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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옛 사진과 영상들이 꺼내져 수시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대세를 거스를 수 없어 저도 옛 자료를 뒤지다 지난 201218대 대선 때 계간 사진기자기고용으로 썼던 취재기를 찾았습니다.

 

취재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 단일화 신경전 끝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사퇴를 선언했다. 목소리는 몹시 떨렸고 캠프를 떠나며 눈물을 글썽였다. 안 후보의 전담 마크맨으로 두 달여 쫓아다녔던 나는 허탈해졌다. 그 여운이 며칠 동안 이어졌다.”

 

간단한 일기처럼 쓴 취재기는 1128일부터 기록돼 있었습니다.

D-21.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캠프로 넘어왔다. 오자마자 충남, 전남, 경남, 경북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 시작됐다......전담 후보가 달라졌다고 일이 달라질 리 없지만 안 캠프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선후배들의 환대와 배려에 빠른 적응이 가능했다.”

 

+아래는 '당시 썼던 블로그 캡처'

 

 

지금은 일상이 되어버린 카톡방이 당시 새로운 취재 문화라고 쓰고 있네요. ^^

카톡의 위로라는 메모에는 “......대부분의 선후배들이 지난 총선 이후 대선까지 달려왔다. 긴장이 반복되는 일정에 지치고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일상의 위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대선에는 새로운 위로의 문화가 정착했다. ‘카톡 채팅이 그것이다. 후보 일정을 공유하는 것이 1차적 목적이지만 하루 일과가 마감될 무렵 어김없이 휴대폰은 카톡, 카톡하며 울어댄다. 잡담 속에서 위로의 언어가 떠다닌다. 위로와 격려의 말들 속에서 그날의 피로를 날리고 다음날 하루의 체력을 보충받는 느낌이다......”

 

D-16.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해단식.

D-13.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달개비 식당 긴급회동.

 

 

이런 고백도 있더군요.

D-8. “.....문 후보의 연설에 마음이 훈훈해 지고 미소도 지어졌다. 대선 후보 마크맨인 사진기자가 적절한 거리와 차가운 시선을 유지할 수 있는가. 기자도 반쯤 캠프사람이 된다고 했던가. 하루 1000컷 이상의 사진과 잘 표현하려는 의지는 대상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조건일까. 표정, 제스처, 목소리 톤 등 세밀한 부분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지켜보며 진정성을 읽어내는 건 나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D-7. “20121212. 12가 세 번 겹친 날이다. 출근길에 긁적인 메모에는 좋은 사진을 찍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저녁이 되면 그 예감의 정체는 무엇이었다고 쓸 것이다라고 적었다...... 북한이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쏘아 올렸다. 뉴스에는 온통 북한 로켓 얘기다. 좋은 예감의 정체는 지면이 줄어 취재 부담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여유로운 하루였다.”

 

D-6. “광주 금남로는 인산인해였다. 후보 도착 전 사회를 보던 000 의원이 방금 00일보 기자로부터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단상에서 그 말을 전한 사진기자를 향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선 유세장에서 사진기자가 박수를 받는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D-5. “......아침부터 세차게 비가 내렸다..... 부산 서면유세에서 문 후보를 근접해 찍었다. 흠뻑 젖어 유세차에 오른 문 후보는 고성능 마이크로 민폐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말로 유세를 시작했다. 비 때문인지 겸손하고 배려하는 그의 말이 참 좋다고 느껴졌다...."

 

 

D-2. “고생의 끝이 보인다. 초박빙이라는 보도에 결과가 어찌될지 궁금하고 좀 초조해졌다. 후보는 막바지 강행군에 나섰다....”

 

D-1. “....마지막 유세여서인지 인산인해다. 사진기자들의 딛고 선 사다리 뒤에서 안 보인다며 날리는 욕과 아우성이 대단했다. 욕을 버티는 것도 동료들 덕이다. ‘욕도 나누면 N분의 1’이 되는 법.....강추위 속에 후보를 뚫어져라 주시하는 유권자들의 모습에서 그 간절함을 짐작했다.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인파의 규모를 보며 장관이라 생각했다.”

 

D-day. “.....오후 문 후보가 이긴다는 조사결과를 뒤엎고 박 후보가 앞섰다는 결과가 다시 올라왔다. 6시 출구조사는 박 후보 50.1%, 문 후보 48.9%로 박 후보 당선을 예측했다. ....9시경 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다는 개표방송 자막이 떴다. ‘이건 아닌데...’하는 표정으로 선후배들이 하나둘씩 당사를 빠져나갔다. 12시가 다 되어 당사에 모습을 드러낸 문재인 후보는 최선을 다했다. 역부족이었다. 패배를 인정한다고 했다. 누군가 낙선하기 마련인 선거지만 문 후보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후보를 전담했던 마크맨으로 후보에 대한 기대와 애정이 그만큼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과 함께 저장된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문 후보가 한 유세장에서 꽃으로 장식된 기표 모형을 든 사진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그 꽃은 바로 장미였습니다. 장미대선을 예견한 것 아니었을까요. 소름 돋지 않습니까. 위에 글에서 대선 당시 ‘12가 세 번 반복되던 날의 설렘, 즉 '좋은 사진을 찍을 것 같은 예감'이라 썼지요. 이 사진은 바로 그날 찍힌 사진입니다. 제가 5년 뒤의 설렘을 예감했던 걸까요. 다시 한 번 팔에 닭살이 타고 올라옵니다. ㅎㅎㅎ

 

2012년12월12일 충남 서산의 한 재래시장 유세장.

