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3

창문 너머에 특종이 있다

사진 한 장의 힘을 얘기합니다만 신문사진에서 그걸 확인시켜주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며칠 전 검찰 조사받던 중에 찍힌 우병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사진이 그 ‘한 장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카메라에 포착된 우 전 수석의 여유 있는 모습은 선한 사람들의 입에서 ‘쌍욕’을 끌어냈습니다. 이 사진은 출두하며 질문하는 기자를 째려보던 사진 이미지와 연결되어 한층 더 화를 돋웠습니다. 창문 안은 그들만의 1% 세상인 듯 보였고 사진을 통해 이를 바라보게 된 창밖 99%는 모멸감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팔짱을 낄 수도 실실 웃을 수도 없는 ‘개, 돼지’를 조롱이라도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팔짱 낀 ‘황제’ 앞에 공손한 검찰이 어떤 수사를 할지 불 보듯 빤하지 않습니까. 이 ‘황제조사’ 사진은 조..

사진이야기 2016.11.11

'유리창 유혹'

유리창을 통해 찍은 인물사진의 경우 특종일 확률이 큽니다. 연출사진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제가 입사했던 2000년,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이 은신 중이던 서울 논현동 자택 담장 위에서 사진기자들은 24시간 3교대를 해가며 집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저런 취재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수습이던 제겐 담벼락 취재의 기회가 오지 않았지만 연일 초췌해져가는 선배들을 보며 마음이 짠했던 기억이 납니다. 몇 날 며칠을 기다려도 볼 수 없었던 린다 김을 당시 대한매일(현 서울신문)의 도준석기자가 현장에 투입되자마자 찍었습니다. 창 속에서 어딘가로 다급한 전화를 하는 린다 김의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모든 신문과 방송이 이 사진을 받아썼습니다. 확실한 특종이지요. 이 사진은 그해 대한민국 내에서 보도사진에 ..

사진이야기 2015.02.26

수첩 찍기의 함정

수첩 사진 한 컷의 파장이 큽니다.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이 한 매체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정윤회 문건 파동과 관련한 메모가 적혀있었고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누가 그러길래 그냥 적었는데 그게 찍힌 것”이라고 했답니다. 그날 저도 본회의장에 있었지만 김무성 대표를 주시할 이유는 딱히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물 먹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가끔 국회 본회의장에서 찍힌 의원들의 메모나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이 이슈가 되는 일이 있습니다. 사진기자들은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뒤쪽 2층에서 의장석 방향을 보며 사진을 찍습니다. 국회의원들 역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앉아 있기 때문에 사진기자들은 의원들의 뒤쪽에서 내려다보게 됩니다. 인터넷으로 무엇을 검색하는지, 무슨 자료를..

사진이야기 2015.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