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새벽 두바이에 도착할 때 살짝 긴장했습니다. 메르스로 괜한 트집 잡히는 것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적어도 관련된 질문 하나쯤은 할 줄 알고 안 되는 영어로 모범답안도 중얼거려봤습니다. 새벽 4시라는 시간의 덕을 본 것인지 입국절차는 아주 간소했습니다. ‘이 자들이 아직 소식을 못 들었나’ 싶기도 했지요. ‘뭐 하러 왔느냐?’는 질문 하나 없이 웃음으로 재빨리 입국시킨 것은 길게 얘기하면 감수해야할 위험 때문이었을까요. ^^ 공항을 나서자마자 목욕탕 사우나 기운이 후욱~하고 끼쳐왔습니다. ‘이것이 중동이군. 낙타의 숨결도 녹아들었겠지.’ 꺼놓았던 휴대폰을 켜자, 외교부에서 보낸 낙타 접촉 금지령 문자가 떴습니다. ‘지긋지긋한 메르스’는 호텔의 아침식사 자리에도 달라붙었습니다. ‘저 우유는 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