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 밖 사진 3

나는 왜 무지개양말 사진을 찍었을까

휴대폰으로 기자회견을 찍고 있는 한 활동가의 양말에 시선을 갔습니다. 무지개 색깔로 구성된 줄무늬 양말이었습니다. 치마 밑단까지 끌어 올린 양말은 쨍한 햇볕에 도드라졌습니다. 색과 무늬가 먼저 눈에 들어왔었지만, 셔터를 누르게 한 건 ‘무지개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날 기자회견의 ‘성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이 517 성소수자평등의날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정부에 차별금지법 제정과 혼인평등 실현 등을 요구했지요. 단체의 이름에도 쓴 것처럼 ‘무지개’는 다양성을 의미하는 성소수자의 ‘상징’입니다. 1978년 샌프란시스코 퀴어퍼레이드에서 남색을 뺀 여섯 가지 색을 사용한 것이 유래가 됐다고 하지요. 2011년 게이 인권단체 ‘친구사이’를 다큐 취재하면서 ‘6색..

앵글 밖 사진 2026.05.18

자식 잃은 부모 면전에 "주가 떨어져"라고 말하는 인간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연구원으로 일하다 목숨을 끊은 노동자의 유족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만해. 주가 떨어져.” 날카로운 고함이 날아들었습니다. 일순간 시선이 목소리가 흘러나온 고급 세단으로 몰렸습니다. 소리를 지른 운전자가 조수석 차창을 반쯤 내린 채 기자회견장 앞을 지나가는 중이었습니다. 기자회견 준비로 사옥 앞을 지나가는 차량이 서행하는 동안 이 운전자는 작심한 듯 외쳤던 겁니다. 악을 쓴 목소리엔 적의가 담겼습니다.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짜증과 분노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습니다. 아주 짧은 정적 후 한 유족이 되받았습니다. “오늘 주식 사세요.” 떨리는 목소리였습니다. ‘당..

앵글 밖 사진 2026.05.10

코스피 7000 돌파 세리머니와 'K-보도사진'

‘사상 처음’이라는 수식어는 참 매력적입니다. 어떤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이만큼 유용한 게 또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200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가 ‘사상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3000, 4000, 5000, 6000, 7000 고지를 넘었습니다. 숫자가 커져가는 그 사이에는 수많은 장중 혹은 종가 기준 ‘최고치’들이 촘촘하게 메웠습니다. 기록이 바뀔 때마다 매체의 사진기자들은 하나은행 딜링룸을 찾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주식과 환율 관련 사진은 이곳에서 취재를 했습니다. 딜링룸의 대형 전광판에는 그날의 주요 금융지표들이 큼직하게 표시됩니다. 분주한 딜러들이 오가는 모습과 수치를 같이 표현할 수 있지요. 애초 은행 딜링룸이라는 곳에 굳이 대형 전광판이 있을 이유는 없었을 겁니다. 이는 사진기..

앵글 밖 사진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