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 3

버리지 못할 사진

메모리카드에서 사진을 지우다 문득 ‘두 개의 의자’가 나란히 있는 컷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물을 찍기 전 노출을 보려고 대충 찍은 한 컷입니다. 평소 같으면 메모리카드에서 이미 지워지고 없을 사진이지요. 사라져 버릴 사진에 대한 갑작스런 애착이 생겨난 것인지 하여튼 지우지 않은 이 사진 한 컷이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듯 했지요. 가만히 들여다보니 인물이 부재한 공간이 어떤 인물을 어렴풋이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았지요. 물론 제가 찍었으므로 저는 답을 알고 있습니다만, 아무것도 모르는 척 이 빈 공간에서 사진의 대상을 추리해 내는 것이 재밌을 것 같았지요. 앵글 내 공간과 사물을 읽으며 사진의 대상을 찾아가는 것이 게임 같네요. ‘두 개의 빈 의자’는 취재 대상이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인물이라는 것을 말합..

사진이야기 2014.07.28

고마워요 샤이니

세상에는 기록될 만한 가치가 충분함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묻어두거나, 기록되지 않아서 기억되지 못하고 흘려버리는 일들이 있지요. 몇몇 소수의 기억 속에서 가물거리다 사라지는 일들은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저를 포함한 몇몇의 기억 속에 있는 것을 여기 블로그에라도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 기록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다큐를 하던 중 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다영이의 엄마와 통화를 했습니다. 섭외에 어려움을 겪던 제게 다영이의 같은 반 친구 엄마들의 연락처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듯 물어왔습니다. “혹시 샤이니 사인을 받을 방법이 있을까요?” 다영이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열성 팬이며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 공연을 보러 가기도 했고 먼 훗날 샤이니의 디너쇼까지 보겠다고 할 정도로 좋아했다..

사진이야기 2014.07.21

잊지 않을게

어김없이 다큐의 순서는 돌아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한 다큐를 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간 많은 기사와 사진이 나와서 다른 접근으로 사진을 담아내기엔 부담스러우면서도 막연했습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사고로 안타깝게 희생된 단원고 아이들의 방을 떠올렸습니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던 방을 사진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했지요. 여기서부터 다시 여러 문제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했습니다. 아이의 방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둔 부모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가능했지만, 부모들에게 어떻게 다가가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것인가. 또 방이라는 공간으로 의미가 전달 될 수 있나. 기존 다큐에는 대체로 사진 앵글 내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인물의 행위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저 공간을 담은 사진은 낯설 것이 분명했습..

사진이야기 201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