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2

'아웃포커스를 허하라'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에서 배제된 윤석열 전 팀장이 국정감사에서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사진기자의 카메라가 향할 대상은 자명합니다. 다음날 황교안 장관은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23일자 경향신문 1면을 포함해 몇몇 신문이 박근혜 대통령 뒤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황 장관의 사진을 게재 했습니다. 전날밤 청와대에서 이 사진을 다른 사진으로 교체해 달라고 했다더군요. 사진 앵글 왼쪽에 있는 박 대통령의 얼굴이 ‘아웃포커스’ 됐다는 이유였습니다.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파문이 커지는 국정현안에 침묵하는 대통령과 수사 외압 의혹에 함구하는 황 장관을 한 컷에 잘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청와대에는 보통 신문사의 고참급 사진기..

사진이야기 2013.10.28

"자유롭고 싶다"

국정감사가 한창입니다. 야당의 공격과 여당의 방어는 여전하구요. 의원들 사이에 설전과 고성이 오가지만 이를 지켜보고 있는 증인들은 목이 탑니다. 평소 떵떵거리며 폼깨나 잡던 각 기관의 기관장들이 연방 마른 침을 삼켜댑니다. 의원들의 다소 고압적인 질문에 당황하는 기색도 역력합니다. 국회의원들은 국감장의 스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겠지만, 증인으로 나온 기관장들은 생애에 이렇게 긴 하루, 긴 시간에 치를 떨지 모르겠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 입니다. 증인으로 나온 기관장이 선서를 한 뒤 업무보고를 합니다. 국감장에 걸린 사진 속의 무희와 액자에 반사된 기관장의 모습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액자 속 무희의 자유와 액자에 갖힌 기관장의 부자유. 무희도 기관장도 자유와 해..

사진이야기 201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