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한글을 배워 시를 쓰고 시집도 냈다는 ‘칠곡 할매’들은 이 코로나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할매’들의 한글공부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화 기사를 읽다 문득 궁금했습니다. 경북 칠곡군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말 코로나 3차 유행 이후로 ‘할매’들의 배움터는 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 가서 공부하는 즐거움을 감염병에 잃은 어르신들은 “하루하루가 참 지엽다(지겹다)”고 했습니다. “자꾸 이자뿐다(잊어버린다)”는 할매들은 ‘감’을 잃지 않으려고 일상을 삐뚤빼뚤 글로 옮겨도 보고, 침침한 눈을 비벼가며 두세 쪽이라도 책을 읽었습니다. “배우고 난깨 인제 풀 한 포기도 예사로 안 보이더라고예.” 북삼읍 숭오2리에서 만난 봉재순 할머니의 말입니다. 배움이란 게 이런 것이구나, 하고 배웠습니다. 할머니는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