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남북당국회담을 앞두고 회담장인 그랜드힐튼호텔에 하루 종일 뻗치고 있었습니다.(무산되기 직전의 일입니다)
'남북당국회담'이라고 쓴 현판 혹은 플래카드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저를 포함한 취재진들은 마땅한 그림이 없어 회담 테이블이 설치되고 있는 회담장을 오가며 새로울 것 없는 이런저런 스케치를 합니다.
그때 일군의 무리가 회담장으로 향했습니다.
쇼파에 앉아 대기하던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다가서며 "어디서 오셨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다짜고짜 "찍지마세요"하고 무리중 누군가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경찰입니까?"하고 물었더니, 다시 한 번 고압적인 멘트로 응수해 왔습니다.
무리는 준비가 한창인 회담장을 입구에서 지켜 보았습니다. 무리중 한 명이 앞쪽에서 자신들을 찍는 방송카메라기자를 향해 "찍지마~!!"하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합니다.
자기들이 누구이든 간에 공무로 온 사람들의 태도로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그 태도에 화가 났습니다. 일부러 그들을 향해 셔터를 세 번 눌렀습니다. 플래시가 번쩍거리자, 이번에 손가락질을 하며 "필름 회수해~!!"하고 날선 목소리를 냅니다.
"뭐 필름을 회수 하라구요? 도대체 누구십니까?" 저도 격앙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와 가방을 바닥에 내려 놓았습니다. "여기있으니 다 가져가세요" 고함을 질렀습니다.
그제야 그들 일행중 한 명이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런 말 안했습니다. 오햅니다"라고 발뺌하며 말립니다.
옆에 있던 동료기자들도 듣고 격앙해 있는데 한사코 아니랍니다.
기자들이 되받아 반응하니 뻘쭘했던지 일행은 회담장을 서둘러 나섰습니다.
후배들 앞에서 '가오' 좀 살리려 했던 것일까요.
그게 그 조직의 뿌리깊은 문화여서 그럴까요.
지금도 그 상황을 생각하니 화가 나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권위의식과 특권의식에 가득 찬, 무례하기 그지없는 도대체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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