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가을을 찾아서

나이스가이V 2008. 8. 18. 18:13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다 비가 내린 주말에는 더위가 조금 주춤했습니다.
여름 끝자락 더위는 여전하지만 신문에서는 가을 사진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입니다.
무더위 속에 입추는 소리없이 지났지만, 어쨌거나 계절을 조금씩 앞서 가야하는 게 신문사진 기자의 업이지요.

30도를 넘지는 않았지만 움직이면 땀이 날 정도의 더위는 남은 지난 일요일.
'가을 스케치'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가을이라...'

푸른 하늘, 마당 가득 말리는 붉은 고추, 익은 벼, 코스모스 등 가을의 이미지들을 
떠올렸습니다. 매 해 반복되는 이미지지만, 당장 찍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요.

청명한 날씨였다면 오히려 쉬웠을 텐데 비구름을 머금은 하늘은 잔뜩 찌푸렸지요.
그래서 코스모스를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지요. 
이리저리 헤맸지만 그 흔해 보이던 코스모스는 흔적이 없었습니다.
매년 코스모스 축제를 여는 구리 한강공원에도 길가에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요. 

무작정 동부간선을 달리다 중랑천 둔치에 언뜻 코스모스가 보이는 듯 해 차를 돌렸습니다.
풍성하게 핀 코스모스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띄엄띄엄 핀 꽃으로는 표현이 힘들듯 했지요.
답은 없습니다. 발품을 파는 수 밖에.

서너 송이 코스모스가 한 앵글에 들어오는 지점을 찾았습니다. 
수 백미터를 오가며 본 단 한 곳이었지요.
'가을을 재촉하는 코스모스...'라는 캡션을 생각하며 사진을 찍는 동안 늦여름, 아직은 뜨거운 볕에 땀은 범벅이 됐죠.    


 



'사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나기 뿌린 석양  (9) 2008.08.26
올림픽에 낙서도 특수  (4) 2008.08.22
몸싸움  (2) 2008.08.15
참 좋은 출장  (21) 2008.05.28
북한 개풍군 들녘을 보며...  (6) 2008.05.21