 

블로그를 쓰고 있는 이 시간 YTN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희생자 유족을 안아주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뭉클합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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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정계를 떠나 전남 강진에서 칩거하던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이 뜨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고 있지요. 손 전 고문은 7일 경기도 남양주 다산유적지에서 열린 정약용 선생 180주기 묘제에 참석해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주제의 특강을 했습니다.

 

때가 때이니 만큼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더민주당의 선거 지원 요청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지요. 몸이 단 양당에 비해 느긋한 손 전 고문. 정치인의 말과 행동에 있어 실학적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인이든 연예인이든 매체의 시야에서 사라지면 잊히기 마련이지만 시야에 늘 머물러 있는 이들의 정치놀음에 신물이 나다보니 칩거하고 있는 손 전 고문의 몸값을 바짝 올라가나 봅니다.

 

정계를 떠난 그가 선거 지원 요청을 받아들일지, 또 그 이후 정치에 복귀할지는 모르는 일이지요. 왜냐면 정치는 '생물'이거든요. 버리고 떠나는 용기만큼 다시 돌아올 때도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겠지요. 칩거하며 정약용을 배운 손 전 고문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이날 차를 타고 행사장을 떠나는 손 전 고문에게 기자들이 따라붙어 계획에 대해 묻습니다. 그저 웃던 그는 손을 들어 인사하고 떠났습니다. 그 장면을 찍는데 불쑥 손 전 고문의 손이 렌즈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손 잡을 뻔 했습니다. 손 내미는 김종인도 안철수도 아닌 저의 손을 잡을 뻔 하셨던 것이지요. ^^ 

 

 

 

그나저나 ‘만약 내가 이 도시를 떠나 초야에 묻힌다면 누가 찾고 또 기억해 줄까.’ 궁금해집니다. 

찾고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뭐 꼭 그래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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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국회풍경

총선을 앞둔 국회는 지금 총성없는 전쟁텁니다. 공천이 막바지로 치닫자 분위기가 격앙돼 있습니다.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릅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바람에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김 대표의 사진이 최선이지만 최선을 챙기지 못하면 더 분주해지기 마련입니다. 국회로 출근하자마자 대표실 앞에서 뻗치기에 들어갔습니다. 대표가 올 일은 없었지만 비대위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어 다른 분위기를 스케치하려 한 것이었지요. 그때 K선배의 전화. “국민의당에 가봐라. 좀 시끄러웠던 갑더라.” 잽싸게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의원회관으로 가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와 지지자들이 회의실 문이 열릴 때마다 투표 결과를 공개하라며 구호를 외쳤지요.

 

회의가 끝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회의장을 나서자 공천에 불만인 당원들이 거칠게 항의하며 달라붙었습니다. 당직자들과 국회 방호원들이 안 대표를 감쌌습니다. 여기에 기자들이 가세합니다. 애초에 질서 있는 취재는 불가능했지요. 어림잡아 3,40명의 사람들이 엉겨 밀고 밀리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저를 포함한 사진기자들은 뒷걸음을 치며 사진을 찍습니다. 뒷걸음치면서도 조심하긴 합니다만 파인더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를 잊어버리기 마련입니다. 뒤로 발라당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밀린 기자 한두 명이 넘어지자 연쇄적으로 바닥에 넘어진 것이지요. 넘어지는 순간 짧게 눈앞에 스친 표정들은 모두 놀라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 남의 표정을 보다니... 생각보다 아프지 않게 넘어졌습니다. 더구나 카메라를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아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는데 조금 민망하더군요.

 

다시 아수라장 속에 몸을 던졌습니다. 상황이 일단락 됐습니다. 혹시 몸에 이상이 있는지 움직여 보는데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두어 시간 뒤 카톡으로 자빠지는 사진이 들어왔습니다. 사진기자 동료들의 기록에 대한 악착같음과 순발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다치지 않았으니 기념사진이 되었습니다. 2 딸래미에게 이 사진을 보여줘야 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이렇게 돈을 번단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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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잇달아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의원들이 지난 4일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동교동 사저를 찾았습니다.

