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 3

정작 '꿀잠'은 내가 잤다

공사 중인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에 대한 사진다큐 기사가 지난 29일자 지면에 실렸습니다. 전날 미리 온라인에 뜬 기사를 본 노순택 작가께서 격려의 메시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사와 함께 올렸습니다. 지난 6월15일 열린 노순택 작가의 사진전 작가와의 만남 뒤풀이 자리에 합류해 막걸리를 마시다 다큐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히게 된 것이니, 그의 지분도 들어있는 것이지요. 계획된 다큐 게재일이 한 달이나 남은 6월 말쯤, 분위기나 보려 ‘꿀잠’ 공사현장을 처음 찾은 것을 시작으로 주중 2~3차례 오후시간에 공사현장을 찾았습니다. 물론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를 고민하며 다녔습니다만, 막상 현장에서는 카메라를 놓고 일을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누구라도 그랬을 겁니다. 사진 정택용 일하는 장면 하나 메인 컷으로..

사진다큐 2017.07.30

제주의 바람이 된 김영갑에 빠지다

사진가 김영갑(1957-2005)의 에세이 (휴먼 앤 북스, 2015)를 읽었습니다. 그의 사진과 삶을 살짝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책을 읽는 동안 그의 삶과 사진에 빠져들었습니다. 김영갑은 스스로를 고독과 외로움 속으로 밀어 넣은 사람입니다. 오직 사진만을 생각하도록 삶을 몰아붙였습니다. 좋은 사진은 그러한 조건에서 건질 수 있다는 듯 말이지요. “(사람과) 어울리면 혼란스러워진다”고 말하는 그는 사람보다 “사진에 몰입해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무료함을 끌어안고, 그 무료함을 극복하기 위해 사진에 푹 빠져든 것이지요. 그는 구도자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사진은 수행의 도구였지요. “밑 빠진 독에 물 채우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정신 나갔다고 혀를 찬다. 그래..

사진이야기 2017.07.18

빛바랜 사진이 '중심'을 묻는다

카메라 등을 넣어둔 개인 장비 캐비닛 앞에 붙어있는 제 사진이 새삼 눈에 들어왔습니다. 2004년 초 태백의 한 탄광의 갱도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같은 자리에 적어도 10년 이상은 붙어있었을 텐데 한참 들여다보기는 처음이었지요. 등잔 밑이 어둡고 곁에 있는 사람이 귀한 줄 모르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요. 캐비닛이 바뀌고 또 다른 공간으로 옮겨질 때도 이 사진은 꼬박꼬박 챙겨 그 자리에 붙였습니다. A4지에 출력한 사진인데 빛이 많이 바랬습니다. 세월이 한 장의 종이에도 내려앉았습니다. 컬러사진으로 기억하는데 색이 빠져나갔는지 흑백사진으로 보입니다. 옛 기억은 흑백이어야 한다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간 한 번도 떠올리지 못했던 그림 속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갱도 끝 막장까지 내려갔다 막 올라 왔었지요. 저..

사진이야기 2017.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