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의 19집 앨범 <헬로(Hello)>가 LP로 출시 되었습니다.
30일 오후 2시부터 판매를 시작했지요.
오후 1시 조금 넘어 도착한 광화문 교보문고 내 핫트랙스 앞에는 주부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가왕의 친필 사인이 든 LP 앨범을 구입하려는 줄이었습니다. 선착순 100명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였지요.
번호표를 손에 쥔 주부에게 물었더니, 새벽부터 기다려 번호표를 받았다며 아이의 천진한 미소를 지었지요.
기다리는 줄에서 주부팬들은 부산스럽고 분주했습니다.
얼굴을 찍지 말라고 하면서도 가왕의 얼굴이 그려진 셔츠와 수건, 응원 메시지가 담긴 휴대폰을 번갈아 들며 '영원한 오빠'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과 지지를 드러냈지요.
한 주부팬은 줄 맨 앞에 안내문을 붙혀 놓은 조용필 사진 액자를 정성스럽게 닦았습니다.
"우리 오빠 깨끗하게 나와야 돼요"
액자를 넣고 사진을 찍는 기자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오빠'가 직접 사인한 LP판을 산 주부들의 설렘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내 주겠다고 명함을 건넨 뒤 앨범을 든 주부팬 몇 명을 모아 사진을 찍었고 웹에 발행을 했습니다. 그중 한 분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자신의 팔뚝이 굵게 나왔다며 남편한테 전화왔다고. 다른 사진으로 대체해 줄 수 없냐고. 답문자를 보냈습니다. 멋지시다. 역사적인 기록이고 가왕님도 좋아하실 거라고. 너그러이 봐달라고. 알겠다고 답해 왔지요.
중년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소녀같이 들뜨는 주부팬들의 에너지를 보면서 나이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 묵직하고 엄숙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이를 실천하는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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