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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악마가 산다'

영화의 한 장면일까. 다음날 신문 1면에 일찌감치 편집된 사진을 보며 든 첫 반응이 그랬습니다. 오른손에 권총을 쥔 남성이 왼손을 높이 들고 검지로 하늘을 찌르며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고 그의 왼쪽에 한 남성이 큰 대자로 누워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설명을 읽고서야 총격 살해 직후의 장면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해외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록한 이런 극적인 사진은 잔인하고 끔찍한 현실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사진은 터키 경찰관인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가 앙카라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던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를 쏜 뒤 “신은 위대하다. 알레포와 시리아를 잊지말라”고 외치는 장면입니다. 관련 기사엔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에 반발한 범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에르도안 대통령을 반..

사진이야기 2016.12.23

수아레스와 굴욕사진

우루과이 출신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의 팔뚝을 깨무는 사고를 쳤다네요. 기사를 접하고 수아레스와의 잊지 못할 추억에 빠져들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2010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 16강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지난 2010년 6월 26일 열렸지요. 비오던 날, 장비와 레인커버를 버거워하며 사진을 찍던 기억이 잡힐듯 선명합니다. 1대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악동 수아레스가 절묘한 역전골을 성공시켰습니다. 한국의 8강행을 좌절시킨 골이었지요. 마음 급해진 우리 선수들을 뒤로 한 채 골 뒤풀이를 세게 하더군요. 경기장 한쪽을 크게 돌더니 사진기자석으로 돌진해 왔습니다. "어~어~"하는 순간 앵글에서 사라진 수아레스 녀석..

사진이야기 201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