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후 가진 포토다큐 회의에서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는데 DMZ의 생태 어때요?”라 던졌습니다. “그거 좋네. 해봐”라는 즉답이 왔고, 저는 바로 막막해졌습니다. 참 큰 말들이죠.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DMZ 생태’가 어떻게 연결되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DMZ 생태를 찍겠다”는 건 함부로 할 말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취재가능성과 접근성을 고려않고 던졌던 것이지요. 무엇보다 ‘생태’를 모르면서 쉽게 생태 운운하는 제 자신이 한심했습니다. 생각 끝에 ‘생태’의 자리를 ‘고라니’로 대체했습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것보다 확실하고 구체적인 것 하나로 승부를 걸자는 것이었습니다. 고라니 역시 비무장지대 생태의 주요한 구성 종이니까요. 공문을 넣고 군부대 협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