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호 2

해와 별에 대한 변명

연말이 되면 사진기자들은 소위 ‘송·신년호’ 사진을 준비하며 바쁩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한해 마지막 지면과 새해 첫 지면에 좀 더 특별한 사진을 내보이겠다는 의지입니다. 사진부의 한해 마무리와 또 새로운 시작이 이 사진으로 완성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기자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송년호는 지난 한 해를 상징하는 큰 사건을 중심으로, 신년호는 새해 예정된 큰 행사나 ‘띠’를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립니다. 소재는 비슷하게 수렴됩니다. 그러다보니 같은 현장에서 만나기도 하고, 섭외과정에 같이 힘을 보태기도 합니다. 비슷한 사진이 각기 다른 신문에 실리는 이유입니다. +일간지 신년호 모음 여전히 송년호에는 별이, 신년호에는 해가 배경으로든 중심으로든 들어가 있습니다. “사진에 해, 별, 차량 ..

사진이야기 2018.01.02

"좀 웃겨 주세요"

지난해 12월29일 두 건의 인터뷰 사진을 맡았습니다. 두 건 모두 새해 첫 1면 사진 후보에 올라 있다며 전날부터 데스크는 은근히 압박을 가했습니다. 혁신학교 용인 흥덕고 3학년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전날 인터뷰는 했고 사진만 다시 찍는 것이었지요. 졸업과 대학 입학을 앞둔 학생 4명을 모으는 게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근데 어떻게 나가는 사진이죠?" 한 학생이 물어왔습니다. "1면에 나갈 사진이야. 희망적인 내용에 어울리는 밝은 표정의 사진..." 1면에 나간다는 책임지지 못 할 말을 냉큼 내뱉었습니다. 신기해 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교실로 올라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시작은 무표정입니다. 슬슬 달궈 가는 것이지요. "조금 더 밝게 해볼까" "조금 더, 이가 보이도록" "자~ 활짝 웃자" ..

사진이야기 2013.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