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컬링 2

버터링쿠키와 아메리카노가 문득 그리워진 날에

1년 전 이맘 때 평창동계패럴림픽 출장에서 돌아왔습니다. 이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1년 전’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순간 그 사이의 많은 것들이 뭉텅 잘려나가 버리고 1년 전의 기억으로 즉시 빨려듭니다. 사진과 함께 기록된 기억은 좀 더 구체적인 기억으로 남는 모양이지요. 지난해 평창에서 올렸던 블로그를 찾아봤습니다. 하루하루의 단상을 써 모았던 글이 출장의 기억을 또렷하게 살렸습니다. 글의 시작은 “두서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일기처럼 모았다. 훗날 사진과 함께 돌아볼 때 입체적으로 기억이 소환될 것”이라 써 놓았네요. 동계올림픽에 비해 관심이 덜한 패럴림픽, 개회식 전에 이미 찾아든 피로, 미투·MB소환 등 굵직한 뉴스에 묻힌 대회, 규칙도 모르는 낯선 종목들, 동료 사진기자..

사진이야기 2019.03.20

사진기자들이 울었다

지난 블로그에 이어 평창패럴림픽 동안 짧게 메모했던 단상을 옮겼습니다. 폐막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여운이 여전합니다. 3월11일 “파이팅”을 외치다. 크로스컨트리. 설상의 육상이다. 한국 신의현이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사진이 될 것 같은 포인트를 옮겨가며 앵글을 잡았다. 전날 허둥댔던 바이애슬론 취재가 도움이 됐다. 북한의 마유철과 김정현도 첫 경기를 펼쳤다. 북한은 처음으로 동계패럴림픽에 나왔다. 경사로를 오르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마유철과 김정현이 카메라 앞을 지나갈 때 동료들이 너나없이 외쳤다. “마유철 파이팅.” “김정현 힘내라.” 현장에서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을 향해 소리 내 응원한 적이 있었던가. 두 선수는 나란히 최하위를 기록했다. 같은 경기에서 신의현은 동메달을 따냈다. 대한민..

사진이야기 2018.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