수정과 이 행사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지요. 

 

강운태 광주시장의 소개로 이병헌이 인사를 하자, 관람객들이 환호를 했습니다.

후보들도 좀처럼 만나기 힘든 한류스타를 신기한듯 일제히 바라봤습니다. 

사진기자들의 플래시는 간헐적으로 터졌습니다.

 

 

예쁜 배우 임수정이 소개되었지만, 플래시 세례는 받지 못했습니다.

 

 

이어 "귀한 손님"이라며 대선 주자들을 소개했습니다. 관람객들의 환호와 기자들의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습니다.

"여기도 봐주세요!!" "뒤로 돌아주세요" 다시 기자들의 애타는 외침이 쇄도했지요. 

 

어디를 가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 이병헌이 좀 섭섭했던 걸까요.

표정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지요.

 

 

문재인 후보와 손학규 후보가 먼저 자리를 떠나며 박근혜 후보에 인사를 했고,

기다리던 악수 장면에 카메라 셔터소리와 플래시가 '빛고을'의 밤하늘을 불꽃놀이처럼 수를 놓았습니다.

 

 

이날 밤, 한류스타와 예쁜 여배우에 대한 관심은 대선 주자들에 많이 밀렸습니다.

그나저나 대통령 잘 뽑아야 할 텐데요 ^^

 

yoonjoong

 

 

 

 

   

Posted by 나이스가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