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뻗치기'라는 기자들이 쓰는 은어가 있습니다. 군대에서의 얼차려를 연상케하는 단어인데요. 단어의 뉘앙스가 그러하듯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약이 없지만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어떤 상황이나, 뉴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을 마냥 기다리는 조금은 무식하고 단순한 취재방법이지요. 지겹습니다. 하지만 왠만큼 간이 크지 않으면 자리를 떠서 다른 무엇을 할 수도 없습니다. 꼭 자리를 비운 잠깐동안 상황이 발생해 버릴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지요. 그제 태광그룹 회장의 어머니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는 뉴스를 보고 바로 장충동으로 향했습니다. 기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었지요. 그저 '압수수색 영장발부'라는 사실에 '설마 이 늦은 밤에 하겠나'하는 의심을 가지면서도 모여든 것이지요. 집 앞에 도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