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2

남양유업의 사과

지난 9일 영업사원의 막말과 제품 밀어내기 등에 대해 남양유업 대표와 임직원들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날 고개숙인 장면이 사진과 영상으로 신문과 방송에 나가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하였지요. 인사하는 모습을 물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좋은 자리를 잡기위해 일찌감치 회견장으로 갔습니다. 발디딜 틈 정도의 자리가 남아 있었지요. 겨우 끼어 앉았습니다.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은 10시 30분.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10시20분쯤 대표와 임직원들이 등장합니다. 본 회견을 앞두고 일종의 포토타임이 진행되었던 것이지요. 대국민 사과 회견에 '무슨 포토타임까지나...'하고 조금 의아해 했습니다. 대표와 임원들은 두줄로 서서 고개숙였습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이고 셔터 소리가 회견장 가득 공명합니다. 포토타임이기에 ..

사진이야기 2013.05.13

파란 봄

신문사 입사한 그해 가을로 기억합니다. 당시 부장께서 외신 사진 한 장을 벽에 붙였습니다. 참신해 보이고 시도해 볼만한 계절 스케치 사진을 그런식으로 붙이셨지요. 바닥에서 벽으로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낙엽을 쓸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부장께서 좋다고 생각하신 사진을 어떤식으로든 흉내내 찍어보려 낙엽지는 가을마다 기회를 노리곤 했었지요. 결국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꽤 긴 시간 머릿속에 남아 있던 이미지였습니다. 그제 인터뷰 갔다가 건물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사진을 한참 바라보며 '내가 왜 이 사진을 찍었을까?'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기자 초년병 시절 각인된 이미지에 저도 모르게 끌린 것이지요. 가을이 아닌 봄이, 빗자루 대신 롤러가, 낙엽 대신 파란 페인트가 그 자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