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큐의 절반은 소재를 찾고 선택하는 일입니다. 사진으로 표현되는가가 가장 큰 고민이지요. 소재를 고르는 데는 자연스럽게 사진기자로서의 경험이 작용합니다. 확실한 건(이것도 경험인데요), 그런 경험이 소재의 폭과 참신함을 보장해주진 않는다는 겁니다. 외려 지난 경험이 쉬운 단념과 적당한 타협을 부추깁니다. ‘이건 이번엔 안 되겠네’ 싶어 포기하거나 다음 기회를 도모하지만 한편으로 찜찜해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내가 포기하는 이 소재를 멋지게 표현해 낼 거야.’ 유연함과 용기를 앗아가는 경험이란. 다큐를 앞두고 두어 개의 소재를 종이에 낙서처럼 써놓았습니다. 죄 없는 종이를 쏘아보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던 중에 예정에는 없던 ‘가습기살균제사건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가게 됐습니다. 특조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