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진 2

그들의 뒤통수

신문에 ‘금주의 B컷’이라는 코너가 신설됐습니다. B컷은 A컷에 밀려 쓰지 못한 아까운 사진을 말하지만 신문에 쓰기 부족한 사진의 의미도 있습니다. 나름 골라냈으나 지면에서 외면받은 사진뿐 아니라 아예 폴더 내에서 잠자던 사진도 B컷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코너가 생기다보니 삭제 직전에 기사회생해 'B컷'의 지위를 당당하게 누리게 되는 사진이 늘 것 같습니다. 신문에 쓰지 못하는 사진을 신문에 쓰는 것이니 B컷이 아니라 A컷이 되는 셈이지요. 아래 사진들은 B컷 코너를 위해 준비했지만, 지난 주말 ‘정치 덕후’ 커버스토리에 꼽사리 끼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뒤통수 보고 누군지 맞혀 보시라'는 퀴즈가 되었던 것이지요.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찍어두었던 사진입니다. 청문회에 출석한 증..

산울림 김창완의 주름

인물 사진, 특히 연예인의 사진을 좀 다르게 찍을 순 없을까, 고민을 합니다만 번번이 실패하고 맙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저 그런 빤한 사진을 찍고 비슷비슷한 사진이 신문에 실립니다. 산울림의 김창완을 카메라에 담을 때도 늘 그랬던 것처럼 다르지 않은 표정과 제스처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조금 어색해 했습니다. '자연스러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그가 표현한 어색함은 사진을 찍힌다는 사실보다,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는 저와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만나서 인사하자마자 사진부터 찍는 것은 현실이 그러하더라도 무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시간에 쫓기듯 사진을 찍는 것이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어색함을 누그려 볼 요량으로 “지금 표정 너무 좋아요”라고 역시 틀에 박힌 멘트가..

사진이야기 201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