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2

"잘 가세요, 강길이형"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설 연휴 중에 받은 부고문자에서 그의 이름을 보고, 잠깐 부모상이겠지 생각했습니다. [부고] 이강길(영화감독)씨 별세. 그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입니다. 저에게 이 감독은 새만금과 같이 떠오릅니다. 그를 처음 만난 곳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로 망가져가던 어촌마을이었습니다. 14년 전 새만금 갯벌을 소재로 사진다큐를 하겠다고 나서서 물어물어 찾아간 곳이 전북 부안의 계화였고 그곳에 있는 갯벌 배움터 '그레'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당시 취재 메모를 바탕으로 써두었던 글에 이 감독과 첫 만남의 기록이 남았습니다. “…그때 자다 일어난 듯 부스스한 모습으로 방안으로 들어서는 이를 계화도 어민 고은식씨가 소개해 준다. 새만금을 수년 간 영상으로 기록해온 이강길 감독이다. 서..

사진이야기 2020.02.02

10년 기록, 새만금 갯벌

10년 전 새만금 방조제의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2주일쯤 뒤에 새만금을 찾았습니다.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새만금 개발 반대의 목소리도 잦아드는 때였습니다. 정보도 없이 ‘뭔가 있겠지’하고 새만금을 향해 떠났었지요. 물이 막힌 뒤 갯벌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고 말이지요. 당시 그 넓은 새만금 갯벌을 돌아다니다 덜컥 겁이 났습니다. 마감일이 정해져 있는 지면을 메울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조급함에 여기저기 전화하던 끝에 전북 부안군 계화도로 찾아들게 됐습니다. 갯벌을 살리자는 어민들의 목소리가 남아있던 곳이었지요. 어민들은 평생직장인 갯벌을 잃게 될 불안감 속에서 ‘그레질(조개 캐는 도구)’을 이어갔습니다. 자연의 물때에 따른 것이 아니라 방조제 공사의 필요에 의해..

사진다큐 201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