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2

다큐 이상의 다큐...낙엽 지는 가을에

J선배와 사진다큐 회의를 했습니다. 보통 그렇지만 회의는 막연한 가운데 시작합니다. 막연함이야말로 회의의 조건인 셈이지요. 정동길의 어느 한적한 아지트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말들을 나눕니다. 적당한 조바심에 한숨도 더해 지곤합니다. 막연함을 떨쳐내지 못한 채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며 회의 장소를 나서다 배롱나무 낙엽 앞에 멈췄습니다. 낙엽을 주웠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특유의 모양과 다양한 색의 변화가 보였습니다. 같은 나무에서 떨어졌다고 뭉뚱그려 ‘무슨 나무의 낙엽’으로 불리기엔 이파리마다 개별성을 띠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회의 중에도 ‘단풍으로 할 수 있는게 없을까’하는 얘기는 있었지만, 역시 막연했지요. 고개들고 걷다보면 그냥 밟고 지났을 것을, 회의에 한마디 나왔다고 낙엽을 들여다보게..

사진다큐 2018.11.04

가을을 타다

나뒹구는 낙엽을 보며 문득 ‘쓸쓸함’을 느꼈습니다. 찬바람 불고 물든 단풍잎 흩날리니 ‘막연한 그리움’도 고개를 들었습니다. 왜냐고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기껏 ‘가을이니까’ 내지는 ‘다들 가을에는 그렇지 않나’하는 질문으로 되받습니다.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낙엽을 보며 싱숭생숭해지는 마음은 요맘때 많은 이들이 버릇처럼 하는 말들이 만들어 놓은 '강요된 감정'은 아닐까하는 의문도 품어봅니다. 지인들과 술자리가 많아지는 가을입니다. “날 선선해지면 한 잔 하자”했던 여름의 약속이 드러난 핑계이지만, 선선한 바람과 문득 찾아드는 외로움에 술 한 잔의 위로를 서로 주고받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따지고 보면 그 실체가 조금 모호한 감정이지만 이번 가을에는 쓸쓸함이든 그리움이든 외로움이든 그대로 한 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