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3

국회 출입증을 반납하며

얼마전 국회 출입증을 반납했습니다. 지난 2년 가까이 국회 출입을 했습니다. 등록된 경향신문 출입 사진기자는 모두 3명. 그중 2진으로 출입했습니다. 앞서 3진으로 두 차례 출입했을 때와는 여러모로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3진 때보다 출입 횟수가 많아져 뉴스 흐름 파악에도 유리했고 앞서 출입 때보다 책임감도 더했겠지요. 국회의 일상과 그 안의 패턴을 읽는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매번 비슷한 대상과 상황을 사진에 담으면서 이 사진이 무엇을 새롭게 드러내는지, 마감했던 사진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기계처럼 찍어대고 생산한 사진이 쉽게 여겨지고 한없이 가벼워져 버린 게 아닌지, 그저 잠깐의 목적을 위한 일회용품으로 소비되는 것은 아닌지, 정치를 조금 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방향으로 표현할 일은 요..

국회풍경 2016.09.26

정치인의 악수

지난 3일 야근회의에서 한 사진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사진은 공갈발언 등으로 서로 낯을 붉혔던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워크숍에서 악수하는 사진이었습니다. 설명에는 ‘화해하고 있다’라고 썼는데 표정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지요. 화해의 악수에 기대되는 표정이 사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겁니다. 정치인들의 악수의 문법은 일반인의 그것과 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정치인처럼 악수를 많이 하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특히 국회에서 보는 여야 지도부들은 아침 회의에 들어서자마자 악수하고, 또 다른 오후 회의에서 만나 다시 손을 잡습니다. 한 날 한 사람과 세 번 이상 악수를 나눌 수 있는 직업인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습니까. 전날 악수하고도 다음날 그리 반..

국회풍경 2015.06.08

눈물의 진정성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중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보수단체는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약속에 공감한다"며 한 일간지에 광고까지 실었습니다. 여간해선 볼 수 없는 대통령의 '눈물'에서 진정성을 읽었기 때문일까요. 또 다른 쪽에서는 똑같은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폄하하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사고 수습과정과 급히 쏟아낸 대책을 보며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얘기지요. 요즘 정치인들의 눈물 사진이 자주 눈에 띕니다. 선거의 계절이기 때문일까요. 여하튼 이 사진들을 기억하는 것은 눈물 사진이 주목도가 높고, 신문지면에도 잘 반영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눈물에 약해지는 건 대한민국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겠지요. 정치인의 눈물에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울어야 될 때 잘 우는 것도 정치..

사진이야기 201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