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3

유리멘탈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들 합니다만, 그 기다림이 미(美)의 가치를 보장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다림 자체도 그리 우아한 일이 못 되지요. 그래서 기자들은 막연한 기다림을 ‘뻗치기’라 다소 가볍게 부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17일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의 일괄복당 결정 과정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지요. 아침부터 김 위원장의 논현동 자택 앞에서 뻗치기에 들어갔습니다. 출입구부터 경비가 철저한 아파트 앞에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찍을 수 있는 많은 일들을 두고 찍지 못할 수도 있는 일에 매달리는 것은 그것이 주요 뉴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쟁사의 기자들이 기다린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

사진이야기 2016.06.20

2015 내가 만난 사람들

2015년이 지나갑니다. 올해도 제 카메라는 수많은 사람을 담았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저와의 인연이었던 이들이라 믿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잊힐 테지요. 지난 2014년에 이어 몇몇 사람들은 이 블로그에 남겨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훗날 저의 2015년 기자 생활을 떠올리는 의미있는 자료가 되겠지요. 월별로 모아 놓았던 사진을 빠르게 훑어보다 눈길이 머문 사진을 두서없이 골라냈고 거기서 몇 장 추렸습니다. 사건 속 인물도 있고 제 추억에 기댄 인물도 있습니다. 순전히 제 카메라에 담겼던 ‘2015 내 멋대로, 내가 만난 인물 정리'입니다. *삭발하는 엄마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원고 희생자의 어머니들이 삭발을 했습니다. 카메라 뒤에서 저도 눈물을 떨궜었지요. 세월호 이후..

사진이야기 2015.12.28

정치드라마

한편의 정치드라마를 본 것 같습니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은 곳이 국회지요. 국회 출입 사진기자인지라 매일 펼쳐지는 드라마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무엇인지를 포착하려 애썼습니다. 메르스의 위기가 절정에 이를 무렵 해외출장을 갔다가 10여일 지나 돌아온 6월 26일, 신문 1면은 메르스가 아니라 “배신의 정치, 심판해야...”라는 제목에다가 굳은 표정으로 발언하는 박 대통령의 사진이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그렇게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이지요. ‘배신자’로 낙인찍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다음날 대통령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마음 푸시고 마음 열어주시길 기대한다”며 몸을 바짝 낮췄습니다. 메르스로 수세에 몰린 박 대통령이 정치적 공세로 국면을 전환시킨 것도 극적이며 대통령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

국회풍경 201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