 

응접실에서 이희호 여사를 기다리던 중 유성엽 의원이 안철수 의원을 향해 김병관을 아느냐?”고 물었고 안 의원은 처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영입한 것에 대한 얘깁니다. IT 기업인인 김 의장은 안철수의 대항마라 기사 제목이 달리기도 했지요.

 

“(입당시켜) 기업인을 망하게 하면 되나?”하고 유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함께 자리한 탈당파 의원 모두 허허허하고 웃었습니다. 한 기업인의 입당과 그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를 비꼰 것이지요 인재영입 관련 기사에는 김 의장이 그의 고향인 전북 정읍 출마가 거론되더군요. 현재 유 의원의 지역구입니다.

 

새해 첫 출근 날 목격한 정치인의 모습이 없는 누군가를 비아냥대는 것이었지요. 좀 없어 보이더군요. 불편한 심기의 표현이었다해도 말이지요. 잠재적 경쟁자를 저주부터 하고 보는 것은 한 사람의 됨됨이를 의심케 합니다. 풀 취재(장소 협소 등의 이유로 대표 취재하는 것)하는 기자가 있음에도 얘기한 것을 보면 그냥 생각 없이 던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담의 형식을 띠었지만 '기사에 써 달라'는 계산된 발언이지요.  

 

2016년 출근 첫 날 없는 사람 욕하지 않으리라는 새해 다짐 하나 추가했습니다.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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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지난 1222일자 1면 사진 얘깁니다. 가십 같은 사진이지만 눈에 익숙한 관행적인 사진이 아니라서 1면에 골라 쓴 것 같습니다. 지면에 쓸까 싶었지만, 재밌는 장면이다 싶어 마감한 사진이었지요.

 

설명을 하자면 이날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되었습니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유 내정자가 머물고 있는 국회의원회관 사무실로 달려갔습니다. 기자들이 소감과 경제정책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문답이 이어지던 중 기획재정부 간부들이 인사청문회 준비 등을 이유로 사무실을 찾아와 기다렸습니다. 인터뷰가 마무리되자 저를 포함한 사진기자들은 유 내정자와 기재부 간부들의 자연스러운 악수 모습을 담으려 파인더를 주시했습니다. 하지만 유 내정자의 보좌진은 이어지는 기재부 간부들과의 일정을 위해 기자들에게 자리를 비워달라고 거듭 협조를 구했습니다. 이때 성질 급한 사진기자가 한쪽에 선 기재부 간부들에게 가운데로 오셔서 악수 한 번 해주세요라 부탁했습니다. 유 후보자가 악수하자며 옆으로 오라 손짓했지만 송언석 차관 등 간부들이 일제히 손사래를 쳤습니다. 내정자 신분이라 악수를 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사진은 바로 그 장면이 포착된 겁니다. 정치인의 가벼운 악수에 비해 정부 관료들의 조심스런 악수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사진설명에 이런 상황을 주저리주저리 쓰진 않았지만 게재된 사진이 찍힌 상황에는 사진기자가 어느 정도 개입이 됐던 것이지요.

 

앞서 오전에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발표장에는 안 의원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황주홍, 문병호, 김동철, 유성엽 의원이 동석했습니다. 함께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겠지요. 회견이 끝난 뒤 역시 한 급한 사진기자가 함께 손잡고 포즈 취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순간이었지만 주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상되는 사진 제목은 안철수와 손잡은 탈당파 의원들정도. ‘손을 잡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사진으로 남습니다. 만약 누군가 다른 셈법으로, 예를 들어 간을 보는상태였다면 손잡는 모습을 내보이는 게 부담스럽지 않겠습니까. ‘손잡다는 행위와 말의 중의성이 그 이유겠지요.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언행에 예민한 시기입니다. 사실 정치판이 순조롭게 돌아갈 땐 알아서들 손잡고 포즈를 취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연말에 여야가 싸우고, 총선을 앞두고 당 내부가 시끄럽다보니 악수해 달라는 말이 정치인들에겐 불편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왜 사진기자는 그렇게 악수를 좋아할까요? 악수를 위한 변명을 해야겠습니다. 현재 저희 신문은 악수사진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저는 악수사진에 집중을 합니다. 일단 악수는 주로 앉아서 말하는 정적인 사진이 대부분인 국회에서 드물게 동적인 사진입니다. 또 악수는 주요 인물들을 앵글 안으로 모으는 효과가 있습니다. 흩어져 있으면 어수선한 앵글이 되고 말지요. 악수를 하는 동안 인물들의 관계도 드러납니다. 숨길 수 없는 시선과 표정이 보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진기자들이 악수 그 자체보다 악수 전후 상황을 주시합니다.

 

맥락에 관계없이 무턱대고 악수를 요청하는 건 일종의 개입이자 연출이 아니겠냐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 악수 한 번 해주시죠?”라고 먼저 말해 주길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인들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스스로 연출하는 직업인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면 연출 혐의에서 조금 자유로워지긴 합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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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재인(철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가 문 대표가 거부한 혁신 전당대회를 재차 요구한 뒤 장고를 위한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문 대표를 향한 최후통첩이며 탈당 수순이란 말도 나옵니다.

