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장애인야학 2

"영은씨, 상우씨 행복하세요~"

지난해 취재했던 ‘노들장애인야학’의 교사와 통화를 했습니다. 야학에서 발간하는 계간 소식지봄호에 제가 보낸 글이 잘 실렸나, 언제 나오나, 문득 궁금해서였습니다. 안부도 물을 겸 해서 말이지요. 얘기 끝에 무심코 던졌습니다. “장애인의 날 앞두고 관련 다큐를 하려는데 뭐 없을까요?” 답을 바라고 한 말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이 있는데...” “아, 그래요?”라며 차분히 되물었지만, 속으로는 ‘바로 이거다’며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예비부부 상우씨와 영은씨를 만났습니다. 둘은 장애인시설에서 ‘서로’ 짝사랑을 했습니다. 시설 내에서 연애는 허락되지 않아 만나지도, 표현할 수도 없었습니다. 둘은 우연하게 같은 날 ‘탈시설’을 했습니다. 우연 아닌 필연이지요. 같은 공간에서 ..

사진다큐 2019.05.08

다시 만난 인연

“쪼~옥 쪼~옥 쪽쪽~” 노들장애인야학을 떠올리면 환청처럼 따라붙는 소립니다. 11년 전인 2007년 취재한 야학은 서울 구의동 정립회관에 있었지요. 술 한 잔 생각나는 날, 학생과 교사들에게 10cm도 안 되는 술집의 문턱은 까마득한 벽이었습니다. 유일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던 곳은 지하철 출입구 옆 포장마차. 그곳은 턱이 없던 유일한 곳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단골이었지요. 사장님은 단골이 들어서자, 종이컵과 빨대를 재빨리 테이블 위에 세팅했습니다. 손이 굽어 쓰지 못하는 학생들이 종이컵 가득 부은 소주를 빨대로 빨았습니다. 그 속도와 구체적인 소리.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중증장애를 가진 이들 또한 '한 잔'의 욕구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실 그 전에는 그런 생각조차 없었으니까요. 경험해야 ..

사진다큐 2018.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