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 2

성경책 든 회장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자정쯤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습니다. 의정부교도소 앞에서 최 회장은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모은 두 손에는 성경책이 들려있었습니다. 교도소를 나서고 기자 질문에 답하고 준비된 차량으로 향하는 동안 그의 손에서 성경책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진 정지윤 기자 성경이 상징하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수감 생활 중 성경책을 옆에 두고 읽었다는 메시지가 읽히지요. 그 안에는 회개와 뉘우침의 의미도 있고 조금 더 나가면 ‘새사람 됐어’ '나 달라졌어'라는 선언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진정성을 믿고 싶습니다만, 여하튼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궁금했습니다. 홍보담당 직원이 “회장님, 성경책을 왼쪽 손에 들고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했을까요. 최 회장..

사진이야기 2015.08.16

포토라인에 서면

경찰에 폴리스라인이 있다면 기자에겐 포토라인이란 게 있습니다. 요즘 매체가 늘어나서 기자들이 몰려드는 어느 곳에나 포토라인이 등장하지만, 포토라인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곳은 검찰이나 법원이지요. 한 20년 전쯤 매체가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은 라인이 따로 필요하지 않았구요. 검찰에 누군가 출두하면 그냥 달라붙어 몸싸움을 벌이며 사진이나 영상을 찍었다고 하더군요. 그 시절 대통령 선거에 나온 대기업 회장님이 검찰에 들어서다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이마를 찧어 피를 흘렸습니다. 그렇게 무질서 했던 것이지요. 포토라인은 그 일 이후로 생겼다고 합니다. 포토라인은 가상의 선이 아니라 눈에 잘 띄는 노란색 테이프입니다. 기자들끼리 질서를 유지해 취재를 하자는 약속의 선입니다. 취재 대상의 힘에 비례해 라인은 ..

사진이야기 2013.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