 

며칠 전 같은 당 이종걸 원대대표는 아침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감동적인 사진을 기억한다. 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주었다. 오늘 날이 찼다. 당은 더 냉랭하다. 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주어야 한다.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이 두 분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언급한 감동적 사진이 무엇인지 단박에 떠올랐습니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저는 안철수 후보를 전담해 사진 취재를 하다 안 후보가 사퇴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다시 전담하게 됐었지요. 유세 지원에 나선 안 전 대표가 노란목도리를 문 대표(당시 대선 후보)에게 메어주던 장면이었지요.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미지며 특히 지지자들에겐 더없이 감동적인 사진이었습니다.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정치 혹은 선거의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진짜 사진의 힘은 즉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것보다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수시로 호출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문·안은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대선 주자들이었습니다. 이후 여의도 밥을 3년 간 먹었습니다. 적당히 때가 탄 두 정치인은 가진 것이 많아졌습니다. ‘내려놓아야 얻는다는 것은 이젠 순진하기 짝이 없는 격언처럼 들릴지도 모르지요.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목도리를 서로 둘러주기보다 한 목도리를 두고 자기가 메야한다고 당기고 있는 형국입니다. 3년 전 사진이 현실 정치의 갈등을 더 커 보이게 합니다.


하튼 추억의 사진도, 정치도 생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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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사진이야기

국회를 한 주 동안 매일 나오게 됐습니다. 이날(32)은 김영란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막판협상 등으로 챙겨야 할 일정이 많았습니다. 국회로 출근해 기자실에 카메라를 내려놓자마자 구내식당에서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1000mg 비타민도 한 알 삼켰습니다. 몸이 벌써 반응하는 바쁜 날을 예감했습니다. 밥과 비타민은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지요.

 

국회 하루의 시작은 여야 아침회의입니다.

09:00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김무성 대표 등이 들어올 때의 분위기와 김 대표 등의 모두발언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09:15 뛰듯이 이동해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를 찍습니다. 보통 당대표의 발언은 지나가 버린 뒤지요. 매번 새누리 먼저냐, 새정치 먼저냐를 망설이게 마련입니다. 

 

 

 

기자실에 돌아와 여야 아침 회의 사진을 골라냅니다. 그 사이 새정치연합의 문자가 들어옵니다.

 

09:45 새정치 민병두 의원의 박근혜 정부 특정지역 편중 인사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가 국회 내 회견장인 정론관에서 있답니다. 하던 작업을 중단하고 쫓아 내려가 이를 취재합니다.

 

 

10:00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가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했습니다. 국회의장실에서 모두발언까지 취재하고 자리를 뜹니다.

 

 

10:15 기자실로 가다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 들러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예산 관련해 보고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10:30  내친김에 잇단 총기 사건과 관련해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회의실에서 의원들의 질의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답변 모습을 찍었습니다.

 

 

하다가 만 여야 아침회의 사진을 마저 작업해 전송을 한 뒤, 이어 취재한 사진 중 몇 장씩을 골라 전송합니다.

점심시간. 작업하다 말고 선배들과 점심 먹으러 갑니다. 함께 나서지 않으면 나중에 혼자 먹어야 합니다.

 

식사 후 못 다한 사진작업을 마무리 짓다말고,

13:30 새정치연합 의원총회 회의장으로 갑니다. ‘전체 비공개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라도 담으려 나가봅니다. 한 발 늦었습니다. 아쉬움에 늦게 들어서는 안철수 의원을 한 컷 찍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 후보 사퇴전까지 제가 전담이어서 그런지 보면 짠~합니다.  

 

 

지금까지 취재사진 작업을 마무리하는 중에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 여야 지도부 예방 일정이 문자메시지로 도착합니다.

 

15:00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새누리당 지도부 방문. 만남 장소인 새누리당 대표실로 예정시간보다 15분 일찍 갑니다만 이미 자리는 없습니다. 서거나 앉지도 못하고 3단 사다리를 놓고 뒤에 올라서서 취재합니다. 비공개로 전환되기까지 사진을 찍습니다.

 

 

이번에는 사다리를 들고 일찌감치 비서실장의 다음 일정인 새정치연합 대표실로 가서 미리 자리를 잡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어 막간을 이용해 앞선 취재 사진 마감을 하기 위해 기자실로 오다가,

 

15:20 국회 중앙홀에서 열리고 있는 고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 소통, 운송전시 개막식을 몇 컷 담습니다.

 

 

다시 기자실. 엉덩이를 무겁게 유지했어야 하건만 옆자리 타 신문 선배의 봐야하지 않을까하는 한마디에 팔랑 귀는 즉시 반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을 잠깐 스케치합니다.

