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2

드론에 욕해 보셨나요?

1분쯤이라고 체감했지만 그보다 좀 더 길었을 지 모르겠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죄어오는 압박에 심장이 쪼그라들고 아마 피가 좀 말랐을 겁니다. 녹조를 찍기 위해 높이 띄워 올린 드론에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사인이 떴습니다. 조종기에 연결한 휴대폰 어플이 번쩍이며 요란을 떨었습니다. 당황했습니다. “급하면 홈버튼을 눌러라”는 경험자의 조언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올라가는 속도에 비해 하강 속도는 느린데다, 급한 마음이 더해지니 어찔할 줄 몰랐습니다.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고 드론은 여전히 멀었습니다. 공중에서 곧 터져버리기라도 할 것 같은 긴박함을 이 기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알리고 있었습니다. 조종기 레버를 쥔 손가락에 힘을 잔뜩 주었습니다. 세게 당기면 빨리 내려올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잔여 배터리 5..

사진이야기 2017.08.14

드론이 들어왔다

대형 집회가 있을 땐 어느 건물에 올라가 찍을까를 먼저 고민합니다. 한 장의 사진으로 그 규모와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서지요. 하지만 정작 서울시내에는 올라가 찍을 곳이 드뭅니다. 찍기 적당한 건물을 발견해 들어서면 안내데스크에서 대부분 거절당합니다. 아래에서 다양한 사진을 찍어도 전체를 조망하는 사진이 없으면 뭔가 찝찝함을 느끼는 것은 카메라를 쥔 자들이 공유하는 심정일 겁니다. 반대로 높은 데서 내려찍은 그림이 있으면 좀 든든해져서 아래에서 찍는 일이 좀 수월해 진다고 느낍니다. 아스팔트(사진기자들이 일하는 현장, 특히 거리를 뜻하는 은어)를 뛰다보면 앵글의 높이에 한계가 있습니다. 보통 가장 낮은 시선인 엎드려 찍기부터 휴대용 3단 사다리를 좀처럼 넘기 힘듭니다. 더 높이 오를 곳이 없어 아쉬운 때..

사진이야기 201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