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 백화산에 안긴 반야사는 일찌감치 해가 졌습니다. 일학 스님과 차담을 나눈 뒤 컴컴해진 대웅전 앞마당으로 나섰습니다. 방금까지 실내조명에 적응된 눈에 서서히 밤하늘의 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둠에 완전히 눈이 적응될 즈음 하늘 가득한 별들이 쏟아질 듯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그 장면은 “아~”하는 감탄사 이상으로 표현할 길이 없네요. 별들을 한참 올려다보다 초등학생 때 경남 어느 산골로 갔던 교회 수련회를 떠올렸습니다. 그때 밤하늘에 별들은 어린 저를 압도했습니다. 은하수라는 것을 그날 처음 봤습니다. 그날 이후 세뱃돈으로 싸구려 천체망원경을 사서 하늘을 살피곤 했었지요. 템플스테이를 취재하러 온 절간에서 별 때문에 예배당 수련회를 떠올렸다는 게 재밌다 생각했습니다. 앞서 해가 넘어가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