 

 

16:00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방문. 미리 맡아 둔 자리에서 사진에 담습니다.

 

 

기자실 와서 앞선 전송사진 이후 찍은 사진을 마감합니다. 마감하던 중에,

 

17:15 여야 원내대표단의 김영란법처리를 위한 협상 장면을 '긴급 취재'하고 서둘러 기자실로 와 즉시 마감했습니다.

 

 

어떤 사진들이 넘어가는지 확인하고 그제야 한숨을 돌립니다. 

 

국회의 하루가 매일 이렇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만, 하여튼 이날은 입에 단내가 나도록 일했습니다. 취재와 마감이 쉴 새 없이 반복되는 날에는 마치 사진 찍는 기계가 된듯 합니다. ‘입에 단내가 나는 기계’. 이렇게 생산된 사진에 소위 영혼이 깃들 리 없지요. 국회 일에 잔뼈가 굵은 선배들도 일 많다고 투덜대긴 하지만 표정에는 여유가 있습니다. 우스갯소리와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나름 피로를 털어내는 '노하우'인것 같습니다. 저의 부족한 내공을 절감할 뿐입니다.

 

국회의 긴 하루는 그렇게 지나갑니다.

 

이날 나름 아껴서 셔터를 눌렀습니다. 891컷을 찍었고 그중에 71컷을 골라서 회사로 전송하였습니다.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작업으로 보이지만 온라인은 별도로 하고, 신문에 두 장 정도 쓰면 보람찬 하루지요.

 

다음날 아침 신문에 제가 전송한 국회 사진은 흔적도 없었습니다.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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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사진이야기

창간기획을 아우를 사진을 찍기위해 강원 원주로 향했습니다. '우리 안의 우리'라는 주제로 이미 기사는 완성돼 있는 상태였구요. 기사의 대표 꼭지인 협동조합 사람들을 찍는 미션이었습니다. 일을 시키는 데스크의 표정에 살짝 드리운 그림자(?)는 확신하지 못하는 그림에 대한 미안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사를 쓴 후배 jd기자를 통해 섭외된 소속이 다른 6명의 협동조합원을 원주 시내 '밝음신협'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눈에 익은 건물이었습니다. 지난해 안철수 대선 후보를 동행해 취재한 '무위당 기념관'이 있는 건물이었지요. 참고로 무위당 장일순 선생은 고 리영희 선생이 생전에 한 두 살쯤 많은 무위당 선생의 인간의 크기에 압도 당해 형님 내지는 어른으로 모셨다는 분입니다. 원주 협동조합의 정신적인 토대를 만든 분이기도 하지요. 먼저 도착해 건물 안팎으로 사진 찍을 곳을 물색해 봤으나 적당한 곳은 없었습니다. 이미 '장일순 선생의 기념관'에 마음이 꽂혔던 터라 여타 배경이 눈이 들어오지 않았지요. 그림보다 공간적 의미에 충실했습니다.

 

한 명씩 따로 도착하는 조합원을 기념관에 모았습니다. 두 세명은 서로 얼굴 정도는 아는 눈치였지만 나머지는 초면. 서로 통성명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모이고 장소 섭외하는데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분들을 어렵게 모아놓고 제 마음은 더 바빴지요. 탁자 등을 치우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진찍기 전 "어렵게 모이셨는데 사진이 게재될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행여 내일 신문에 실리지 않으면 저를 욕해 주세요"라고 했고 한 조합원은 "내일 귀가 간지러울 텐데요"라며 웃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첫 컷을 테스트 삼아 눌렀습니다. 서로 인사하며 분위기가 좋다졌다 생각했으나, 막상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선 모습이 어색했지요. '협동'의 이미지를 위해 기차놀이를 이미 생각했던 차에 '앞 사람 어깨에 손'을 요구했습니다. 여전히 어색했지만 조금씩 표정이 살아났습니다. "몸을 뒤로 젖히시고... 뒤에서는 바쳐주세요... 웃으세요... 이가 보이도록... 소리를 질러도 좋아요..." 몇 차례 반복하는 동안 '조합원들의 협동'이 빛을 발하고 심지어 촬영을 즐거워 하는 듯 보였습니다. 오래 찍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생각과 비슷한 그림을 모니터로 확인 한 뒤 촬영을 끝냈습니다.

 

데이터를 보니 테스트 용 첫 컷을 11시 29분에 찍었고, 마음에 드는 컷이 11시 34분에 찍혀 있었습니다. 어색에서 화기애애까지 '5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사진을 다시 보면서 5분이라는 시간이 참 기적같은 시간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맨땅에 헤딩'이었던 취재는 '골'로 이어졌고, '귀가 가려울 것'이라는 따뜻한 협박(?)에서도 자유로워 졌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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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지난 14일 울 상계동 한 아파트 경로당.

노원 병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어르신들에게 인사방문을 할 예정이었지요.

