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 4

5년 전 장미대선은 예견됐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옛 사진과 영상들이 꺼내져 수시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대세를 거스를 수 없어 저도 옛 자료를 뒤지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때 ‘계간 사진기자’ 기고용으로 썼던 취재기를 찾았습니다. 취재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 단일화 신경전 끝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사퇴를 선언했다. 목소리는 몹시 떨렸고 캠프를 떠나며 눈물을 글썽였다. 안 후보의 전담 마크맨으로 두 달여 쫓아다녔던 나는 허탈해졌다. 그 여운이 며칠 동안 이어졌다.” 간단한 일기처럼 쓴 취재기는 11월28일부터 기록돼 있었습니다. D-21.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캠프로 넘어왔다. 오자마자 충남, 전남, 경남, 경북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 시작됐다......전담 후보가 달라졌다고 일이 달라질 리 ..

사진이야기 2017.05.18

'사진도, 정치도 생물'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문(재인)·안(철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가 문 대표가 거부한 혁신 전당대회를 재차 요구한 뒤 장고를 위한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문 대표를 향한 최후통첩이며 탈당 수순이란 말도 나옵니다. 며칠 전 같은 당 이종걸 원대대표는 아침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감동적인 사진을 기억한다. 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주었다. 오늘 날이 찼다. 당은 더 냉랭하다. 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주어야 한다.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이 두 분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언급한 ‘감동적 사진’이 무엇인지 단박에 떠올랐습니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저는 안철수 후보를 전담해 사진 취재를 하다 안 후보가 ..

국회풍경 2015.12.08

비와 문재인

유세를 따라다니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비오는 날 사진기자는 손이 세 개쯤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찍는 동안에는 우산을 겨드랑이와 목으로 지탱합니다. 카메라가 젖지 않게 하기 위함이지요. 빗발이 굵어지면 이마저 소용이 없습니다. 어제는 일하는 내내 물기를 닦았습니다. 그래도 렌즈에 뿌옇게 앉는 습기. 비오는 날 술 마시긴 좋아도 일하는 건 귀찮습니다. ^^ 엊그제는 춥다고, 손발이 시려서 일하기 힘들다고 툴툴댔는데, 추위 물러가고 내리는 비가 또 싫습니다. ㅎㅎ 천상 '사람'아니겠습니까. 그런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후보의 이날 마지막 유세장인 부산 서면에 도착해 유세차에 먼저 올랐습니다. 노래'그대에게'가 울려 퍼지고 문 후보가 흠뻑 젖은 채 등장했습니다. 우비를 입었지만 들이치는 비는 어..

사진이야기 2012.12.15

문재인의 흙구두

대선후보들의 행보에 '발언' 만큼이나 '이미지'도 중요합니다. 현장을 따라다니다보면 사진 앵글에 들어오는 후보의 표정과 행위는 좀 더 크고, 적극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후보가 얘기를 하면 제스처를 써주길 바라고, 웃으면 목젖이 드러나도록 웃어주길 바라고, 아이를 만나면 안아주길 바라고, 거리에 포장마차라도 들어가면 떡볶이나 오뎅을 집어서 먹었으면 하고, 이왕 먹으면 맛있는 표정으로 한 입 거칠게 베어 먹길 바라지요. 이런 바람이 있으면서도 후보들이 이를 너무 잘 소화하면 조금 얄밉고, 이를 너무 모르면 답답하지요. 혹자는 연출이라며 정치인들의 사진을 폄훼하기도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이미지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데 의식하지 않을 이는..

사진이야기 201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