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

연기 경연장 된 청문회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누렸던 권세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 재벌 총수 9명이 한꺼번에 출석했지요. 국회에서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취재진의 규모였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에 와도 이날 규모의 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취재진의 규모로 권력의 크기를 가늠한다면 대통령 위에 재벌이 있는 것이지요. 이런 재벌들을 대거 출석시켰으니 최씨의 권력이 대통령 위에 있다 할 수 있겠지요. 의원들은 대기업 총수들에게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의 대가성 등을 따져 물었습니다. 수없이 지켜본 청문회의 학습효과겠지만 재벌 총수들의 답변은 “잘 모른다” “보고 받지 못했다” “송구하다” 등의 발뺌과 변명의 말이 대부분이었지요. 특히 이날은 이재용 삼성전자 ..

국회풍경 2016.12.12

사진기자의 한국시리즈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을 다녀왔습니다. 먼저 3승 고지에 오른 두산이 이날 삼성을 꺾으면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날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기자실에 들어서니 오랜만에 보는 스포츠지 선후배들이 반겨줍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수차례 연장 끝 승부와 한국시리즈를 취재하며 심신이 지친 선후배들은 특정 팀을 응원해서가 아니라 이날 끝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습니다. 축적된 경험이 있는지 스포츠지의 한 선배는 "종합(일간)지에서 취재 오는 거 보니 왠지 불길한데..."하고 웃습니다. "대구 가게 되면 니 탓이다”라며 제게 미리 뒤집어 씌웠지요. 오후 6시 경기인데 3시쯤 도착해 자리 추첨을 했습니다. 매체가 워낙 많기 때문이지요. 선착순이라고 했으면 전날 와서 진을 쳤을 것이 분명하기에 나름 정..

사진이야기 2013.10.31

어느 택시기사의 사랑 고백

사회부 후배의 다급한 전화. " 강선배 10분 후에 나온답니다" 카메라 들고 뛰어나갔습니다. 그리고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중부경찰서로 가시겠습니다." "중부서 아시죠?” 혹시나 싶어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기사님은 베테랑의 냄새가 물씬 풍겼습니다. "안다"는 대답 대신 제 무릎 위에 올려져 있는 카메라를 보며 “카메라가 묵직해 보이네요.”라고 말하며 엷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 예~.” 대답을 하면서도 조급함에 “죄송하지만 조금만 서둘러 주시겠습니까." 서두르는 것에 뭔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사실은 CJ회장을 미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 직원이 오늘 조사를 받았는데 곧 나온답니다.” “나오는 거 사진 찍으시게요? 기자세요? 어디...?” “예, 경향신문 사진기자입니다” 기..

사진이야기 201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