 

널찍한 방으로 들어선 어르신들이 벽을 따라 'ㄱ'자로 놓인 의자에 앉았습니다.

한 할머니가 "고생많다"며 아들뻘 혹은 손주뻘 쯤 되는 기자들에게 요구르트와 마가렛트를 하나씩 돌렸습니다.

 

안 전 교수의 방문일정이 늦어지자,

한 고참 기자 "어이 막내, 노래 한 곡 하지?"

반쯤은 장난이었지만 소박하고 정이 있는 간식에 대한 답례이자, 어르신들이 마냥 기다려 무료해지는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나름 공경의 마음이었다고 믿습니다.  

 

할머니들의 박자 맞추는 박수는 이미 시작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젤 막내 기자가 망설이는 동안 허겁지겁 뒤늦게 등장한 더 막내 기자, 노컷뉴스 송은석.

 

"막내 노래 해야지?"

시선이 일제히 집중됐습니다.

 

송은석 기자 카메라를 놓고 일어나더니,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머뭇거림 없이 '남행열차'를 부릅니다.

'망설이지 않음'은 사진기자의 주요 덕목중 하나 아니겠습니까. ^^

 

 

춤도 곁들여 집니다.

노래보다 반 박자씩 뒤 따라가는 춤.

어르신들은 신이 났습니다.

노래와 엇박자의 춤으로 엉거주춤 어르신들에 다가가는 송 기자는 세련된 매너로 할머니들의 손을 잡아 줍니다.

 

 

 

잘 불러서, 준비가 돼서 부른 노래와 춤은 아니었습니다.

그 용기에 동료들도 많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창 안으로 쏟아지는 따뜻한 볕이 방안 가득 웃음과 버무려 졌습니다.

 

 

흥겨운 분위기가 채 가라앉기 전에 안 전 교수가 방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할머니들은 뜨겁게 안 전 교수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안철수 전 교수는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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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딱 그때 그 순간이 아니면 언제 다시 찾아올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있지요. 사진 찍기를 업으로 하는 저는 바로 그 순간에 카메라가 없으면 두고두고 아쉬워합니다. 카메라가 있음에도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면 그 아쉬움은 더 하지요.

 

카메라를 들고 일부러 찾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것이, 카메라가 없을 때 눈에 들어와 박혀 애타게 하는 경우가 잦은 것을 보면 사진은 마음 비우기에서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82일간 미국 체류를 끝내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던 날.

입국장을 바라보며 사다리를 밟고 서서 안 전 교수를 기다리다 곁눈질에 들어온 장면입니다.

재밌네하고 서너 컷을 찍었습니다. 판단하고 찍는데 2초쯤 걸렸을 겁니다.

 

 

광고판 속 구두 신은 여성들의 다리 위에 양복을 차려입은 남성들이 서서 입국장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일부러 그리 선 것처럼 정확히 여성의 다리 위에 섰습니다. 그들이 밟고 있는 곳도 공항 내 2층 이쪽에서 저쪽을 잇는 다리지요. 다리 위에 다리 위에 다리라. ㅎㅎㅎ혹시 저만 재밌는 겁니까? ^^

 

조금 오버하겠습니다. ^^ 저는 이 사진을 보며 결정적 순간의 미학,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대표작 <생 라자르 역 뒤에서>를 떠올렸습니다. 아시죠? 물웅덩이를 폴짝 뛰어넘는 남성을 찍은 작품. 들인 정성이나 명성이나 앵글은 그의 것과 비교할 수 없지만, 다시 반복되기 힘든 우연한 상황인 것은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순간을 잘라서 기록한 것도요.

 

 

세월이 흘러 '안철수'라는 이가 대한민국 정치사에 굵은 족적을 남길 때, 다시 이 사진을 꺼내 본다면 재미를 넘어 훨씬 더 많은 얘기가 딸려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록하지 못해 아쉬웠던 상황들이 떠오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기록되지 않고 흘러가버리는 '결정적 순간'들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겠지요. 생각만 해도 안타깝고 아깝습니다. 이쯤되면 병이지요?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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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백의종군을 선언한다"는 안철수 후보의 회견 첫 마디가 떨어지자, 기자들 사이에서 "아~"하고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안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 한다는 문자메시지가 30분 전에 들어왔고, 앞대리인을 통한 단일화 협상도 접점을 찾지 못한 터라 다시 '직접 나서서 담판을 하겠다'는 정도의 회견을 생각했었지요. "백의종군"이라는 말을 듣고도 순간 귀를 의심하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동료 기자들의 움직임이 무척 빨라졌습니다. 취재기자들의 노트북 두드리는 소리, 사진기자의 셔터 소리도 분주해져 회견의 무게감을 꿈에서 깨듯 알게 됐지요.

