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 3

비는 눈물 되어

25일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번째 진도를 찾았습니다. 지난 번 진도를 찾았을 때 팽목항은 실종자 가족, 자원봉사자,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실종자 가족의 분노와 절규, 울음이 가득했었지요. 다시 찾은 팽목항은 차분히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원래 진도라는 곳이 이런 모습에 가까웠겠다, 생각했지요. 풍랑주의보가 내린 진도에는 종일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팽목항 빨간 등대로 향하는 양쪽 난간을 따라 노란리본과 연등과 풍경들이 비에 젖은 채 흔들렸습니다. 휴일이라 가족 단위의 추모객들이 가끔 등대길을 찾았습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천천히 등대 주변을 둘러본 부모는 함께 온 아이의 어깨를 가만히 감쌌습니다. 비바람이 거세지고 서너 명의 경찰 근무자뿐인 등대를 향해 걸어보았습니다. 실종자 가족이 바다를 향해..

사진이야기 2014.05.26

눈물의 진정성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중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보수단체는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약속에 공감한다"며 한 일간지에 광고까지 실었습니다. 여간해선 볼 수 없는 대통령의 '눈물'에서 진정성을 읽었기 때문일까요. 또 다른 쪽에서는 똑같은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폄하하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사고 수습과정과 급히 쏟아낸 대책을 보며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얘기지요. 요즘 정치인들의 눈물 사진이 자주 눈에 띕니다. 선거의 계절이기 때문일까요. 여하튼 이 사진들을 기억하는 것은 눈물 사진이 주목도가 높고, 신문지면에도 잘 반영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눈물에 약해지는 건 대한민국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겠지요. 정치인의 눈물에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울어야 될 때 잘 우는 것도 정치..

사진이야기 2014.05.23

꿈이었으면

오랜만에 올리는 글입니다. 세월호에 대한 얘기를 블로그에 쓴다는 게 죄스러웠습니다. 사고가 난 지 20여일이 지난 뒤에야 겨우 몇 줄 씁니다. 기록되어야 기억된다는 믿음으로. 진도에 머무는 동안 사고해역과 가까운 팽목항에서 5km쯤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진도 앞바다의 소박한 만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마을에 있는 펜션이었습니다. 매일 밤 지쳐서 돌아왔습니다. 같은 바다를 앞에 두고 팽목항의 ‘아비규환’과 숙소에서 느껴지는 ‘적막’. 그 간극이 참 묘했고, 휴가 때나 올 법한 펜션이라는 공간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늦은 밥과 급한 술 몇 잔 삼키고 잠을 청했습니다. 잠에 빠져드는 어느 지점에서 ‘이건 꿈이다’라는 주문을 외웠습니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깨면서 눈을 뜨지 못한 채 ‘제발 꿈이길·..

사진이야기 201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