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 2

아파서 찍을 수 있었던 사진

왼쪽 어깨에 석회가 끼었답니다. 나이도 나이지만 어깨를 오래 그리고 많이 사용한 탓이겠지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찍은 사진 두 장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왼쪽 팔을 들 수 없는 지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지금 연차가 되도록 한 번도 시도한 적 없었던 사진입니다. 좀 다른 사진을 찍었다는 생각인데, 그것이 ‘의지’보다는 ‘망가진 몸’이 시발이었다는 게 좀 민망해집니다. 5일장을 찍기 위해 지방 출장을 떠났습니다. ‘좀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어깨는 계속 아팠고,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데 의욕이 좀 꺾였습니다. 그림이 될 만한 익숙한 장면이 시선을 잡아도 마음도 그다지 동하지 않았지요. 즉시 카메라를 드는 몸에 밴 습관이 몸 상태 때문에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던 겁니다. 사진과 마감에 대한 조바심이 없진 않..

사진이야기 2017.10.14

'에덴미용실'

장돌뱅이처럼 5일장 돌았습니다. 뭘 팔았냐고요? ‘발품’입니다. ^^ 전날 함평장에 이어 전남 신안군의 지도장을 찾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머리에 보자기를 두른 할머니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 할머니를 뒤따라 들어선 ‘에덴미용실’은 읍내에 있는 여러 미용실 중 한 곳입니다. 파마약과 염색약이 스며들 시간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수건을 머리에 감고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추석 앞두고 5일장 사진 찍으러 온 경향신문 기잡니다.” 어르신들이 반겨주셨고 미용실 원장님도 “우리 엄마들 잘 찍어주세요”라고 취재를 허락했습니다. 명절 앞이라 새벽 6시부터 손님이 몰려들었지요. 아마도 ‘늙고 아프다’는 얘기 중에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한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젊어 보이려고 (머리)하..

사진이야기 2017.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