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망사고 2

이런 사진기자

군 사망사고 피해자 어머니의 인터뷰 사진을 찍다 멀찌감치 시선이 멎었습니다. 이웃 언론사 후배인 ‘으하하(이름 초성으로 가명 처리함)’기자가 또 다른 피해자 어머니의 얘기를 고개 끄덕여가며 듣고 있더군요. 앞선 기자회견 후 기자 대부분이 철수한 상황이었지요. 보통 사진기자는 캡션에 필요한 몇 가지 질문을 하고는 사라집니다. 이어지는 다른 일을 위해 서둘러 자리를 뜨기도 하지만, 딱히 일이 없어도 바람같이 사라지는 멋(?)을 부립니다. 으하하 기자처럼 그리 긴 얘기를 들을 여유도 이유도 없는 것이지요. 무언가를 끼적끼적 받아 적었고 한참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으 기자는 울분과 한숨으로 얘기하는 피해자 어머니 어깨를 쓸어주고 토닥였습니다. 그리고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그렇게 ..

사진이야기 2014.08.19

식겁한 날

어제 아침 ‘오늘은 조심해야지’하고 휴가 뒤 첫 출근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 때 외우는 징크스 같은 주문입니다. 몸 다치거나 '물'을 먹거나 하는 것을 조심하자는 의미지요. 결과적으로 이날 정말 식겁했습니다. 군 사망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국방부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한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국방부 정문으로 향했습니다. 위병들이 철제문을 닫아걸었고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이 철제문을 부여잡고 오열했습니다. 그때 한 어머니가 철제문을 타고 올라 고함을 질렀습니다. 저는 뒤쪽에 서서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를 끼고 이 장면을 담았습니다. 잠시 뒤 뷰파인더 안에서 이 분이 제 쪽으로 떨어지더군요. 그 짧은 순간에 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생각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 찰나의 상황에 비해 생각이 조금 ..

사진이야기 2014.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