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 2

'눈이 하는 말'

야생동물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 본 일이 있습니까? 전남 구례에 있는 야생동물의료센터를 다녀왔습니다.(9월23일자 포토다큐) 부상당하거나 어미 잃은 야생동물이 구조돼 들어와 치료·재활을 하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찍어온 사진을 고르다 다시 한 번 야생동물들의 눈을 응시하게 됩니다.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야생동물을 찍을 수 있어 마주치는 눈을 바라보기도 했었지요. 사람 사진도, 동물 사진도 눈에다 포커스를 맞춰 찍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동물의 눈이 잘 보이는 사진 몇 장 모았습니다. 문득 ‘저 반짝이는 눈이 무슨 말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어떤 슬픔 같은 게 읽힙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동물들이어서겠지요. 크게 다친 동물들의 폐사율이 높다고 하니, 아마 ..

사진이야기 2017.09.26

낯설게 카메라를 본다

김선우 시인이 쓴 책 ‘김선우의 사물들’(단비)을 읽다가 19번째 사물 ‘사진기’에 대한 글에 유독, 아니 당연히 관심이 쏠렸습니다. 시인의 눈에 사진기란 어떤 것일까. 굳이 ‘사진기’라고 쓴 것은 ‘카메라’라고 했을 때 떠올려지는 다양한 기계를 배제한 채 아날로그적 감성 유지를 위함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탁자 위에 올려둔 사진기 렌즈와 무심하게 눈이 부딪혔나 보다. 커다랗고 둥근 눈, 맑고 깊지만 심중을 헤아릴 수 없는 건조한 광택을 지닌 눈이 나를 빤히 바라보았고……그는 좀체 자신의 표정과 체온을 들키지 않는다. 방금 전까지 내 손 안에서 외부를 향해 뜨거운 시선을 던지던 사진기는 손에서 놓여나 탁자 위에 섬처럼 앉은 순간 자신의 내부를 향해 오래도록 면벽한 자의 얼굴로 돌변한다. 그는 손안에서..

사진이야기 201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