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

'설마'

북한이 포격 도발을 감행한 다음날 연천으로 향했습니다. 전날밤 딸래미는 울었습니다.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도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더러 오간 모양입니다. 아빠가 포탄이 떨어졌다는 연천 지역에 일하러 간다는 말에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던 겁니다. “아빠 가지마. 안 가면 안 돼?”라며 질질 짰습니다. 경험이 드문 아이에게 북의 포격과 더불어 난무하는 무시무시한 전쟁 언어들은 그대로의 공포로 다가올 테지요. 아이의 걱정과 달리 저는 연천으로 향하면서 ‘뭘 찍어야 하나?’를 걱정합니다. 전쟁의 가능성은 늘 존재하지만 ‘설마’하는 마음이 그 가능성을 압도합니다. 눈앞의 위기보다 코앞에 놓인 일에 더 신경이 쓰입니다. 비슷한 경험들로 인해 무감해졌기 때문이지요. 이 무뎌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

사진이야기 2015.08.31

남쪽 하늘에 내리는 대북 전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이 열리던 시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인민해방전선 등 탈북자 단체 회원들이 모여 대북전단살포 행사를 열었습니다. '2천만 동포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의 호소문 20만장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내는 행사였지요. 전단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 등을 담았습니다. 풍선 속을 보니, 카다피와 김정일 위원장,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사진 등이 담겼습니다. 주최측은 묵직한 전단을 담은 대형 풍선 열 개를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북한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신과 외신들에게 이만큼 적절하고 흡족한 취재가 없겠지요. 대한민국 언론과 세계의 유수 언론들이 취재경쟁을 펼쳤습니다. 10번째 풍선에 바람이 가득 찰때까지 회원들은 풍선을 잡고 줄..

사진이야기 2012.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