 

만감이 교차했을 안 후보는 선언문을 읽어가다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울먹였습니다. 여기저기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기자였는지 지지자였는지 캠프 관계자 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게 뭡니까. 절대 안됩니다. 후보님~!"하는 외침도 들려 왔습니다. 캠프를 떠나며 자신을 위해 몸 아끼지 않고 뛰어준 캠프 관계자를 한 명 씩 안았습니다. 눈물을 꾹 참았던 안 후보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두 달을 따라다니며 안 후보를 사진으로 기록했던 저는 좀 허탈해 졌습니다. 동료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지요뷰파인더로 누군가를 오랜 시간 들여다 보면 그 대상에 대한 '정'이 생긴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진리인 것 같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대상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좋은 사진을 담아낼 수 없는 것이지요. 기자이기 전에 유권자로서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크게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리 생각하실 테지만 '안철수'라 할 수 있었던 결단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가 했던 '정치실험' '진심의 정치'는 기존 정치판을 흔들었고 이는 여전히 진행형이지요.

 

"새로운 정치를 위해 가시밭길이라도 온몸을 던져 계속 가겠다"고 했으니,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지요.

지난 60여 일 간의 취재가 오래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신문에 게재하지 못한 안철수 후보의 B컷 사진 몇 장 올립니다.

  

 

10월3일 전남대불 산단. 업체 대표가 안 후보를 위해 안전모를 준비했으나, 안전모가 작아서 다른 것으로 다시 씌워주었지요. ^^

 

 

10월5일 완주 로컬푸드 집하장. 파를 쓰다듬다가 기자들의 요구에 쑥스럽게 파를 집어 들었지요.

 

 

10월1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거울보며 방진복 갈아입는 안철수 후보.

 

 

"후보님 여기 한 번 봐주세요"하자 포즈를 취합니다. ^^

 

 

10월17일 부천테크노파크. 입주기업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정책제안 등을 받아쓰는 안철수 후보. 펜을 잡는 모습이 특이하죠.

 

 

10월19일 대관령파출소 앞.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어린아이를 얼르고 있습니다.

 

 

10월26일 통영 동피랑 마을. 날개 벽화 앞에서 팔을 뻗었지요.

 

 

날개가 돋은 듯 하지요? ^^ 기다렸다 날개를 달아 드렸지요.

 

그리 쑥스러워 하시더니, 사진이 마음에 들었던지 캠프에 크게 인화해 걸었습니다.

 

 

10월30일 마포영유아통합지원 센터. 기념촬영 중 아이에게 입을 맞추는 후보. 

 

 

11월4일 광주 충장로. 궁전제과에서 시민과 번개 만남을 한 안철수 후보가 밖에서 비를 맞으며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손을 흔듭니다.

 

 

11월5일 광주의 한 노인복지관. 한 노인이 잘 안보인다며 일어서서 얘기해 달라고 하자, "네~"하고 일어나 천진하게 웃습니다.

 

 

11월5일 전남대 강연. 문재인 후보에 단일화 회동을 제안한 안철수 후보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에 답하고 있습니다.

이후로 두 주먹을 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감동한 한 아주머니가 안 후보의 손에 볼을 비빕니다.

 

 

11월23일 서울 공평동 캠프.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며 울먹입니다.

 

 

11월23일 캠프 떠나며 눈물 짓는 후보.

 

 

10월19일 강릉의 한 식당,  옆 자리에 앉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한 식사에서

"(후보 앞을 막는 일이 많은) 사진기자들 때문에 힘드시죠?"하고 물었습니다.

"아니요. 처음에는 카메라라는 기계에 둘러싸인 느낌이었는데요. 이제는 카메라 뒤에 있는 기자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 카메라 뒤에 수 많은 국민들의 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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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대선 취재의 '영업비밀'을 하나 밝혀야 겠네요

후보의 일정 중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 같은 곳은 취재전 캠프측과 조율을 합니다

넓지 않은 곳에 후보와 캠프 관계자, 경호원과 기자들 그리고 후보를 보기위해 몰려드는 시민들이 엉기면 엉망이 됩니다

10년 전 대선에 출마한 한 후보는 앞에서 다투어 취재하는 기자를 향해 "내가 기자들 보러왔나?"며 역정을 냈다더군요

후보와 후보를 보고파하는 시민들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사전 조율을 통해 후보의 동선 중 '그림이 될만한 곳'에 미리 자리를 잡고 취재한 뒤, 이후 동선에서 빠져주는 것이지요

 

지난 4일 안철수 후보가 익산 솜리 5일장을 찾았습니다

미리 동선을 따라 시장을 둘러보다 호떡과 도너츠 등을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실 가게보다는 웃음 띠고 있는 주인 아주머니의 인상을 먼저 봤지요

양해를 구하고 가게에서 미리 자리잡고 사진을 찍겠다고 말했지요

"안철수 후보 너무 좋아요. 나야 영광이죠"라면서 흔쾌히 승락했습니다

후보를 기다리는 동안 아주머니는 "대학시절 응원단을 했다"는 얘기와 부끄러워 옆에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딸이 "나 닮아 예쁘다"며 자랑을 해댔지요

 

여하튼 후보와 악수하고 도너츠를 하나 건네는 정도의 사진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잠시뒤 놀라운 아주머니의 '끼'를 목격하게 됩니다

 

일단 안 후보와 악수로 시작합니다

 

 

자랑을 늘어놓던 딸을 소개합니다

"대학생인 딸아이가 후보님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덥석 후보를 끌어 안았지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카메라는 요란한 셔터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여유있는 'V'자를 그립니다

'feel 받은주머니~'

 

 

급기야 "안철수 최고"를 외치며 후보의 팔을 번쩍 들어 올립니다

시장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그제야 꽈배기 하나를 후보에게 건넵니다

후보가 한 입 베어 물고 "맛있다"고 하자,

 

 

다시 후보의 팔을 들어올리며 안철수를 연호합니

이번에는 방송 카메라를 주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안 후보와 딸이 기념사진을 찍도록 유도했지요

그 사이에서 아주머니는 해맑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에 상인 아주머니는 그 공간을 지배하며 완벽한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후보가 가게를 떠난 뒤 기자들은 환호와 함께 아주머니를 향해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 공간에서 이리 다양한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요

상인 아주머니 덕인지 빡빡한 일정에도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yoonjoong

 

 

 

 

 

 

 

Posted by 나이스가이V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에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요. 하지만 '정면충돌'이라는 센 제목으로 시작하는 기사와 함께 나간 두 후보의 사진에서는 이미 단일화가 시작되고 있는 듯 합니다.

 

편집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재밌는 편집이어서 보여드립니다.

 

문재인 후보의 흙먼지 덮인 구두를 클로즈업한 사진과 '소통과 융합'을 강조하며 한쪽 눈을 가린 안철수 후보의 손을 부각시킨 사진이 나란히 쓰였습니다. 기사는 다툼이지만, 사진은 화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과 발'이 따로 일 순 없지요.

좀 억진가요? ^^

 

<경향신문 10월11일자 5면>

 

다음 사진에서는 확실한 '단일화'의 이미지를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날 신문 8, 9면을 나란히 장식한 대선기획 문 후보, 안 후보 '뒤집어 보기'에 실린 사진 보시죠.

문재인 후보가 전북 정읍을 방문해 벼베기를 도운 뒤 농민들에게 막걸리를 따르는 사진을 썼습니다.

막걸리에는 찌짐(전) 만한 안주가 없지요.

 

 

 

 

그렇습니다.

 충남 천안의 오이 농장을 방문한 안철수 후보는 오이 빈대떡을 부쳤습니다.

절묘하지 않습니까.

'손과 발'에 이어 '술과 안주'라......

 

 

.

 

 

두 후보의 다툼 기사에 물려있는 후보들의 소통하는 듯 한 사진.

그러고보니, 기사와 사진도 지면 내에서 화해와 소통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yoonjoong 

 

 

Posted by 나이스가이V

안철수 대선 후보가 아이의 등을 쓰다듬고 있는 사진 한 장이 경향신문 4일자 4면에 게재되었습니다. 

자상하고 따뜻한 안철수 후보의 이미지가 드러났지요. 

사실 이 장면을 찍으며 기자들은 웃었습니다. 

 

한 컷의 사진이 실리다보니 앞 뒤 상황을 독자들이 알 수 없는 일이지요.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지면에서 연속 컷으로 보여주기도 쉽지않고, 캡션에 주저리주저리 쓰는 것도 시도된 바가 없지요. 

 

그 상황을 보여드리려구요.

거리가 있어 대화의 내용은 들리지 않았지만, 그냥 제가 알아서 씁니다. ^^

 

호남 민심잡기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을 찾았습니다. 

"자연 보전 자체가 산업으로 연결되는 신성장 동력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한다"고 했지요. 

 

 

안철수 후보가 생태공원 관계자의 얘기를 들으며 걷습니다.

 

 

다리 밑을 관찰하고 있는 아이를 발견합니다.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안 후보. 

아이가 무엇에 그리 집중하고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지요.

 

 

아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뭐 보니? 뭐 신기한 거라도 있니?"

아이는 묵묵부답.

 

 

꼼짝않고 다리 밑을 살피는 아이의 등에 여전히 쓰다듬으며,

"이 아이 집중력 대단한데요. 하하하"

"그러게요"

"훌륭한 과학자 되겠어요."

 

그제서야 돌아보며 눈을 맞추는 아이.

"아저씨 누구세요?"

"응 나, 대통령 출마한 안철수 아저씨야"

 

 

아이는 금세 고개를 돌립니다.

누군지 모르는 것이지요. 

그리고 다시 관찰 삼매경에 빠져들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생태공원 관계자와 걷던 길을 다시 걸었습니다.

 

yoonjoong

Posted by 나이스가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